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선
교무 원광대 평화연구소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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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한반도라는 정신병동으로부터의 해방 한반도는 일제강점기로부터 현재까지 거대한 정신병동이 되었다. 1906년 통감부를 시작으로 총독부, 1945년 미군정과 이후 이승만의 반민족적 통치, 박정희의 폭압통치, 광주 민중학살의 주범 전두환·노태우의 철권정치, 권력을 사유화한 이명박·박근혜의 사기정치하에서 정상적인 백성이 있다면 이야말로 희귀한 일이다. 이 비정상 사회의 가장 특징적인 정신병리는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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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삶의 빚을 덜기 위하여 자네, 후련하지.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영욕의 세월, 한 바탕 치르고 사회가 정한 정년을 하고 나니 어떤가. 쌓아놓은 것은 별로 없지만, 자식들 사고 치지 않을 정도로 길러놓고, 이제 홀로 되니 자유롭지 않은가. 눈앞에서 벌어진 부정에 대해, 그래도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한다며 못 본 척 때로는 두 눈 질끈 감고 지나치지 않았나. 세월과 더불어 잊혀진 일들이 한둘이었나. 모두 아등바등 살고 있는데, 이렇게 몸 하나 건사한 것만도 다행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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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소성리, 빼앗긴 봄 작년 가을 독립영화감독을 포함해 7명의 오키나와 주민들이 소성리를 찾았다. 저녁에는 미군기지 반대운동에 관한 영화를 상영하고, 마을회관을 숙소로 정했다. 마을의 유일한 가게에서 산 막걸리 열댓 병을 들고 가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한국의 막걸리를 좋아한다며 순식간에 다 비웠다. 그리고 가져온 전통악기 산신(三線)의 가락에 맞춰 오키나와의 민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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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법비·견찰의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발에 감동하면서도 8년 동안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를 생각했다. 검사들도 저 정도면 법은 지금까지 제대로 작동한 것일까. 중학교 3학년 때, 아침 조회하러 들어오신 담임선생님은 반장을 불렀다. 나는 단상 앞으로 달려갔다. 선생님은 다짜고짜 나를 구석에 몰아넣고 폭력을 휘둘렀다. 몸의 아픔보다 반 친구들 앞에서 맞는 부끄러움과 그 까닭을 모르는 고통이 더 컸다. 교무실로 불려가서야 총무로부터 훔친 자전거를 샀다는 이유로 장물아비가 되어 있음을 알았다. 몇 날을 경찰서로 들락날락거리며 조사 받았고, 총무는 소년원에, 나는 선처를 호소한 교장선생님 덕분에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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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남북 이산가족이 서로 만나게 해주십시오 요 며칠 제가 사는 익산에는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오늘 따뜻한 햇살이 비치자 큰길의 눈들은 금세 녹아버렸습니다. 아, 남북의 통일도 이렇게 하루아침에 오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9일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남북의 만남에 새로운 희망을 보았습니다. 통역 없이도 언제든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트면 남북은 어떤 일이라도 가능하리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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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반전과 종전을 세계보편윤리로 중세의 십자군전쟁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전쟁 기록에서 이 시대에도 지도자들이 십자군전쟁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보았다. 처칠은 소비에트 러시아를 향해 십자군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스벨트는 친구에게 제2차 세계대전을 선과 악의 대결인 십자군전쟁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쟁을 앞두고 신의 이름을 내세우기도 한다.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미국이 다국적군과 함께 공격하기로 한 1991년,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텔레비전에 나와 “신의 이름으로” 응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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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제주 4·3사건과 미국의 책임 지난 며칠간 학도의 자세로 제주도를 둘러보는 내내 통한의 역사에 눈물만 흘렸다. 고은 시인이 <만인보> ‘오라리’에서 “총소리 뒤 제주도 가마귀들 어디로 갔는지 통 모르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간 날은 4·3평화공원에 모여 있었다. 특별전시관에서 동굴을 지나 마주친, 이름이 새겨지지 않은 채 누워 있는 하얀 비석은 충격이었다. 2000년 제주4·3특별법이 제정되고, 2003년에 진상보고서가 확정되었음에도 그 이름을 아직도 정하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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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도덕의 가치와 국가의 운명 이 땅에서 존경받는 분들의 핵심 사상에는 한반도에 대한 간절한 애정이 넘쳐난다. 완전한 자주독립 국가의 백성이 되는 것을 자신의 소원이라고 한 김구는 홍익인간이 보여주는 이상을 기반으로 인류가 진정한 평화와 복락을 누릴 수 있는 사상을 낳아 그것을 먼저 우리나라가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땅에 성현을 만드는 문화건설을 통해 우리 조상이 좋아하던 인후의 덕을 구현함으로써 도덕적으로 권위 있는 민족이 되길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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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근대 일본불교로부터의 교훈 종교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병들거나 늙어서 죽어가는 한계상황에 직면한 인간이 신에게 의지하거나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신앙과 수행으로 위안받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한계상황마저 현대에 와서는 더욱 일그러지고 있다. 인간끼리의 갈등과 비타협에 의해 일어나는 전쟁 때문이다. 종교학자 강인철에 의하면, 지금도 지구상에는 국지적인 전쟁의 반 이상에 종교가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일본의 불교계 또한 이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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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위대한 아줌마들 어느 정치인이 “그냥 밥하는 동네 아줌마들”이라고 내뱉은 말이 가슴을 후벼 판다. 몇 개월 전 국회의 청소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되었을 때, 나는 속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거기에서 이제는 몸의 기능이 하나둘 상실되어 가는 어머니의 예전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어머닌 노동자로 이곳저곳 전전하다 마침내 어느 지방대학의 병원 청소부로 20여년 동안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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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죽음이 은폐된 문명으로부터의 자유 영원이라는 말은 순간이라는 말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순간은 영원을 뒤에 두고 한 말이며, 영원은 순간을 앞에 두고 한 말이다. 이처럼 죽음 또한 삶과 더불어 짝을 이룬다. 죽음은 삶을 상정하고, 삶은 죽음을 상정하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다. 따라서 실존에서의 영원은 죽음을 동반해야 가능하다. <악의 꽃>을 쓴 보들레르는 삶 속에서 영원을 본 시인이다. 그는 “삶이 드러내는 ‘저 너머’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채울 수 없는 갈증이 우리들 불멸의 가장 생생한 증거이다. 시에 의해, 그리고 시를 통해서, 또한 음악에 의해, 그리고 음악을 통해서, 영혼은 무덤 뒤의 찬란함을 엿본다”라고 말한다. 예술로써 삶과 죽음을 하나로 응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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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 종교 같은 정치, 예술 같은 정치 선종 제일의 교과서인 <벽암록> 제1칙에는 양 무제와 달마대사의 그 유명한 대화가 나온다. 불심 깊은 양 무제는 불교의 본고장인 인도로부터 불타의 깨달음을 가져온 달마대사에게 “나는 수많은 절을 짓고 승려들을 배출시켰다. 이렇게 큰 불사를 했는데 공덕이 있는가”라고 묻는다. 달마대사는 단호하게 “공덕은 없다”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