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익선
원광대 평화연구소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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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사드는 철폐되어야 한다 주권자인 주민에게 수많은 고통불법 배치된 사드는 평화의 방해물‘부지공여승인처분무효’ 소송은군사주권을 되찾는 시금석이 될 것 지난 8일 외교부 장관을 피고로 한 ‘사드부지공여승인처분무효’ 소송 최후변론에서 김천 노곡리 박태정 이장은 당연히 자신들이 피해 당사자임을 주장했다. 임시 배치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 X밴드레이더는 최대출력 410㎾로 2000㎞를 탐지할 수 있는 고출력의 전자장비이며, 3.6㎞ 안에는 허가받지 않은 인원은 차단되어야 한다고 미군교범은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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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연민의 정치, 연민의 경제 물신에 지배당한 인간예측 못한 주류경제학새로운 정치와 경제는인본주의 정신을 계승해야 AI(인공지능)가 아니더라도 문명의 특이점은 이미 와 있다. 영화 <엑스 마키나> 속 기계가 인간의 욕망을 비웃듯 그것을 이용해 세상으로 탈출하는 장면은 일상의 현실이 됐다. 장 보드리야르가 말하는 허망한 기호의 질서에 지배당한 현대의 소비문명이 그것이다. 자본주의와 그것의 고속도로인 신자유주의는 물신에 지배당한 인간의 비극이다. 코로나19는 이 통로를 맘껏 휘젓고 다닌다. 어떤 경제학이 이 사건을 예측할 수 있었는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자연과 자연을 절단, 분리, 배제, 고립시킨 경제를 초토화한, 보이지 않는 적은 우리 안에 있다. 더욱 비극적인 일은 미래 예측의 후각을 잃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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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의료는 정치다 자연 원상태로 돌려주는 것이코로나19의 궁극적 대책 될 것치료는 자연과의 조화와평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과연 우리가 아는 것은 무엇인가. 코로나19는 왜 존재하며, 어떻게 그렇게 긴 세월을 생존해왔는가. 빠른 확산을 지휘하는 이 바이러스의 사령부는 어디에 있을까. 설사 그들을 퇴치한다고 해도 승리한 것일까. 이 사건은 관찰하고, 진단하고, 실험하는 근현대 의학의 한계를 보여준다. 의학은 병의 이름을 새롭게 짓기도 하고, 인식하지 못하던 병원체를 찾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병의 존재 이유를 다 해명할 수는 없다.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의료인들은 때로는 원인 부재의 전쟁터로 보내야만 하는 전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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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코로나19와 우리 안의 바이러스들 지구를 거덜내는 탐욕바이러스인간을 조종해 계층사회 만들어허약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선이성·생태·공감바이러스 키워야 인간은 큰 것을 짓거나 부술 수는 있지만 미세한 바이러스조차 감당할 수 없는 약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사명감 투철한 의학은 인간의 몸을 지키기 위한 전투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 늘 그렇듯 지금의 사태 또한 인간 자신이 재촉했다. 스스로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길 자청했다. 인간을 조종하는 탐욕바이러스에 의해서다. 코로나19처럼 탐욕바이러스에 효과적인 백신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실천 없는 처방만 난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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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함께 사는 세계를 위한 지구윤리 도덕성과 도덕적 능력이 있어야인간성의 존엄을 가질 수 있다그러나 현실은 독점·독식에 의한강자의 횡포와 복수가 오간다 새해 벽두부터 세계는 전쟁 직전까지 간 이란과 미국 간 갈등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사이 민간항공기가 미사일에 격추되어 힘없는 민중들만 희생당했다. 슬픔을 가눌 길 없는 가족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 또는 그녀의 죽음이 언젠가는 우리 자신이 되지 않을까. 국가 간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무력행사 금지를 위해 1차 세계대전 후에는 국제연맹을, 2차 세계대전 후에는 국제연합을 설립했음에도 지난 한 세기 동안 전쟁은 끊임없이 일어났다. 원인은 힘을 앞세운 국가들의 폭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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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종교와 자본주의 중학생 때, 내가 다니던 교회는 담쟁이넝쿨이 본당의 벽을 뒤덮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설레는 마음에 정갈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갔다. 어느 날부턴가 노동이 전부였던 어머니가 새벽녘 자고 있는 내 머리맡에 던져놓던 백원짜리 동전이 보이지 않았다. 일거리가 없었던 것이다. 헌금시간이 돌아오자 손을 헌금 자루에 집어넣고 돈을 내는 척했다. 장부에도 거짓말로 금액을 적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두번이지 몇 주가 지나자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결국 교회를 나가지 않았다. 