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환경단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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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국민 마음 ‘1’도 모르는 환경정책 기업체 다니다 NGO에 들어와 일한 지 17년째 되었다. 어느 해나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요즘엔 옷을 찢고 녹색괴물 헐크가 될 것 같은 때가 종종 있다. 점점 잦아지고 있다. 한 달 전에 환경부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국민의 불안이 하늘을 찌르고 있을 때였다. 회의 주제는 생활용품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 규제에 관한 것이었다. 환경부 담당자와 산하 연구기관 그리고 외부 연구기관과 생필품 제조사 측에서 참여했다. 장황하게들 이야기했지만 결론은 이랬다. 환경부는 규제를 만들고 싶지만 EU에서 제시하는 미세플라스틱 관련 기준이 없기 때문에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야겠다는 공복의 자세는커녕 절실함이 1도 안 느껴지는 회의였다. 우리가 언제부터 EU의 기준을 그토록 열심히 따랐다는 것인지…. 내 안의 헐크가 튀어나올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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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정치인 ‘환경인지 감수성’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요한복음 1장 1절). 사회변화를 이끈 시작에도 항상 언어가 있었다. 30여년 전에 ‘환경’을 말할 땐 다들 어리둥절했지만 지금은 상식이 되었다. 최근 인구에 회자된 말씀이 있었으니 바로 ‘성인지 감수성’이다. 전도유망했던 정치인의 재판에서 1심을 뒤집고 법정 구속시킨 근거가 될 만큼 ‘성별 간의 차이로 인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차별과 유불리함 또는 불균형을 인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인지 감수성은 확장성이 있는 개념이라 ‘환경인지 감수성’으로 응용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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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기후변화 대응, 청년에 맡겨라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이 핫하다. 지난달 10일부터 고교생들이 ‘기후를 위한 낙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럽연합 본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학생과 어른들도 가세하여 이 시위는 매주 목요일 4주째 계속되고 있다. ‘기후를 위한 젊은이들’로 이름 붙여진 시위대답게 “우리는 기후보다 더 뜨겁다” “나의 미래를 불태우지 마라” “공룡도 멸종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 “학교 빼먹기? 미래를 위해 싸우기!”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기후변화를 늦추자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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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세상 고양이 손이라도 잡아라 아이들은 자란다. 몸만 크는 게 아니라 뇌의 기능도 성장한다. 피아제 인지발달론에 따르면 엄마가 눈앞에 없어도 사라진 게 아니란 걸 알려면 24개월쯤 지나야 한다. 호모 사피엔스에게 고유한 상상과 추론 능력은 13세 전후에 발달되는데 이때쯤 되면 체험 없이도 결과를 추론하거나 현재 사건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연역적 사고가 가능하게 된다. 성숙해진다는 건 아마도 현실 저 아래 거대한 뿌리를 볼 줄 아는 능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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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늘 거기서 거기인 ‘환경예산’ 사건공화국엔 부끄러운 사건들이 참으로 다양하게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 관세당국은 지난 7월21일과 10월20일 한국발 수입 컨테이너 안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6500t을 적발하였다. 모두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한국이 불법 수출한 폐기물인 이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있는 수입업체 베르데소코의 쓰레기 하치장에 5100t, 나머지 1400t은 미사미스 오리엔탈 터미널에 있는 컨테이너 51개에 분산, 보관되어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공개한, 필리핀 현지에 쌓여 있는 사진과 영상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국 상표가 선명한 생활쓰레기가 그야말로 곤죽 상태가 되어 축구장 6배 넓이의 부지에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불과 20m 떨어진 지역에는 민간인들이 살고 있다. 이들의 고통은 어떠할까. 고온다습 기온에 쓰레기 부패까지 겹친 일상은 한폭의 지옥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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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암울한 플라스틱시대 인간은 약 450만년 전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자유롭게 된 두 손을 사용해 도구를 만들고 문명을 일궈냈다. 우리는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를 기준으로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으로 인류문명사를 구분하고 있다. 그렇다면 후세의 사람들은 지금의 시대를 ‘플라스틱 시대’로 명명하지 않을까. 넘쳐나는 플라스틱과 쓰레기로 남은 그 잔해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드는 우울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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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나는 걷는다 변심한 애인처럼 불친절했다. 