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 석좌교수(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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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익의 에볼루션 학습 열망은 언제 사회를 무너뜨리는가 한국 사회가 이렇게 갈등이 많은 사회가 된 데에는 학습 열망이 현재의 극심한 경쟁 상황에서 폭발해버렸기 때문이다현대 정치사에 똬리 틀고 있는 과열된 학습 열망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면, 사회를 다채롭게 조성하는 방법밖에 없다이제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과열된 학습 열망에 냉각수를 흘려줘야 할 때다 “아이들은 밤이고 낮이고 책상머리에 앉아 책을 읽는다 … 그들이 글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 뛰어나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고3 교실에 대한 목격담이 아니다. 대치동 학원가의 풍경도 아니다. 이것은 1653년 제주도에 표류해 억류되었던 헨드릭 하멜이 자신의 제주살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하멜 표류기>에 나온 증언이다. 책상머리보다 대항해를 더 좋아했던 네덜란드인의 눈에는 조선 아이들의 이러한 학습열과 학습력이 꽤 큰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공간은 의식을 지배하는가? 공간과 의식에 관한당선인의 말 살펴보면용산 이전의 확신 뒤에는증거 없고 느낌만 있는 듯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영향 주는 요인 많지만타고난 성향이 가장 크고공간은 파생적 변수일 뿐따라서 당선인의 주장은엄밀히 말해 틀린 가설 공간은 의식을 결정 안 해그것은 지하철 장애인과약자 혐오 잠재적 장애인모두에게 포괄적 적용 1941년 5월10일, 런던의 밤은 독일전투기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그 후로 2년 반쯤 지난 1943년 10월28일, 영국 의회는 폐허가 된 하원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재건축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하원위원회가 구성되었고, 당시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이 나섰다. “이제 우리는 재건축을 해야 할 것인지,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 다음에 이어지는 그의 연설 문장은 이제 전설이 되었다. “우리는 건축물을 짓지만, 그 이후로 그것은 우리를 짓습니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인간은 전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불이 꺼지고 스크린에 동영상이 돌아가자 학회장이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작은 체구의 침팬지 한 마리가 덩치 큰 수컷 침팬지 두 마리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패대기를 치고 쭈그린 몸을 발로 차고 손을 꺾고 펄쩍 뛰어 양 발과 손으로 내리친다. 살점이 찢겨 나가고 피가 사방에 튀고 더 이상 비명도 들리지 않자 그 킬러들은 희생자를 몇 미터 질질 끌고 다니다가 그냥 버리고 간다. 만일 그들이 인간이었다면 담배 한 모금을 빨고 유유히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피가 튀는 19금 영화보다도 더 잔인하고 끔찍한 영상이었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비인간화의 늪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들입니다.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 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영화 <내부자들>의 수많은 말들 중에서 스크린을 찢고 나온 최고의 명대사라 할 만하다. 이 대사는 원래 극중 유력 신문의 논설위원이 비리 기업의 총수를 안심시키기 위해 던진 멘트였다. 쌍둥이 세계인가? 그즈음 우리는 기자들 앞에서 거의 똑같은 말을 했다가 큰 징계를 받은 교육부 고위 관료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플랫폼 비즈니스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 플랫폼 비즈니스는 기업인의 꿈이다. 호텔 한 채 없는 에어비앤비는 힐튼호텔 체인보다 시가 총액이 높다. 우버는 전 세계 모든 운송 회사를 넘어 GM 같은 자동차회사보다 더 큰 기업이 되었다. 단 한 대의 자동차 없이도 말이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전 세계 시가 총액 10위권에 드는 플랫폼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단 한 곳뿐이었지만, 그사이에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등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고, 현재는 이들의 제품과 서비스 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
