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철
신부·서강대 명예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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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재난의 최전선과 뿌리로 가라 큰 병치레는 삶을 돌아보게 한다. 그럴 때, ‘병’은 타성에 젖은 삶을 깨우는 죽비다. 코로나19 이후 개인과 사회에 대한 성찰이 부쩍 늘어난 까닭이다. 이번에 우리는 인간의 활동이 자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두 눈으로 보았다. 항공기, 기차, 자동차의 움직임이 줄고 공장이 멈추자, 자연이 돌아왔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잿빛 하늘은 가고 파란 하늘이 돌아왔다. 인도 북부 펀자브주에는 히말라야 경관이 돌아왔다. 우리가 성장을 위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아니 무슨 짓을 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면 이 변화도 다시 사라질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고 경고한다. 성장을 한다고 자연생태계를 계속 파괴하면, 바이러스 감염과 재난은 더 자주 더 심하게 일어날 것이다. 그런 과거가 우리의 미래가 되어서는 안된다. 사회적 전환이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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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거리 두기’와 지역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필수적인 ‘거리 두기’라는 생소한 말이 어느새 일상어가 되었다. 거리 두기는 개인만이 아니라 국가 사이에서도 벌어진다. 국경의 빗장을 잠그는 등 문단속에 들어간 나라가 벌써 여럿이다. 국가 간 거리 두기의 가장 큰 어려움은 시·공간의 압축을 추구하며 고도의 교통·통신 기술로 세계 전체를 빠르고 긴밀하게 연결해온 세계화인 듯하다. 국제적 거리 두기는 세계화와 정반대 움직임을 뜻한다.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항공, 여행, 관광, 숙박, 식당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파편이 튀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실물경제가 출렁대니 금융경제도 휘청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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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는? ‘니네베’는 고대 아시리아 제국의 수도였다. 가로지르는 데만 사흘이 걸렸다니, 굉장한 번영을 구가하던 대도시였나 보다(<요나서>). 여기에 ‘요나’라는 예언자가 나타나 니네베의 멸망을 선포한다. “사십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니네베가 하느님께 죄를 지었기 때문이란다. 성경에서 하느님은 언제나 사회의 약자, ‘과부와 고아와 떠돌이’의 하느님이며, 하느님께 대한 죄는 이들의 억압과 착취로 나타난다. 니네베의 번영은 이들 약자의 피땀으로 이뤄졌고, 이들의 울부짖음이 하느님께 닿았나보다. 이 하느님은 이집트의 압제와 수탈에 허덕이던 히브리인들의 울부짖음을 듣고 이들을 해방하려 이집트를 쳤었다(<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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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신종 코로나’로 본 세상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움직임이 세계 전역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바이러스 효과’는 세상을 잇고 있는 연결의 밀도와 강도를 잘 보여준다. 신종 코로나의 빠르고 광범위한 확산은 세계를 촘촘히 이어주는 항공교통 때문이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고 하늘길을 통제하니 당장 관광산업이 주력인 지역들로 불똥이 튄다. 중국 자동차 부품 공장이 휴업을 하니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국내 자동차 공장이 멈춰 서고, 협력업체들도 덩달아 피해를 본다.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가동을 멈추는 사업장이 많아지면 국제 분업으로 이어진 산업 분야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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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상식과 현실 ‘상식의 사회.’ 새해의 바람이다. 현실이 강고하다고 상식을 쉽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이 현실에 구현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그런 사회 말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제1조) 2016년 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 광장의 시민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식’이어야 할 이 말을 목이 쉬도록 외쳤다. 그렇게 정권교체를 이루었어도, 헌법 제1조의 상식과 현실의 괴리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은 65%의 득표로 80%가 넘는 의석을 차지했지만,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28%의 득표에도 15% 미만의 의석을 건지는 데 그쳤다. 국민은 주권자로 행사한 권력의 15% 정도를 빼앗긴 셈이다. 이러한 상식 밖의 정치 현실을 뜯어고치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기득권 고수에 혈안이 된 거대 정당들의 어깃장으로 누더기가 되어 ‘준’이라는 딱지가 붙고서야 겨우 국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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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툰베리의 “How dare you?” 영국의 콜린스 사전과 옥스퍼드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각각 ‘기후파업’과 ‘기후비상’을 선정했다. 올해 이 두 단어의 사용 빈도가 이전에 비해 100배 정도 늘었다는 선정 이유는 세계적으로 기후에 관한 위기의식이 그만큼 높아졌고 기후 관련 담론도 많아졌음을 보여준다.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 열린 ‘기후행동정상회의’도 이런 변화의 반영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 정상들로부터 기후비상에 걸맞은 말과 행동을 찾아보기는 여전히 힘들다. 2년 전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공식 선언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치자.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천명한 문재인 대통령은 기후행동정상회의 연설에서 노후석탄화력발전소 4기 감축과 2022년까지 6기 감축 계획을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책의 일환으로 발표했지만,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7기의 추가 건설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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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제주공항과 제주의 미래 제주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의 하나다. 1~2분에 한 대씩, 거의 쉴 새 없이 항공기가 뜨고 내린다. 