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철
신부·서강대 명예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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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DMZ, 부활의 땅 가톨릭교회에서는 부활절 후에 ‘엠마오’를 간다. 엠마오는 예루살렘에서 10여㎞ 떨어진 마을로 추정된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후 예루살렘을 떠나가던 제자 두 명이 길에서 만난 예수를 엠마오에서 비로소 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루카복음 24장). ‘엠마오’는 이 만남을 기념하는 부활 나들이라 하겠다. 올해는 부활절 다음날 천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가 ‘DMZ생태연구소’에 요청해 마련한 비무장지대(DMZ) 생태탐방에 다녀왔다.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DMZ로 엠마오를 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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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발본색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 비나 바람을 기다린다. 하지만 미세먼지를 씻어내고 날려 보낼 정도의 비와 바람을 보기도 쉽지 않다. 지난 20일, 오랜만에 비다운 비가 전국적으로 내렸다. 기대했던 것만큼 미세먼지를 씻어내진 못했지만, 봄 가뭄만 생각해도 정말 단비였다. 바짝 마른 땅을 적시며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보며 얼마 전 미세먼지 대책으로 잠시 화제가 되었던 ‘인공강우’가 생각났다. 과연 이런 정도의 비가 인공강우로 가능할까? 인공강우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그 기술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개발된 놀라운 기술의 쓰임새를 본다면 이런 짐작도 무리는 아니다. 예상 못한 어떤 결과가 생길지도 모른다. 비 온 후 며칠간, 꽃샘추위를 몰고 온 바람 덕분에 비교적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미세먼지를 날려 보낼 정도의 바람도 인간의 기술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그 기술 또한 재앙이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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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핵폐기물, 답이 없다 ‘건설허가는 위법이지만, 취소는 안된다.’ 지난 2월14일 서울행정법원이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취소청구소송에서 내린 판결 요지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의 ‘중대사고’ 고시 누락 등 위법 사항이 있지만, ‘공공복리’를 고려했을 때 건설허가 취소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건설허가 취소로 예상되는 1조원의 손실 등이 공공복리에 반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위법 내용이 안전에 관련된 것이라면, 오히려 건설허가 취소가 공공복리에 맞지 않을까.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인 핵발전소 반경 30㎞ 내에 사는 380만 주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공공복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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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현실, 철벽과 약속 사이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노동자 김용균 청년의 죽음으로 비정규직 제도가 첨예한 사회적 의제로 다시 떠올랐다. 근본적으로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답인지 알지만,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하청 노동자들에게 몰리는 산재 사망사고의 근본 대책으로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지만, 검토하겠다는 말만 들려온다. 누구나 돈보다 사람이, 이윤보다 생명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반대로 흘러가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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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안식, 새해의 제언 한 해의 마지막 밤 서울, 보신각 주변은 묵은해와 새해가 교차하는 시간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붐빈다. 아쉬움과 설렘으로 사람들은 평소와 달리 순간과 순간의 시간에 마음을 쏟는다. 번잡하던 거리는 차분해지고, 주위 사람들도 정겹게 느껴진다. 일상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새로움은 이내 빛이 바래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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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인간의 한계, 기술의 한계 첨단 IT기술은 ‘불’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지난달 서대문구 KT 통신구 화재는 인근 지역을 순식간에 단절과 혼돈 속으로 빠뜨리며 ‘초연결사회’의 그늘을 현실로 보여주었다. 개인의 통신은 물론, 가게의 결제, 무인경비 시스템, 긴급통신인 112와 119도 불통이었다. 심지어 병원의 업무용 휴대전화도 먹통이 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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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첫 마음으로 최근 교체설이 나도는 청와대 정책실장은 자신이 주도해온 ‘소득주도성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여기에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접할 때마다 그 이름이 궁금했었다. ‘혁신성장’도 그랬다. 알고 보니 각기 분배와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이란다. 