장대익의 에볼루션 왜 어떤 밈은 더 잘 확산하는가 이번 핼러윈(10월31일)은 <오징어 게임>이 접수했다. 이것은 글로벌 현상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진행요원의 붉은옷과 가면이 불티나게 팔렸고, 뉴욕 한복판에서 미국인들이 딱지를 치게 되었으며, 파리의 일부 시민들은 달고나 게임을 위해 6시간이나 줄을 서기도 했다. 심지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술래 인형이 세계 곳곳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
장대익의 진화 직관은 왜 우리를 배신하는가 여기 선로 위를 달리는 전차가 있다. 그런데 테러범이 인질 다섯 명을 꽁꽁 묶어 선로 위에 눕혀 놓았다. 전차가 직진을 계속하면 그들은 모두 치여 죽고 만다. 이 긴박한 상황에 당신 앞에 버튼이 놓여 있다. 이것을 누르면 선로가 변경되어 그 인질들을 모두 살릴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변경된 선로 위에 묶여 있는 또 다른 인질 한 명은 희생된다. 어떻게 하겠는가? -
장대익의 진화 왜 접종받고자 하는가? 양자전기역학에 대한 공헌으로 노벨 물리학상(1965년)을 받은 리처드 파인먼이 언젠가 시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우리 시인들은 꽃을 보고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시를 쓰기도 하죠. 과학은 이 꽃을 분석할 수는 있겠지만 이 아름다움을 노래할 수는 없어요. 과학은 인문이 주는 인생의 가치, 실존, 의미에 대해 침묵합니다.” 촌철살인의 과학자가 이런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우리 과학자들도 이 꽃에서 시인 여러분이 느끼는 아름다움을 비슷하게 느낍니다. 정말 아름답죠. 이것은 인간의 보편적 경험입니다. 그런데 과학은 여기서 무언가를 더 봅니다. 가령 꽃잎이 난 위치와 순서에 주목하는 과학자는 거기서 피보나치수열을 찾아내곤 하죠. 하하.” -
장대익의 진화 어떻게 해피엔딩만 있겠냐 “이제 더 이상 쏠 화살이 없다.” 김우진 선수는 아예 인생의 화두를 쏴버린 것 같다. 이토록 멋진 말들을 남긴 올림픽 선수가 또 있었을까 싶다.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8강전에서 1점 차이로 석패한 김 선수의 인터뷰 내용이 연일 화제다. 뭔가 다른 레벨의 대답이었기 때문이다(혹시 어디 명언 학원 같은 데를 다니셨나?). 그의 말들을 차례로 감상해보자. -
장대익의 진화 무엇이 능력인가?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그래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부모를 잘 만나는 것도 본인의 능력”이라고 우긴다면야 못 말리겠지만, 부모를 결정하고 태어나는 자식은 없다. 이게 진실이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것부터 우연이다. 아니, 우리네 부모가 사랑을 나눌 만큼 불꽃이 튀는 것부터가 우연의 연속이다. ‘필연’이라는 단어는 우연의 연속을 부르는 애칭일 뿐이다. 사랑의 뇌과학에 따르면, “우리의 만남은 운명”이었다는 고백이 대개 1년 내로 첫번째 큰 고비를 만난다. -
장대익의 진화 문화적으로 느슨한 사회 싱가포르에 껌을 반입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다. 발각되었을 때 최대 10만달러의 벌금을 물거나 2년간 수감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 만한 이 법규를 수용할 만하다고 생각할 이들은 극소수일 것이다. 껌이 뭔 죄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인구밀도가 극도로 높은 싱가포르에서 사방에 붙어 있는 껌딱지는 국민 모두의 골칫거리였다. 미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시설을 운영하는 데 방해가 될 만큼 심각한 위협이었다고 한다. 이에 싱가포르 당국은 1992년 문제의 근원이라고 여긴 껌을 불허하기에 이른다. 그래도 솔직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남아 있다. -
장대익의 진화 기후위기, 그 느낌과 증거 사이에서 백척간두(百尺竿頭)! 이 사자성어만큼 인류의 운명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단어가 또 있을까? 기후변화 연구자들에 의하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도로 억제하지 못한다면 사피엔스 문명은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적어도 2050년까지 전 세계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탄소중립)로 만들어야 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