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 석좌교수(학장)
최신기사
-
장대익 칼럼 자존감은 쾌감이 아니라 동력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나는 큰 좌절감에 빠졌다. 중학교 성적이 최상위권이었고 과학경시대회 수상자였던 나의 첫 시험 성적이 거의 바닥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내 모든 고민은 ‘어떻게 해야 자존심을 다치지 않고 이 학교를 떠날 수 있을까’였다. 나는 가망이 없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자율학습을 마치고 체육관에 갔다. 거기에는 탁구대가 있었고 자연스럽게 토너먼트가 시작됐다. 몇 주가 지나자 더 이상 날 상대할 선수가 없었다. 중학생 시절 동네 탁구장에서 두 달간 정식으로 레슨을 받은 덕이었다. ‘어라, 학교 다닐 만한데…’(체육고가 아니었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때부터 내 고등학교의 삶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친구들이 먼저 다가왔고(오는 것 같았고), 공부도 다시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
장대익 칼럼 부정적 감정의 집단전염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참으로 밋밋한 행성일세!” 만일 20억년 전쯤에 지구를 둘러본 외계인이 있었다면, 그의 일기장에는 이처럼 씌어있을지 모른다. 그런 그가 타임머신을 타고 10억년 전쯤으로 다시 왔다면? 형형색색의 화려한 지구를 보고는 깜짝 놀랐을 게다. 대체 지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바로 성(sex)의 출현이다. 생명이 출현하고 23억년이 지나도록 지구에는 무성생식(유전자세트를 자식 세대에 그대로 물려주는 방식)을 하는 생명체밖에 없었다. 복제 오류가 발생해야만 조상과 후손의 유전자세트가 달라지는 세상이었으니 다양성은 미미했다. 이런 밋밋한 지구를 화려한 행성으로 변모시킨 터보 엔진이 바로 성(性)이다. -
장대익 칼럼 편견은 어떻게 증폭되고 해소되는가 1954년 여름, 사회심리학자 무자퍼 셰리프는 오클라호마에 있는 보이스카우트 캠프에 심신이 건강한 소년 22명(평균 12세)을 초대했다. 그는 아이들이 도착하자마자 그들을 독수리팀과 방울뱀팀 중 한 팀에 ‘무작위로’ 배정했다. 첫 주에는 두 팀을 분리했고 각 팀 내에서 아이들이 협조하게끔 만들었다. 가령 각 팀원끼리 식사 준비를 하고 다이빙보드를 함께 만들게 했다. 그러자 팀 내부에 강한 응집력이 생겼다. -
장대익 칼럼 “바이러스는 말한다, 또 온다고” 7만4000년 전 인도네시아의 토바(Toba) 화산이 폭발한 이후로 개체수가 2000까지 줄어든 종이 있었다. 그런데 그 종은 그 이후로 6만2000년 동안 전 세계로 확산되어 1만2000년 전쯤에는 개체수가 400만까지 늘었고, 2000년 전쯤에는 1억9000만에 이르렀다. 그리고 1804년에는 10억이 되더니 거의 10년마다 10억 개체씩 늘어 현재는 무려 77억이다. 7만4000년 전에는 멸절을 걱정하던 종이 지금은 말 그대로 지구를 뒤덮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종에 대한 이야기일까? -
장대익 칼럼 100세 시대…‘학생’의 의미를 재정의해야 한다 어제 한국에서 태어난 아기는 대략 800명이다. 이 중 몇이나 2120년까지 살아 있을까? 무려 400명 이상이란다. 단, 기후 재앙이나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150년 전쯤의 인류 평균수명은 고작 30세였다. 각종 전염병으로 인한 영·유아 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최근 유전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자연수명은 대략 38세다. 그러니 인류의 수명이 이렇게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은 백신을 비롯한 의료와 보건의 비약적 발전 덕분이다. 현재 한국인은 83세 정도는 산다. ‘100세 시대’가 더 이상 꿈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