알고 나니 더 궁금해졌다. ‘분배’라는 말은 왜 빠졌을까? ‘성장’ 대신 왜 굳이 ‘혁신’성장이란 말을 만들었을까? 소득주도성장에서 성장은 여전히 목표로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누구의 소득주도인지 특정되지 않음으로써 소득불균형 문제와 분배의 중요성은 부각되지 않는다. 혁신성장은 규제혁신을 통한 성장이고 규제혁신은 규제철폐나 완화를 뜻하니, 혁신성장은 기존의 성장을 에두르는 말일 뿐이다. 분배를 선명히 내세웠을 때 오는 부담과 과거의 성장 위주 경제정책을 답습한다는 인상을 피하고 싶었을까? 분배를 강조했지만 여전히 성장 패러다임의 철옹성에 갇혀 있는 현 정권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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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좋은 일자리 농사 “좋은 일자리 만드는 건 결국 기업.” 지난 4일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 열린 제8차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다. 업무지시 1호가 대통령 직속의 ‘일자리위원회’ 설치와 운영이었을 만큼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날은 정부가 “일자리 양을 늘리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기업의 투자 촉진과 활력을 당부하고 정부는 기업 발전의 도우미가 되겠다고 했다. 이날 일자리위원회가 꼽은 5대 신산업의 내용을 보면, 결국 재벌 대기업에 일자리를 요청하고 최대한 지원을 약속한 셈이다. 고용 부진에 대한 대통령의 답답함과 초조함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지는 따져보아야 한다. 2004년 노동부가, 2010년 대법원이 사내하청의 불법파견을 확인했지만 지금껏 파견 노동자의 직접 고용을 거부해온 현대·기아차에 과연 ‘좋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해도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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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해남의 혁신 ‘농민수당’ “이렇게 계속 갈 수 있을까?”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지난여름의 폭염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을 보며 들었던 물음이다. 우울하게 만드는 건 기후만이 아니다. 소득불균형, 실업과 취업난, 집값 폭등, 고령화와 빈곤노인층, 저출산과 인구절벽 등 각종 통계로 드러나는 현실은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힌다. 역설적이게도, 오늘의 현실은 우리가 열심히 살아온 결과다. 그러니 지금의 방식으로 더욱 열심히 일하는 것은 상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해법은 지금과 전혀 다른 길에서 찾아야 한다.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우리가 기존의 길을 고집하는 것은 새롭게 길을 그릴 상상력이 없어서 그럴지 모른다. 현재의 방식이 선택의 전부라고 철저히 학습되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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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올여름, 폭염 단상 최고기온을 비롯해 더위의 기록을 새롭게 쓴 올여름 폭염은 결국 ‘재난’으로 분류되었다. 인류의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보도도 부쩍 늘었다. 그래도 아직 사람들은 ‘이번’ 여름을 어떻게 넘길지, ‘이번’ 더위는 언제 수그러들지에 훨씬 관심이 크다. 지금 당장을 견디기도 힘든데 아직 보이지도 않는 미래에 눈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선지, 올여름 일본 정부의 폭염 대책은 에어컨을 최대한 사용하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비슷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폭염은 상시적인 자연재난이고 냉방기기 사용은 국민의 기본적 복지라며,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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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제헌헌법에 길을 묻다 감동은 잠시지만, 먹고사는 일은 평생이다.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의 역사적 만남이 몰고 온 짜릿한 감동이 가라앉자, 우리 사회의 해묵은 난제들이 떠오른다. 높은 지지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정치 개혁과 남북 관계 등 어떤 부분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일궜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개혁과 변화가 지지부진하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내년도 최저임금,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최저임금에 기대어 살아야 하는 저임금 노동자, 수입이 최저임금도 못된다고 하소연하는 소상공인, 모두 일상의 무게가 버거운 사람들이다. 각자의 위치에 따라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소득주도성장의 속도조절론이 나오더니, 이젠 방향 전환에 대한 의구심도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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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가리왕산, 리셋! “잔치가 끝났다고 모두가 이렇지는 않겠지.” 얼마 전 ‘녹색연합’ 회원들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르고 난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에 갔을 때 들었던 생각입니다. 가리왕산, 가보곤 싶었지만 경기장을 생각하면 자꾸 연상되는 흉한 몰골이 꺼림칙해 가보길 미루었던 곳입니다. 이번에 직접 가서 본 모습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지난 5월 중순, 시간당 최고 30㎜, 이틀간 80㎜가 내린 봄비에 경기장 슬로프는 온통 크고 작은 자갈로 뒤덮였고, 포장도로는 돌무더기로 변해버렸습니다. 빗물이 돌과 흙을 끌고 내려와 수로를 비롯한 각종 인공구조물을 막고 무너뜨리고 찌그러뜨렸습니다. 복원은 차치하고, 당장 이번 여름에 산사태를 걱정해야 할 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