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
최신기사
-
지금, 여기 국가는 누구의 것인가? 전 국민 대상의 긴급재난지원금이 결정된 후 3차 추경을 통한 ‘한국형 뉴딜’이 발표되자, 기획재정부는 곧바로 ‘원격의료’를 들고나왔다. 코로나19와 원격의료가 도무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모두가 궁금해할 때, 한 언론이 찾은 것은 장관의 ‘개인적 관심’이었다. “원격의료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홍 부총리가 기재부 국장 시절 주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원격의료 이슈로 발목이 잡혀 9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연합뉴스)
-
지금, 여기 ‘코로나19 예외’인 국민은 없다 칼럼 차례가 한 달 만에 돌아오니, 재난기본소득을 이야기한 지도 딱 한 달이다. 그때만 해도 기획재정부는 일언지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주일 뒤에는 ‘도입이 어렵다’고 했다. 다시 일주일 뒤에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주 금요일,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 대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지금, 여기 ‘재난’기본소득, 가능하다 북적였던 거리일수록 텅 비고 가게에는 사람이 없다.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도 많겠으나, 불황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코로나19가 자연재난이냐 사회재난이냐는 논란이 있지만, 적어도 경제재난임에는 분명하다. 이런 어려움에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불안정과 불평등의 시대에 누구에게나 최소한의 기회와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기본소득은 필요한 제도다.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기본소득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확신하지 못했던 것은, 국가와 사회가 그것을 지급할 능력이 있는가? 그 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
지금, 여기 정치가 말로 하는 패싸움인가? 현대국가에서 정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는 고전적 정의도 있고, 다원주의 국가관에서는 ‘갈등의 발견과 문제의 해결’로 보기도 하고, 자유주의적 관점에서는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그 어디에도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처럼, 정치는 말로 하는 패싸움이라는 정의는 없다. 비통하고 어이없는 일이다.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까? 정치인들의 책임일 수도, 아니면 입장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정치적 제스처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 보통사람들의 책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작금의 사태를 보건대, 그것을 매개하는 평론가들과 언론의 책임이 작지 않다.
-
지금, 여기 묘수와 꼼수 지난 10여년간 한국인들의 삶을 가장 크게 바꾼 제도는 주 40시간제일 것이다. 이 법이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여가다운 여가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허용되었다. 그런데 이 법은 그 취지가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에 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노동시간 단축을 이유로 기존 임금을 삭감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법에 포함되었다. 실무 단계에서는 법 개정의 취지가 명백한데 굳이 이 조항이 필요한가라는 논쟁도 있었다. 하지만 노동계의 우려가 컸기 때문에 아예 해석의 여지를 두지 말자는 의견이 우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