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기
뉴스콘텐츠부문장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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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통일협의회, 6·25 72주년 맞아 “남북대결시대 중단 촉구” 성명 국내 최대 민간 통일운동단체인 민족통일협의회(민통·의장 곽현근)가 6·25전쟁 72주년을 맞아 전국 10만 회원들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 염원 의지를 담아 남북대결시대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24일 발표했다. 민통은 성명서에서 북한에 대해 남북관계를 긴장시키는 잇단 도발행위와 군사적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핵실험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북한의 경제 위기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를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우리 정부의 잇단 대화 제의와 보건 방역을 비롯한 인도적 지원 제안에 대해 북한이 조건없이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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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SK는 손해 보고 장사해야 하나 남태평양 한가운데 외딴 섬인 이스터섬은 모아이라 불리는 거대 석상으로 유명하다. 부활절인 1722년 4월5일 네덜란드의 탐험가 야코프 로헤벤이 유럽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섬에 도착했을 때 나무라곤 찾아볼 수 없고, 시들어 말라버린 풀밖에 없는 척박한 불모의 땅이었다. 섬의 원주민들은 서로 전쟁을 벌였고, 식량이 부족해 인육을 먹기까지 했다. 원래 이 섬은 원시림이 무성했고, 온갖 나무열매와 육지·바닷새, 물고기, 돌고래, 조개 등의 먹을거리가 넘쳐났었다. <총·균·쇠>로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UCLA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또 다른 대작인 <문명의 붕괴>에서 아열대의 파라다이스였던 이 섬이 어쩌다가 황무지가 됐는지 상세히 서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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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노벨상이 필요한 이유 아무리 중요한 기사도 마감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다음날 신문에 실리지 못한다. 그래서 마감시간에 임박해 큰 사건이 터지면 신문사 편집국은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난리가 난다. 지난 7일 스웨덴 노벨위원회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도 마감시간 때문에 크게 긴장을 해야 했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한국시간으로 저녁 7시쯤 이뤄지는데, 첫번째 판 마감을 1시간 반 정도 앞둔 시점이다.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외국인 수상자라면 기사 한 꼭지 정도를 쓰는 데 크게 무리가 없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날은 해외 유명 학술정보 분석기관이 한국인인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를 유력한 수상 후보로 지명한 터라 상황이 좀 심각했다. 현 교수가 수상한다면 밤 11시쯤인 마지막 판 마감시간까지 1면은 물론 안쪽의 몇 개 면을 채울 관련 기사들을 취재하고 작성해야 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 과학상(생리의학·물리·화학상) 수상은 나라엔 큰 경사지만 담당 기자와 데스크에겐 매우 힘든 시간이 되는 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 교수의 수상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고, 우리가 잔뜩 긴장하며 기다렸던 힘든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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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의대보다 공대가 인기 있는 나라 몇 년 전 중국의 한 교육 관련 기관이 대입시험인 ‘가오카오(高考)’의 역대 수석(장원)들이 진학한 대학 전공을 조사한 적이 있다. 중국 대륙의 각 성(省)·직할시·자치구에서 배출된 수재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전공은 경제학이다. 이어 공상관리(경영학), 전자정보, 법학, 생명과학, 컴퓨터과학기술, 건축, 물리학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의아한 것은 많은 나라에서 인기가 높은 의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대는 간신히 16위에 올라 있다. 중국에서 의사는 인기 있는 직업이 아니다. 수입도 그리 대단하지 않고, 사회적 지위도 크게 인정받지 못한다. 어찌됐건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데는 이처럼 최고의 인재들이 경제·경영학과와 공대에 몰리고 이들이 사회에 나와 경제와 산업, 과학기술을 이끌었던 것이 큰 기여를 했다. 