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화
한신대 교수
최신기사
-
공감 지구촌 3% 부자로 살아가는 법 어지럽다. 눈뜨면 오르는 부동산 가격에 주식·비트코인 열풍까지 세상이 온통 ‘돈’ 얘기다. 세계적인 투자자는 금과 달러를 사라 하고 어떤 이는 당분간 호황세를 장담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위기를 예언한다. 대개는 맞을 수도 있고 틀려도 그만인 이야기들로 전문가라기보다 역술인들 같은데 재미를 본 사람들은 신이 나서,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겁이 나서 모두들 달려든다. 나만 뒤처지는 건가 슬며시 걱정도 된다.
-
공감 봉준호·BTS·아기상어와 공수처의 관계 국민 동요 ‘상어 가족’의 동영상이 74억 조회수를 돌파하며 전 세계 1위에 등극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구인 공식인구가 77억명인데 말이다. 알록달록한 군복을 입은 진지한 표정의 미군들이 “베이비 샤크(baby shark) 뚜루뚜루~”를 부르며 행진하는 영상이 화제가 된 지 1년여 만이다. 언제부터인가 동양인이 뚫기 어려웠던 서구의 문화적 장벽들을 한국인이 깨뜨려가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음반·영상물의 수출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해 전년 대비로도 95% 가까이 성장했다고 한다. 시장 역시 각 대륙으로 고르게 뻗어나가고 있다.
-
공감 위인이 되는 뜻밖의 조건 방송인 사유리의 비혼 출산에 반응들이 다양하다. 사회가 발전해서인지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도 많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전통적인 가정상을 모범 답안으로 두고 결핍 상황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일 것이다. 한 인간이 가장 이상적인 인격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환경이란 어떤 것일까. 지적, 정서적, 물질적인 환경 중 무엇 하나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만들어줄 능력 있는 이성애자 양친이면 충분할까. 부모의 직접적 재력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속설처럼 엄마의 적극성과 아빠의 무관심에 조부모의 은근한 재력이 효과적일까. 양친의 지식과 교양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최고 학력의 부모를 둔 자녀들이 당당한 겉모습과 달리 심리 상담실에 그득한 걸 보면, 역시 실패와 좌절의 고통을 좀 아는 보통의 중산층 부모가 나을까.
-
공감 LG맨, 삼성맨, 구글맨 사람들은 유형화하기를 좋아한다. 이를테면 국민성 유머 같은. 한 리서치 회사에서 각 나라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신의 나라에서 중히 여기는 정신적 가치는 무엇입니까?” 영국인이 점잖게 답했다. “신사도입니다.” 미국인은 “개척정신이죠”라고 활기차게 대답했고, 일본인은 “친절이랍니다”라며 상냥하게 웃었다. 이때 한국인이 불쑥 끼어들며 얘기한다. “거참 바쁜데 빨리빨리 좀 진행합시다.”
-
공감 누구도 뒷담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소주가 맥주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막걸리 걔 은근히 뒤끝 있더라.” 오래전 본 유머 글인데 제목이 뒷담화였다. 뒷담화란 말은 뭔가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나만 모르고 남들은 아는 이야기란 대체로 소외와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욕을 한다는 신경증적 증세 역시 비슷한 불안감에서 온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사실 여부도 불확실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이런 음험한 방식의 소통을 즐기는 것일까. 뒷담화는 늘 불량한 인격들이 벌이는 악의의 한마당일까.
-
공감 젖과 꿀이 흐르는 땅, 대한민국 나의 종교적 정체성은 선명하지 않다. 세례를 받은 신자이기도 하지만 불교의 연기론에 끌리고, 평소엔 무신론에 가까운 과학 기반의 서적을 주로 읽는다. 아라비안나이트를 그림책으로 만난 유년 시절부터 이슬람의 건축과 문화에 매혹되어 지금도 중동과 북아프리카, 스페인 남부 여행의 추억에 자주 젖어들고, 고대 이집트 종교의 무덤 벽화, 콥트교, 힌두교, 티베트 밀교 등등의 소소한 상징물들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신비와 오컬트, 영적 세계에 늘 흥미가 있지만 정확히는 인류학적인 관심에 가깝다.
