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윤정
생태문명원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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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녹색당 총회 인터뷰 전문 “삶 전반의 이슈로 더 많은 지지 얻어야 녹색정치 성공” 라인하르트 뷔티코퍼 유럽의회 의원(70)은 총회 참가자 가운데 가장 연륜이 돋보이는 정치인이다. 그는 1984년 녹색당 소속으로 자신의 고향인 독일 하이델베르크 시의원에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하이델베르크가 속한 바덴뷔템베르크 주의원(1988~1996), 유럽녹색당 독일대표(1999~2009)와 유럽녹색당 대표(2012~2019)를 지냈으며 2009년부터 지금까지 24년째 유럽연합의회 의원으로 일하고 있다. 중국통으로서 유럽연합의회에서 국제관계와 무역정책을 맡고 있다. 그는 오랜 경륜만큼 여러 문제에서 녹색당의 원칙을 내세우기보다 현실을 반영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럽연합 정치인답게 미국과 중국의 양극체제에 반대했으며 중국의 기후대응이나 생태문명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나토의 입장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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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녹색당 총회 인터뷰 전문 “국제 연대로 비서구· 청년 목소리 반영되도록 주력” 인도 청년 잔마제이 티와리(26)는 2008년 창설된 녹색 계열 정당인 UKPP(Uttarakhand Parivartan Party, 우타르칸드 변화당) 청년조직에서 활동하면서 세계청년녹색당(Global Young Greens)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UKPP에서 인도녹색당(IGP)이 2017년 분기하면서 현재 인도에는 두 개의 녹색당이 있다.10대 중반부터 녹색당 활동을 시작한 잔마제이는 GYG 아시아태평양그룹의 지역 코디네이터(2017~2020)와 2021년 제6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의 GYG 워킹그룹 의장을 맡는 등 일찍부터 국제무대에서 활동해 왔다. 이번 총회에서도 개막식 연설을 비롯해 ‘COP와 유엔의 국제적 영향력’ 세션과 ‘젊은 세대의 역량 강화’ 세션 등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청년녹색당 활동과 함께, 자신의 고향인 우타라칸드주(인도 북부의 중국, 네팔 접경지역) 알모라 시에서 갤러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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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정원도시, 그 이후 전남 순천에서는 국제정원박람회(10월 말까지)가 열리고 있다. 지난 주말, 그곳을 찾았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즐기고 있었다. 시내를 가로질러 순천만으로 빠져나가는 하천 양쪽의 넓은 땅에는 나무, 풀, 꽃으로 가꾼 아기자기한 정원과 호수, 개울, 온실, 그리고 한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스페인,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 정원이 조성됐다. 위치상 도심과 해안을 연결하는 중간지대인 셈이다. 방문객 중에는 연인, 가족, 단체로 온 노장층이 눈에 띄었다. 특히 초로의 여성들은 정원박람회의 주인공이었다. 꽃들 사이에 쪼그려 앉거나 심지어 나란히 엎드려 턱을 괴고 사진을 찍는 장면은 영락없이 10대 소녀 시절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목표 방문객이 800만명인데 한 달도 안 돼 2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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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고기 싫어하면 진보?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더 글로리> 열여섯 편을 하루 반 만에 ‘정주행’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서 김은숙 작가가 마지막까지 복잡하게 꼬아놓은 단서를 놓치지 않으려고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머릿속을 ‘리셋’한 듯 자잘한 일상사는 홀랑 지워졌다. 명불허전, 이름이 널리 알려진 데는 이유가 있다. 폭력이 인간의 영혼을 파괴한다는 보편적 주제와 함께 돈이 최고라는 물질적 세계관,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잔인한 태도, 첨단 디지털 문화와 무당굿이 공존하는 압축 근대에 이르기까지 익숙하면서도 낯선 한국의 모습이 펼쳐졌다. 지나치게 단순한 선악 구도를 현실이 아닌 우화로 이해한다면, 흡인력이 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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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지인들의 고민을 해결해주세요 동대문시장에서 패션사업을 하는 젊은 부부가 있다. 스무 살 무렵부터 커플이 열심히 노력해 가게를 일궜다. 고졸 학력이지만 해외 유학 다녀온 디자이너 못지않게 좋은 디자인을 선보여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신상품이 나오기 무섭게 주문이 들어오고 일 년에 두 번 휴가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유럽 패션탐방을 다녔다. 그런데 주문이 갑자기 뚝 끊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봉쇄정책 탓도 있지만, 한·중관계가 악화하면서 혐한감정이 심해졌기 때문이란다.