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윤정
생태문명원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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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응답했다, 서울시교육청 1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제1회 생태전환교육포럼에 참석한 청소년기후행동 운영총괄 김보림 활동가는 “응답했다, 서울시교육청”이란 손팻말을 들고 왔다. 청소년기후행동이 지난해 5월과 8월 두 차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방문해 기후위기시대를 살아갈 미래세대에게 필요한 교육을 해달라고 요구한 지 1년여 만에 생태전환교육 중장기계획(2020~2024)이 발표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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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변화를 만드는 ‘그것들’ 지속 가능성 연구 분야의 고전인 <성장의 한계>는 1972년 로마클럽의 요청에 따라 MIT의 시스템과학자인 데니스 메도즈 교수가 전 세계 16명으로 연구팀을 꾸려서 펴낸 보고서다. 인구, 경제, 환경 관련 통계를 넣고 ‘월드3’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돌려 1900년에서 2100년까지 2세기 동안 세계가 성장하는 12가지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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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빌 게이츠의 영적 언어와 과학적 언어 빌 게이츠의 가짜편지 소동은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달 전쯤 ‘코로나 바이러스의 14가지 교훈: 우리 모두는 평등하다’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유포됐던 이 편지는 “이 세상에 발생하는 모든 일 뒤에는 영적 목적이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믿는다”는 말로 시작해서 평등, 사랑, 자유, 협력의 가치를 준엄하게 일깨운 다음, 이 바이러스는 “지구가 아프다는 것을 우리에게 깨닫게 해주는 올바른 교정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편지가 전 세계로 급속히 퍼지는 와중에 출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내용을 보도했던 영국의 ‘선’지는 사과문까지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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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내 집은 어디인가 별다른 일정 없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요즘, ‘딩동’하는 휴대전화 메시지 도착음이 반갑다. 열어보니 ‘어디에도 집만 한 곳은 없다(There is no place like home)’라는 제목의 메일이 왔다. “집에 머물라”는 말이 익숙하지만 집에 머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태라서 무슨 내용일까 펼쳐보았다. 한 달 전 워드프레스의 도메인을 폐쇄했는데 다시 살리라는 광고였다. “집(누리집)은 당신의 얼굴이고 당신을 신뢰하게 해줍니다. 얼른 복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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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바이러스까지 포함한 평화 코로나19와의 싸움이 당분간 우리 사회의 의제를 장악하겠지만 2020년은 사실 기념할 사건이 많은 해이다. 올해는 6·25전쟁 70주년, 4·19혁명 60주년, 전태일 노동인권운동 50주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6·15 남북정상회담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사건들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 가운데 민주주의와 노동자의 권리는 어느 정도 성취되었다고 하더라도 평화는 아직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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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신종 바이러스와 삶의 기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 사는 지인이 있다. 중국공안 2급 경감으로 우한경찰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그는 태극권으로 다져진 건강한 몸매와 해박한 중의학 지식을 갖춘 데다 치파오를 즐겨 입는 60대의 쾌활한 여성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무섭게 전파된다는 뉴스를 보고 그에게 안부를 묻는 e메일을 보냈다. 한 시간도 안돼 답장이 왔다. “나와 가족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우한을 떠날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다행히 우리는 안전하고 건강해. 그리고 상황은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까 우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는 평상심을 유지하며 어려운 시간을 잘 견뎌내고 있었다. 봉쇄된 도시의 아수라장을 상상하던 머릿속의 구름이 조금 걷히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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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문제는 기후야, 바보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성탄절 메시지에서 청소년 기후변화 활동가들을 칭찬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여왕은 “오늘날의 도전은 우리 세대가 겪은 것과 다르다. 하지만 요즘 기후, 환경보호와 같은 이슈로 신세대들이 예전과 비슷한 목적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데 감명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왕은 작년 2월에는 다큐멘터리 <푸른 지구 2>를 보고 충격을 받아 왕궁과 왕실의 영지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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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인류세의 인문학 최근 워싱턴포스트 기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미국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난 가장 극적인 변화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는 학생 수가 25.5% 줄어든 것을 꼽았다. 국립교육통계센터가 매년 데이터를 집계한 이래 특정 전공 선택자가 이렇게 빠르게 줄어든 적은 없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낯선 현상은 아니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유행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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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조커가 요구한 공정과 정치개혁 “난 내 인생이 비극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개 같은 코미디였어.” 국내 관객 5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조커>에 나오는 명대사다. 주인공 조커가 병상의 어머니를 목 졸라 죽이면서 원망하듯 내뱉은 이 대사는 찰리 채플린이 남긴 명언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를 조커 식으로 변주한 표현이다. <조커>는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의 한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오마주 형식을 빌려 비인간적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수행한다. 그런데 이 대사와 관련, 다른 연원도 찾아볼 수 있다. 계몽주의에 영향을 끼친 17세기 프랑스 작가 라 브뤼에르는 “인생은 느끼는 자에게는 비극이요, 생각하는 자에게는 희극이다”란 말을 남겼다. 그렇다면 조커는 ‘느끼는 사람’에서 ‘생각하는 사람’으로 바뀐 것일까. 조커의 광기는 혼돈이기는커녕 최고 수준의 이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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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고기도 한때는 얼굴이 있었다 우리 집 식탁에 변화가 생겼다. 두 달 전 기숙사 대안학교에 다니는 막내가 비건이 됐다고 선언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친구들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아이들 4분의 1가량이 비건이 됐고, 학교에서 채식 메뉴를 따로 준비해 준다고 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채소를 죽이고 싶지 않다”면서 고기만 먹던 아이였다. 여름방학이 돼 아이가 집에 오면서 모든 가족이 비건은 아니어도, 각자 오보베지테리언, 페스코테리언, 가비지테리언 등 다양한 형태의 채식을 시작했다. 비건인 막내 앞에서 고기를 먹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순식간에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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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중국 시골마을의 ‘화이터하이’ 강의 중국 푸젠성 푸안시의 시골마을인 칭양촌(村)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푸젠성은 타이완과 마주 보는 남쪽 지역이며 푸안은 인근 저장성 출신인 시진핑 국가주석이 젊었을 때 근무했던 곳이다. 푸안은 한국식으로 하면 도농복합지역인데, 도심은 조금 지저분하고 별다른 특색이 없지만 작은 강을 건너 30여분 차를 타고 가면 한적한 시골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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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트럼프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 일주일이 지나도록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그가 한반도에 이런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힐러리가 집권해 북한을 향한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사실상 무시전략이 계속됐더라면 현재 남북관계는 어떻게 됐을까.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선을 바라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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