이화여대 후문을 나서 금화터널을 지나 독립문 쪽으로 갈 참이었는데 당최 터널입구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모처럼 연휴에 친정 나들이를 걸어서 가자고 가족들과 나선 길인데 터널을 앞두고 의견이 갈려 우왕좌왕했다. 우선 차도 옆 흰줄표시 길을 따라갔더니 길 끝이 뾰족하게 꼭짓점처럼 끝나버렸다. 터널입구로 질주하는 차량들과 마주 본 상태로 마음 졸이며 되돌아왔다. 그다음엔 인도를 따라 언덕 위로 올라갔다. 터널 위를 지나 다시 언덕 아래로 내려오니 왼쪽에 잡초가 무성한 좁은 길이 있고, 그 길 끝에 금화터널의 인도가 붙어있었다. 터널까지 걸어가는 길은 짧았지만 자동차들의 소음과 위세에 눌려 심히 위축되었다. 이화여대 후문쯤 어딘가에 금화터널로 걸어가려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고 알려주는 표식이라도 있었다면 조금은 편히 갔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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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공무원이란 우리에게 무엇인가 학교 공부는 시원찮아도 아침에 때맞춰 등교해주면 그것만으로도 신통해서 괜히 엉덩이를 토닥이는 아들바보. 달랑거리며 신나게 뛰거나 편안하게 잠든 아이 모습을 볼 때면 가슴께가 시큰해진다. 잠깐 행복해서 콧방울이 움찔하다가 우리 아이 또래의 그때 그 아이들을 떠올린다. 그때마다 깊은 한숨이 따라 나온다. 2014년 4월16일의 세월호는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로운 정부를 세울 만큼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준 대참사였다. 불과 4년여 지났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 개시도 하기 전인데 벌써 잊히고 있는 것 같다. 생명과 안전? 그때 그 약속들은 누가 물어갔는지 추석 연휴에 상도유치원 사고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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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모두’가 일자리 문제 풀어나가야 지난 19일 일요일. 취업자 증가폭이 8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고용쇼크’에 당·정·청이 이례적으로 긴급회의를 가졌다. 고용률 하락도 쇼크지만 더 놀란 건 따로 있다. 일단 일요일 회의는 당·정·청이 나름 긴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성의 표현이라면 몰라도, 위기라는 생각에 대책마련을 하고자 모였다면 그게 더 쇼크다. 일자리 창출은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 어느 나라나 겪고 있는 최대 난제로서 문재인 대통령 공약 중의 공약이다. 그렇게 위중한 과제라면 취임 초부터 대통령을 중심으로 가장 중요하고도 긴급한 사안으로 다뤄졌어야 했다. 취업률의 등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추세를 예측하면서 플랜B를 준비했어야 마땅하다. 이 정도로 고용률이 추락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놀라 이 같은 퍼포먼스를 펼쳤고, 긴급 회동 뒤에도 뾰족한 대안이 여전히 없다는 데 경기가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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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시민사회단체는 ‘공짜’라는 편견 2012년 어느 날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환경재단이죠? 그동안 행사 많이 하셨던데 뭐 좀 여쭤보려고요. 저희는 환경부의 사업을 대행하는 에이전시예요. 저희가 이번에 용역을 맡아서 기획 중인데요. 기후변화를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 좀 얻고 싶어서요.” “자문료 주나요?”라고 묻자 “네? 자문료요? 네에… 조금 드릴 수는 있지만, 그냥 전화로 말씀해 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에이전시 관계자는 답했다. 정부가 중요한 행사를 능력도 없는 업체에 맡기면서 환경단체가 피땀을 흘려 만든 콘텐츠를 공짜로 빼먹으려 들다니 한심하였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을 명예훼손으로 옥죄던 MB정부 시절의 일이니 그러려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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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지속가능한 지방 공동체를 원한다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6년 만에 장마에 겹쳐 겪게 될 태풍 쁘라삐룬, 이름처럼 낯설고 두렵다. 아파트를 벗어나 처음 살아보는 옥상집에서 겪게 될 태풍이라 더 겁난다. 엊그제 녹색연합에서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 감사를 청구했다. 원시림과 다양한 생태가 사는 숲을 누가 어떤 과정으로 스키장을 만들게 되었는지 종합적으로 검증해 달라는 요청이다. 1561m 높이의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 평창 겨울올림픽 알파인 스키 경기장으로 쓰이느라 천년원시림이 갈가리 찢겼다. 며칠 반짝 화려했던 스키장의 모습은 사라지고 토사와 돌무더기가 리프트 승강장 주변까지 밀려 내려왔다. 이 태풍에 스키라인을 타고 그 돌들이 마을로 굴러 내려오지는 않을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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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맑은 하늘에 한 표!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의 어원은 ‘사량(思量)’이다. 생각의 양이란 말이다. 대상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는지 총량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명쾌한 정의다. 멋진 풍경을 봤을 때, 맛난 음식을 먹을 때, 눈이 올 때 그 사람이 생각나는가? 그렇다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한근태의 재정의 사전>에서 재정의한 사랑의 정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