이 같은 추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그래서 중국은 앞으로도 더 강하고 무서운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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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우리는 지금 기회를 낭비하고 있다 북유럽의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지난 3월 발표한 ‘2020 세계행복보고서’의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덴마크는 2위를 차지했다. 그 전에는 오랫동안 1위 자리에 있기도 했다(한국은 61위로 지난해보다 7계단이나 순위가 하락했다).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탄탄한 사회안전망과 복지체계 때문인데, 이를 ‘유연안전성(Flexicurity)’ 모델이라 부른다. 이 모델은 완전한 노동(고용) 유연성을 허용한다. 기업이 노동자가 필요하지 않게 되면 꽤 쉽게 해고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계의 반발은 크지 않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기존 소득의 70%에 해당하는 실업급여를 최대 2년간 받을 수 있어 경제적으로 큰 충격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 정부는 해고자가 재훈련을 거쳐 다시 고용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덴마크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죽음’이 아니라 약간 다른 삶을 살기 위해 거쳐가는 일상적 과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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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리쇼어링이라는 환상 앨라배마는 미국의 가장 가난한 주 중 하나다. 과거 노예노동을 바탕으로 한 목화농사가 주 산업이었지만 이후 변변한 산업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아직까지도 이 지역의 핵심 계층은 ‘파머(농부 또는 농장주)’들이다. 그런 앨라배마가 1990년대 말 이후 글로벌 자동차회사 공장을 여럿 유치했다. 그중 하나가 주도(州都)인 몽고메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이다. 앨라배마 주정부는 2005년 완공된 현대차 공장 유치를 위해 717만㎡(약 217만평)에 달하는 공장부지를 단돈 1달러에 25년간 임차해 줬다. 20년간 주 법인세 면제, 주변 도로 확충, 연수원 건립 등의 지원도 더해졌다. 공장으로 가는 도로에는 ‘현대대로(Hyundai Boulevard)’라는 이름도 붙여줬다. 앨라배마가 파격적인 지원으로 현대차 공장을 유치한 이유는 고용창출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현대차는 물론 동반진출한 한국 협력업체들과 현지 협력업체, 파생된 서비스업종까지 3만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경제가 활성화됐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 설립 이후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 본격 진출하며 글로벌 자동차회사로 발돋움했다. 지역사회가 기업을 유치해 ‘윈윈’한 사례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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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금융은 사실 사기다 베스트셀러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014년 낸 저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에 “은행은 (일종의) 신용사기”라고 썼다. 장 교수가 은행에 무슨 유감이라도 있었던 걸까. 그의 논리는 이렇다. 은행은 예금을 한 사람들에게 원하면 언제든지 돈을 찾아갈 수 있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은행은 실제로는 예금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현금만 보유하고 있다. 예금주들이 일제히 찾아와 자기 돈을 찾아가려 하면 은행은 그 돈을 다 내줄 수 없다. 사실상 은행이 예금주들에게 ‘거짓’ 약속을 한 것이다. 물론 장 교수가 하고 싶은 진짜 얘기는 그다음에 나온다. 은행의 신용사기는 (잘 운영만 되면) 사회적으로 유익하고, 신용사기야말로 은행의 존재 이유라는 것이다. 은행의 약속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믿는가에 따라 그것이 진실이 될 수도, 거짓이 될 수도 있어서다. 은행의 약속을 믿는 예금주가 충분히 많으면 중도에 자기 돈을 찾아가는 이들이 적어 은행은 대출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만들어내고(신용 창출) 경제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은행을 믿는 예금주의 수가 충분하지 못하면 은행은 기능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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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겨울은 나를 돌아보기 좋은 계절이다 경제부 기자 생활을 오래 하면서 얻은 교훈 중 하나가 이렇게 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을 믿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수많은 대내외 요인이 복잡다단하게 결합돼 움직이는 것이 경제인데, 몇몇 정책으로 살리고 죽이는 게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 나라의 경제는 정부의 정책보다 때로는 통제할 수 없는 운(運)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더더욱 이럴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국 경제는 1980년대 중반엔 저유가·저금리·저달러의 ‘3저호황’이라는 외부의 행운 덕에 고도성장을 한 반면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의 악운으로 고꾸라진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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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혁신은 사람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앞으론 이게 은행 지점입니다.” 