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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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누가 선거법을 뒤로 돌리려 하나 22대 총선이 6개월 뒤로 다가왔다. 그런데 선거를 치를 게임의 룰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 더 정확히 말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선거법 개정 법정시한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의 룰은 선거 1년 전인 지난 4월에 이미 정해졌어야 한다. 그러나 두 정당은 상대를 탓하며 차일피일 미뤘다. 이 결과는 예견된 것이었다. 올해 4월까지 선거법 개정을 마무리하려면, 지난해 가을쯤에는 당론이 확정되고, 겨울을 거치면서 양당 간 협상이 이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두 정당 모두 관심이 없었다. 국민의힘은 멀쩡한 당대표를 쫓아내고 새로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정신이 없었다는 핑곗거리라도 있다. 그런데 국회 다수당이자 정부·여당을 압박해야 할 민주당 지도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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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과연 정권 심판 선거였을까? 득표율만 놓고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다. 서울에서 한 정당이 17%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구청장 선거를 이긴다는 것은 좀체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당에선 정권심판론이 통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선거를 이긴 쪽이 정치적 기세를 잡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 내부적으로 단합을 강화하고 상대를 당황시키기 위해서다. 그런데 실제로도 이런 평가가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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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교사의 죽음과 우리의 위선 9월4일(월요일) 우리 집 아이도 쉬었다. 교외 체험학습 보고서에는 ‘공교육 멈춤의 날 의미 이해하기’로 제목을 적었다. 아이는 도서관에서 <위대한 학교> <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라는 책을 읽었다. 몇주간 아이는 서이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종종 물었고, 나도 답을 피하지 않았다. 선생님들의 질서정연한 집회는 이중적 평가를 받았다. 그것은 너무나 가지런해서 열렬한 투쟁처럼 보이지 않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고인에 대한 추모와 제도적 개혁에 대한 요구가 이렇게 정제된 형태로 나올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이 두 모습이야말로 지금 우리 교사들이 처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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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이태원과 오송, 그리고 잼버리 21대 총선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위성정당이라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있었지만 대세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서만 163석으로 넉넉히 과반을 차지했다. 위성정당 없이 더불어시민당 17석 비례의석을 다 넘겨줬다 해도 미래통합당 쪽의 의석은 120석에 불과했다. 그 정도였다면 문재인 정부의 하반기 국정운영은 생선을 굽듯 조심스러웠을 것이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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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정치는 왜 존재하는가 영국 정치학자 버나드 크릭은 ‘정치는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은 다음 달래고 조정해서 타협시키는 것’이라고 봤다. 미국 정치학자 스콧 아들러와 존 윌커슨은 정치의 역할이 사회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의 역할을 갈등의 조정과 문제의 해결이라고 한다면, 지금 한국에 정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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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외국인 참정권과 상호주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거주 외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 행사 기준을 높이는 법안을 제출했다. 영주권 취득 3년이 지나면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던 것을 ‘5년 이상의 지속적 거주’로 바꾸자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가 많은데, 그 나라 국민들에 대해 지방선거 투표권을 인정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상호주의’는 비례성이란 인간 행위의 보편적 준칙에서 볼 때 고개를 끄덕일 만한 사유다. 그래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그럴 만한 합리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법안 논의 과정에서 2가지 지점에 대해 진지한 토론과 검토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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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마키아벨리에 대한 오해 마키아벨리는 오해를 많이 받는 사람 중 하나다. 대표적인 것 하나는 그가 ‘정치를 악인이 더 잘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정치에서 ‘공적 이익보다 사적 이익과 파당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문제가 없고,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수단의 윤리성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과연 그랬을까? 정치에서 도덕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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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완벽하게 정치가 부재한 세계 총선이 1년 남은 요즘, 학생들을 보면서 두려운 고민이 생겼다. 과연 이 학생들에게 투표를 하라고 나는 말할 수 있을까? 꼭 맘에 드는 후보가 없더라도 투표는 시민의 민주적 권리이자 의무이니,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차선도 없으면 차악에라도 투표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학생들은 둘째치고,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스스로도 답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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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대통령은 선출된 검사장이 아니다 ‘누가 정치를 잘할 수 있나? 검사다. 검사는 정치인을 수사해봤다. 지방의원, 시장·군수부터 도지사와 국회의원은 물론 대통령까지 다 수사했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 정치를 탈탈 털어 봤다. 그래서 검사만큼 정치를 잘 아는 사람들도 없다. 행정은 누가 잘 아나? 검사다. 9급 공무원부터 장관까지 수사해봤다. 공무원들은 서류만 들여다보지만, 검사들의 수사는 서류 밖의 세상까지도 잘 안다. 금융도 검사들이 제일 잘 안다. 지금까지 금융 부패·부정 수사를 얼마나 많이 했나? 특수부 검사들이 금융 전문가들이 다 됐다. 다른 분야라고 크게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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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존재의 가치를 먼저 증명하자 정말이지 고통스럽다.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아이들 동화에만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지난 1년, 대통령 부부의 기행과 정제되지 않은 언행들을 일일이 다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그 수준과 내용이 해명은커녕 논란으로 삼기에도 저급한 것이어서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 가끔은 박근혜 때가 낫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보면서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하고 남 얘기 하듯 했던 그 벌을 이제 받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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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왜 위성정당이 나왔을까 선거법 개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다음 총선에서 또다시 위성정당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성정당은 왜 생겨난 것일까? 정당들이 정치개혁이라는 대의를 저버리고 이익만을 좇은 결과라고 흔히들 말한다. 한 정치학자는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자신들이 만든 선거법을 헌신짝 버리듯 취급해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당들도 할 말이 없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상대가 먼저 위성정당을 만드니 불가피하게 한 것’이라 하고, 국민의힘은 ‘합의하지 않은 게임의 룰을 따를 이유가 없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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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여전히 희망은 정치에 있다 선거 이후 두 주요 정당은 ‘못하기 경쟁’에라도 돌입한 듯하다.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대단히 분명했다. 민심은 한 정당에 경고를 했고, 다른 정당에는 잘한 것은 없지만 기회를 주었다. 당연히 민심의 진의를 깨닫고 행동하는 쪽이 유리하다. 그런데 두 정당 모두 국민의 선의를 걷어차고 있다. 패배한 정당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잘한 것 없는 정당은 막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