-
공감 선동가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선명함 종종 미디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거리를 둔다. 사회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교묘한 논리로 세계를 단칼에 양분하는 선무당들의 굿판이 고통스러워서다. 사실 확인조차 무시하는 조악한 기사의 범람 속에서, 그나마 깊이 있는 논의로 중심을 잡던 SNS 공간마저 흑백논리가 난무할 때는 정상적인 멘털을 유지하기 힘들다. 감각적 선동이 초래하는 비극을 무수히 학습하면서도, 어째서 사람들은 늘 열광적 행위에 빠져드는 것일까.
-
공감 인국공, 대기업 실전 경험자의 시선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를 보는 심정이 남다르다. 20년 가까운 회사생활 동안 정규직과 비정규직, 혹은 사무직과 전문직군 사이의 무수한 갈등과 불합리를 직접 목격하고 경험해서다. ‘쉽게 살아온 비사무직’이나 ‘실력 없는 비정규직’이라는 비난을 보는 마음은 더욱 안타깝다. 어떤 직장도 선심만으로 정규직을 선물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
공감 쓰레기는 당신을 알고 있다 새벽마다 아파트의 쓰레기를 해체하고 분석하며 이웃의 삶을 엿보는 젊은 남자가 있다. 범죄의 흔적을 추적하는 프로파일러처럼 꼼꼼하고 집요하다. 그는 자신의 옆집 여자를 짝사랑하는 남자 A를 알고 있고, 그의 생크림 케이크를 선물받은 옆집 여자는 다이어트 중이며, 그녀의 취향들은 대부분 A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A가 안타깝지만 자신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좋아하던 여성의 쓰레기통을 진작 뒤졌다면 그녀가 어떤 남자에게 끌리는지 알았을 것이고, 다른 녀석에게 보내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오직 쓰레기만이 진실을 말한다고 그는 믿고 있다.
-
공감 진짜 권력자들이 누리는 것 동네 산책길에 다시 아이와 함께한 가족들이 보인다. 매연에 묻혔던 히말라야는 조심스럽게 자태를 드러냈고, 멸종 위기의 거북이들이 부화했다고도 한다. 인간의 탐욕으로 황폐해진 암회색의 지구에 빛이 깃들며 대자연의 초록이 서서히 드러나는, SF 영화의 장면들이 현실로 다가온다.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활동을 멈춘 지 불과 2~3개월 만이다. 일상과 환경의 소중함을 새삼 절감하며, 인간이 자연에 저지른 만행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무성하다.
-
공감 불확실성의 세계, 인맥에 대한 단상 수년 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앞두고, 스승이신 교수님과 이견을 보인 적이 있다. 바둑을 무척 사랑하는 교수님은 인공지능이 체스는 이겼지만 바둑의 묘수를 따라잡기엔 시기상조라고 확신하셨다. 반면 과학, 이공계 지인들을 통해 귀동냥 지식이 조금 있었던 나는, 알파고가 이길 확률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대국 결과의 충격이 가신 후, 교수님은 자신이 AI의 발달을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새로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셨다.
-
공감 넓은 세계를 만나야 하는 이유 아드리아 해안에서 멀지 않은 내륙에 자리한 모스타르는 한때 ‘발칸의 화약고’라 불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도시다. 오스만 제국의 걸작이라는 아름다운 석조 다리와 주변 경치로 유명하지만, 소박한 이슬람 사원의 첨탑과 교회의 십자가가 함께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내겐 더 인상 깊었던 곳이다. 숙박시설의 정취도 다양해 고르는 재미도 있었다. 가톨릭과 정교회, 이슬람이 오랜 시간 오손도손 살아온 지역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