얼마 전 만난 한 시중은행장이 호주머니 속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면서 한 얘기다. 이 은행장 말처럼 요즘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은행 지점 찾아가고, 번호표 뽑고 기다려야 하는 불편과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참 편리한 세상이 됐다. 눈부신 기술혁신 덕분이다. 하지만 그 기술혁신으로 은행원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은행권 취업자 수는 2015년 말 13만8000명에서 지난해 말 12만4000명으로 3년 새 1만4000명이나 줄었다. 지난 10월에는 국민은행이 서울에 무인점포까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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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신뢰의 위기에 빠진 경제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취재를 담당했었다. 회의 준비과정에서부터 개막과 폐막 때까지 많은 기사를 썼던 것 같다. 그해 6월 정상회의 예비단계로 부산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취재하기 위해 2박3일간 출장을 간 기억도 있다. 미국, 중국을 비롯해 세계 20개 주요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초대형 국제 이벤트다 보니 정부는 전 부처를 동원해 오랜 시간 준비했고, 홍보도 대대적으로 했다. 심지어 주요 정치 일정과 검찰 수사까지 정상회의 이후로 미뤄지기까지 했다. 정부가 너무 호들갑을 떤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2008년부터 시작된 G20 정상회의가 G7 선진국 이외에서 열리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보니 자랑하고, 활용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도 서울 회의 즈음은 선진국으로만 구성된 G7, G8을 넘어 신흥국까지 포괄하는 G20이 국제사회를 이끄는 주도세력으로 본격 부상하던 때라는 의미가 있었다. G20의 위상은 높았고, 이를 통한 국제협력과 공동번영에 대한 희망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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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애덤 스미스 넥타이 대 토마 피케티 티셔츠 경제학은 어려운 학문이다. 복잡한 공식이나 그래프도 많이 쓰인다. 그러다보니 경제학자들은 대중에게 친숙하거나 인기 있는 인사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유행의 최첨단이라는 패션에까지 등장한 경제학자들이 있다. 먼저 고전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영국의 애덤 스미스다. 198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로널드 레이건이 당선되자 그의 지지자들은 애덤 스미스의 얼굴을 새긴 넥타이를 매고 다녔다. 애덤 스미스가 주창한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시대가 왔다는 의미다. 그래서 탄생한 레이건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레이거노믹스’다. ‘공급중시 경제학’ ‘시장근본주의’ ‘신자유주의’ 등으로도 불린다(레이거노믹스가 애덤 스미스가 그린 시장경제를 제대로 이어받은 것인지에 대해선 반론이 많다). 레이거노믹스의 핵심 키워드는 작은 정부, 감세, 규제완화, 친기업 노동정책, 복지지출 축소 등이다. 이런 것들이 경제적 유인(경제주체들을 열심히 일하도록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해 성장이 이뤄지고, 가난한 사람들까지 포함해 모든 국민이 잘살게 된다(낙수효과)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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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부의 불평등 속에 기회의 평등은 없다 지난 3월 작고한 앨런 크루거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도 지낸 불평등 분야 실증연구 전문가였다. 그가 미국 사회의 심화되는 부(富)의 불평등 문제를 부모와 자녀 간 신장(키)의 상관관계로 비유한 적이 있다. 소득 하위 10% 가구에서 태어난 사람이 상위 10% 계층으로 올라갈 확률은 키가 170㎝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아들의 키가 185㎝가 될 확률과 거의 비슷하다는 거다. 유전자의 장벽에 속상해하는 키 작은 아버지들에겐 참 씁쓸한 얘기인데, 왜 굳이 이런 연구까지…. 고착화된 불평등 속에서 계층상승의 희망이 사라져가는 현실을 꼬집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