이착륙 지연은 일상이다.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은 3000만명에 달했고, 국토교통부는 2045년에는 이용객이 4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의 공항으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 공항을 신설하면 더 많은 사람이 제주에 올 것이고, 그만큼 경제적 효과도 커질 것이다. 대부분의 운항 노선을 제주에 의존하는 지방 공항들도 활성화될 것이다.” 제2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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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아마존 시노드, 새 길을 찾다 지금 바티칸에서는 10월6일부터 27일까지 ‘아마존 지역을 위한 특별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가 열리고 있다. ‘아마존, 교회와 통합 생태(integral ecology)를 위한 새로운 길’을 주제로 한 이번 시노드에는 아마존 9개국의 주교들을 중심으로 원주민과 전문가들이 참석하고 있다. 2년 전, 프란치스코 교종은 위기에 처한 아마존 원주민과 열대우림을 위해 새로운 길을 찾는 시노드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교회 현안이 아니라 이번처럼 ‘아마존’이라는 특정 지역에 관한 시노드를 개최하는 것은 가톨릭교회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아마존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종의 관심과 우려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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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기후위기 대응, 당장 행동하라 “지금 말하고, 당장 행동하라.” 기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일 결성된 ‘기후위기비상행동’의 요구다. 절박함이 느껴진다. 기후 문제의 대명사로 사용되던 ‘기후변화’는 문제의 심각성을 왜곡한다는 인식 때문에 사용이 뜸해졌고, 대신 기후위기·기후폭력·기후재난·기후붕괴 같은 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후에 대한 위기감이 한층 커졌음을 뜻한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는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을 1.5도로 막아야 하며, 2도 상승은 기후파국을 뜻한다고 경고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금처럼 계속되면, 1.5도 상승까지는 12년 정도가 남았고, 이것을 막을 수 있는 국제사회의 정책 결정에 주어진 시간은 앞으로 1년 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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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우리 안에 있는 ‘제국’ 다시, 일본이다. 폭염보다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외침이 더 뜨겁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과 광복절을 지나며 함성은 더 커졌다. 직접적인 발단은 일제의 강제징용 피해 보상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이었다. 아베 정부는 수출규제로 보복을 감행했고, 우리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정면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건 일본 정부만이 아니었다. 2010년과 2015년, 대법원은 현대차의 사내하청을 불법파견으로 판결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끄떡도 없다. 기업이 법 위에 군림한다? 2004년, 고용노동부는 현대기아차의 공정을 불법파견으로 판정해놓고도, 여태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기업의 눈치를 본다? ‘재벌’이란 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더 많은 이익을 내려고 노동자들을 제멋대로 고용하고 해고하는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는 현대기아차 재벌,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징용으로 사람들을 마구 동원하고 착취했던 일본 제국, 이 둘은 그 본질에서 서로 얼마나 다른가? 문재인 정부가 아베 정부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현대기아차부터 제대로 다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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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기후, 삶의 기본 ‘기본’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자 해당 산업 전체가 술렁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일본산 비중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는 90% 이상, 에칭가스가 44% 정도라니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대일 의존도가 높은 산업 분야의 추가 규제 가능성도 크다. 정부와 기업은 각종 대책 마련에 바쁘고, 일본의 조치를 부당하게 여기는 시민들 사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촘촘한 국제 분업체계로 이뤄진 반도체 같은 산업에서 모든 과정을 국산화할 순 없다지만, 그럴수록 탄탄한 기본의 확보가 더욱 절실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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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돈타령, 생명의 울부짖음 지난 6월8일로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발표한 지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4대강사업에 실시한 수차례의 감사원 감사 결과는 ‘총체적 부실’ ‘입찰 비리’ ‘대통령의 일방적 지시’ 같은 말로 요약된다. 4대강사업은 총체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결론이지만 16개의 보는 4대강을 가로막은 채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보 해체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지난 2월 환경부의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내놓은 ‘금강·영산강 보 2개 해체, 1개 부분해체, 2개 상시개방’이라는 처리방안도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금 보 해체 반대를 떠받들고 있는 강력한 논리 중 하나는 ‘돈’이다. 잘못된 사업이라고 해도 기왕 엄청난 돈을 들여 지어놓은 걸 어떻게 할 것이냐, 다시 비용을 들여 해체하느니 잘 사용하자는 것이다. 복원을 전제로 가리왕산에 알파인스키 경기장을 만들어놓고도 복원 약속을 가볍게 무시하고 버티는 강원도가 믿는 구석도 결국은 돈의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