아니, 나갈 수가 없었다. 거짓말은 하느님이 잘 아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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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전쟁산업을 대변하는 미국 정부 철들 무렵 의문이 생겼다. 이 땅의 백성은 미국과 적대관계도 아닌데 왜 1945년 8월 미군은 남한에 점령군처럼 진주해서 정통성 있는 상해임시정부를 부정하고 자신들 마음대로 이 땅을 통치한 것일까. 김구 선생을 비롯한 독립지사들은 왜 개인자격으로 중국에서 돌아와야만 했을까. 의문을 풀기도 전에 관제교육을 통해 ‘빨갱이’를 양산하는 공산주의는 자본주의와는 다른 비인간적 체제이므로 지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북한은 악의 축이다!라고 뇌에 각인되었다. 나이를 먹은 이제야 그 부조리의 전모를 파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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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사회적 약자와 법 기술자 지난 몇 개월 동안 한국을 강타한 ‘조국정국’ 덕분에 법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과연 법은 달랑 투표권 한 장의 권한밖에 없는 민초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마지막 단계는 법이다. 대법원, 검찰청, 경찰청 등 법을 수호하는 조직의 최고권력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약자들을 보호하는 정의의 편에 서겠다’고 다짐한다. 그럼에도 사회는 약자들의 아우성이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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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기후위기, 국가는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에서는 약 5000명이 모여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돌입했다. 종교인들이 앞줄에 앉고, 청소년들이 그 뒤를 이어 자리를 차지했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금요일이면 등교를 거부하고 자신의 미래를 어른들에게 물어 온 지 일 년 만에 한국에서도 응답한 것이다. 무대 정면에는 커다란 글씨로 ‘지금이 아니면 내일은 없다. 기후위기 지금 말하고 당장 행동하라’고 적혀 있었다. 행진에 앞서 선언문이 낭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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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사드에 대한 미국의 ‘업보’ 우리 삶은 잃고 나서 소중함을 알게 되는 모순으로 이뤄져 있다. 사드 배치 주변지역인 성주의 소성리·월곡리·용봉리, 김천의 월명리·노곡리·연명리·입석리 주민들은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 어쩌다 이 천혜의 무공해 지역에 전쟁무기 사드가 들어와 혼돈의 우주가 집어삼킨 것처럼 고통을 주는지. 이들은 애초에 평화가 무엇인지 몰랐다. 절대적 고요가 파괴된 지금, 이웃과 오순도순 지낸 지난날들이 평화였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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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탈핵의 당위성 우리는 이 세계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학은 자연을 정복할 수 있을 것처럼 자랑하지만 그것은 오만이다. 생물학은 벚나무의 원산지나 하얀 벚꽃의 유전자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왜 벚나무가 존재하는지, 하얀 꽃의 염기배열을 누가 그렇게 해놓았는지 알 수는 없다. 그것은 신만이 안다. 때문에 자연은 신비스러운 것이다. 이 신비를 벗기고 싶어도 과학자가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우리는 우주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지 않는가. 과학자의 주도로 건설되는 핵발전소(원전)는 그 신비의 파괴로부터 시작된다. 어쩌면 신의 내밀한 의도에 역행하는 행위로써 문명의 편리함을 도모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연 질서의 파괴로 채워지는 인간의 이기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굳이 이렇게 종교 영역에 대한 도전이라고 하지 않아도 원전은 수많은 모순과 고통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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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비정규직의 눈물…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나 내가 어렸을 때, 생활기록부 항목 중 부모님의 직업을 ‘노동자’라고 써내고 부끄러워했던 것을 기억한다. 부모님이 ‘회사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라며 그런 집안의 아이들을 부러워했다. 노동을 천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철들어 노동이 곧 삶임을 알았다. 나아가 1948년 제헌헌법에는 근로자의 노동3권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에 더해 ‘이익분배 균점권’까지 담아 노동이 자본과 대등한 관계를 가지도록 하고 있음을 알았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노동운동 탄압을 위해 노동3권 앞에 ‘근로조건의 향상’이라는 조건을 붙였지만, 이제는 누구도 그 권한을 침해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