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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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군의 인권과 삶 봉하마을에서 차별 없는 세상을 생각하다 자전거 국토종주 동안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깃발 두 개를 달고 달렸다. 5일 동안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려가는 힘든 여정이었다. 한강을 지나고, 남한강을 지나고, 새재 자전거길을 가면서는 5㎞의 경사가 사람 질리게 만드는 마의 ‘이화령 고개’도 비바람을 맞으며 기어코 넘었다. 문경부터 시작되는 낙동강 줄기를 따라 달리다 마지막 날인 5월23일에는 봉하마을에 들렀다. -
박래군의 인권과 삶 인권을 거부하겠다는 사람들 내년 3월9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는 걸 서울시교육청 앞에 가서 알게 되었다. 서울시교육청 앞은 조용한 날이 없다. ‘서울시 교육이 죽었다’고 하면서 장례식장에서나 보는 조화가 교육청 정문 앞에 즐비하다. 한쪽 구석에는 축하 화환도 있지만 관리되지 않아서 꽃들이 거의 없거나 시들어버렸다. 때로는 상여소리를 하루 종일 틀어 놓는다. -
박래군의 인권과 삶 안산으로 가는 길에는 벚꽃이 만개했다. 예년보다 더 일찍 피었다고 한다. 7년 전보다는 2주나 먼저 피었다. 제주4·3 피해자들이 동백꽃이 필 때부터 매년 몸살을 앓듯이, 5·18 피해자들이 5월이 오기 전부터 마음이 아프듯이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은 벚꽃이 피기 전부터 마음이 아프다. 7년 전 그날 단원고에는 벚꽃이 만개했고, 바람에 꽃잎이 흩날렸다. 4월15일 버스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금요일인 4월18일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단원고 학생 250명, 교사 11명, 그리고 일반인 승객과 선원 43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
박래군의 인권과 삶 ‘탈시설장애인당’을 지지한다 4월7일 서울과 부산 시장의 보궐선거 일정이 다가오면서 선거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는 아주 특별한 가짜정당의 활동을 소개하고 싶다. ‘탈시설장애인당’은 가짜정당이다. 보궐선거일 직전에 해산하는 가짜정당이다. 하지만 워낙 주변부의 정당이다 보니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장애인 단체나 시민사회에서나 조금 관심이 있을 뿐이다. 특히 거대 정당에서는 이들의 존재를 눈여겨보지 않는다. 이들은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정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장애인만이 아니라 소수자들은 선거철에는 더욱더 철저하게 외면당한다. -
박래군의 인권과 삶 청와대 앞 농성장에서 일어나는 일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폭설도 자주 내린다. 세찬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가 싶다가 겨울비가 오기도 한다. 한낮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체감온도는 한낮에도 영하 20도로 곤두박질치기까지 했다. 청와대 앞은 더욱 춥다. 그런 곳에서 천막도 없이 40일 넘도록 단식농성을 이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씨의 복직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아무리 찬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도 한밤중에도 천막을 치지 못한다.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400일도 훨씬 넘기는 노숙농성을 해온 세월호 유가족들도 겨울바람 막을 천막 없이 길바닥에서 지냈다. -
박래군 칼럼 사면 논의 유감 새해 벽두부터 시민들은 엄청 화가 났다. 집권여당 대표가 국민통합을 이유로 감옥에 가 있는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거론한 것이 발단이다. 반발이 거세게 일자 한발 뒤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꺼림칙한 여운이 남는다. 앞으로 여론을 보면서, 그리고 당사자의 반성이 있다면 사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니까. 마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법원 재상고심 판결이 오는 14일로 다가와 있고, 대법원 판결로 형이 확정된다. 아마도 이를 염두에 두면서 사면에 대한 정지 작업을 벌인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
박래군 칼럼 김진숙을 당장 복직시켜라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의 복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회사 동료들은 그의 복직을 요구하는 단식농성 중이고, 부산역에서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까지 오체투지가 이어졌다. 오는 19일 희망버스가 부산으로 출발하기 위해 준비되어 있다. 김진숙은 올해로 만 60세, 회사가 정한 정년에 걸리는 나이다. 그가 복직해서 작업복을 입고 출근할 수 있는 날도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
박래군 칼럼 있는 그대로의 한국전쟁을 보아야 하는 이유 미국 대선에서 선거인단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트럼프를 따돌린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선언했다. 미국 사람이 아닌 한국인인 나도 미국 대선 결과를 월드컵 경기만큼이나 관심을 갖고 초조하게 지켜봤다. 미국 대통령이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느냐는 한반도 문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한국 시민사회는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한반도 종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1950년 6월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을 맺은 이후 그대로인 상태다. 7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쟁이 잠시 중단된 상태가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불안전한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 일단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동맹이라면서도 방위비 분담금을 더 뜯어가려는 깡패국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지, 전시작전권 환수 속도는 빨라질 것인지와 함께 북·미 대화에 미칠 영향까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우리는 아직 70년 전의 한국전쟁에서 벗어나 있지 못하다. 이제는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때이다. -
박래군 칼럼 노동개혁 이전에 ‘전태일 3법’부터 앞으로 한 달 뒤 11월13일, 전태일 열사가 분신, 산화한 지 50년이 되는 날을 맞는다. 전태일재단에서는 그의 50주기를 앞두고 한 달 동안 다양한 기념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전태일다리 주변에 기념동판을 추가로 제작하는 일을 비롯해 시민들과 함께 맞는 전태일 50주기를 만들기 위해 전국에서 그를 기념하는 사업들이 준비되고 있다. 50년 전에 산화한 그를 불러내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노동 현실이 절박하기 때문일 것이다. -
박래군 칼럼 대한문 앞 화단의 씁쓸한 추억 서울시청 광장 맞은편은 덕수궁이다. 덕수궁 정문은 대한문이다. 며칠 전 그 앞으로 지나다 인도 보도블록 위 화단을 보자 눈살이 찌푸려졌다. 아직도 이 화단이 그대로 있다니. 무심히 지나가는 인파들은 이 화단에 눈을 주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이 화단은 땅 위에 일군 게 아니다. 보도블록 위에 흙을 그대로 덮어서 거기에 꽃들을 심고 서울 중구청에서 열심히 가꾸고 있다. -
박래군 칼럼 장마와 냄새 그리고 주거권 긴 장마가 끝났을까? 코로나19 2차 대유행 경고와 함께 폭염 경고도 뜬다. 폭염 경고에도 맑은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볕이 반갑다. 장마로 수해를 입은 이재민들은 물에 잠겼던 가재도구들을 햇볕에 말리고, 집 안의 문을 열어서 환기할 것이다. 환기를 통해 집 안 가득 들어찬 곰팡이 냄새가 제거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지만 냄새는 쉽게 제거되지 않은 채 옷 속까지 파고들어 퀴퀴한 악취를 오래 간직하게 만든다. 그래서 냄새는 종종 그 사람이 사는 삶의 환경을 전한다. 이런 점을 파고들었던 영화가 <기생충>이었다. 벤처 기업의 CEO였던 박사장은 기택이 듣도록 이 냄새, “지하철 타는 사람들 특유의 냄새”를 발설하게 되고, 그 뒤에 영화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비극적인 상황으로 치달아 간다. <기생충>의 기택이네 집은 반지하 월세 방이었고, 장마에 수재를 만나게 된다. 이번 장마에 수재를 당한 이재민들 소식에 <기생충>의 장면이 떠오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