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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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농촌유학, 흔들리면 안 된다 서울시장,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이 서로 다른 정치 성향으로 여러 갈등을 빚는 가운데 서울 학생들의 ‘농촌유학’ 프로그램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농촌유학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생태전환교육의 주요 사업으로 2021년 1학기부터 시작해 학기별로 네 번에 걸쳐 지원자를 모집했고, 현재 2023년 1학기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지금까지는 전남교육청 및 전남의 19개 시·군, 전북교육청 및 전북의 4개 시·군과 협력해 서울의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2학년 사이의 학생들이 주로 가족 단위로 또는 혼자 한 학기에서 일 년까지 체류하면서 현지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서울시교육청과 도교육청, 지자체가 지원해왔다. 학기별로 참가자가 81명, 147명, 195명, 263명으로 늘어나다가 현재는 신청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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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기후소송 판결을 기다리며 “기후위기는 생명권, 식량권, 건강권, 주거권 등 인권에 직간접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므로, 정부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모든 사람의 인권을 보호·증진하는 것을 국가의 기본 의무로 인식하고, 기후위기를 인권 관점에서 접근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및 제도를 개선하여야 한다.” 지난달 30일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가 정부(대통령)에 보낸 ‘기후위기와 인권에 관한 의견 표명’은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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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물의 길, 자연의 도 기대와 설렘을 안고 <아바타 2: 물의 길>을 보러 극장에 갔다. 상영관 입구에서 받은 3D 안경을 끼고 자리에 앉으면서부터 192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영화는 흥미진진하고 탁월했다. 주인공 제이크·네이티리 가족과 함께, 높은 산과 깊은 바다를 짜릿한 속도로 날아다녔고 다양한 감정을 대리 경험했다. 실사와 그래픽을 혼합한 촬영기술도 그렇지만, 서사 역시 동원할 수 있는 클리셰를 충실하게도 모았다. 식민지배, 인종갈등, 혼혈, 이민, 차남의 방황, 출생의 비밀, 구원자로서의 여성까지 온갖 서사가 망라돼 있었다. “세상에서 믿을 건 우리 가족뿐”이라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만 빼면 투철한 정치적 올바름으로 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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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저열한 말들의 풍경 막말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힘들다. 저 깊은 심경 속에 가라앉은 오니를 마구 헤집어 정신을 흙탕물처럼 뿌옇게 만드는 기분이다. 인간은 선악의 양면을 지녔으며 상황과 노력에 따라 진흙 위에 살면서도 탐스러운 연꽃을 피울 수 있는 존재이다. 그래서 선한 품성을 북돋는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가 교육을 받고 시와 고전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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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두 선장이 이끄는 방주 모처럼 서울 도심에 나갔더니 경복궁과 인사동 사이, 높은 담장을 없앤 송현동 부지의 넓은 공원이 펼쳐졌다. 110년 만의 개방이라는데 청명한 하늘 아래 코스모스와 백일홍 등 가을꽃의 모습이 장관이다. 그곳을 가로질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갔다. 여유로운 오후에 무심코 들른 그곳에서 의미심장한 작품을 만났다. 현대차가 지원하는 최우람의 ‘작은 방주’전(내년 2월26일까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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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폐허에서 살아가기 한 달 가까이 지났고 직접 본 것도 아니지만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태풍 힌남노가 덮쳤을 때 포항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일어난 참극이다. 중학생 소년과 엄마의 사연은 이미 전 국민의 눈시울을 적셨다. 모자는 아침 일찍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길 수도 있으니 자동차를 지상으로 옮겨달라는 관리사무소의 안내방송을 듣고 지하로 내려갔다. 차가 엉켜 기다리는 사이에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물이 차기 시작했고 위기가 닥쳤다. 수영을 못하는 엄마는 아들을 보낸 뒤 파이프에 매달려 에어포켓에서 살아남았지만 “키워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긴 채 입구 쪽으로 헤엄쳐간 아들은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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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이 비의 이름은 정치위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뜻 깊은 일입니다. 와서 함께 기후정의를 외쳐 주십시오!”(조효제 사회학자·성공회대 교수) “기후위기로 모든 생명이 위험에 처해졌다.”(임순례 <리틀 포레스트> 영화감독) “기후위기를 가장 먼저 겪는 전 세계 여성이 경고합니다. 지금 당장 행동하라!”(권김현영 페미니스트 연구활동가) “기후를 바꾸지 말고 세상을 바꿔라”(조천호 대기과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