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희
회계사
최신기사
-
직설 K안전망을 찾아서 새해 첫날, 안경점을 하는 친구와 통화를 했다. 덕담으로 시작한 안부전화는 거리에 사람이 없어 물건을 팔 수가 없다는 푸념으로 이어졌다. 렌즈는 인터넷 판매가 아예 불가능하고, 안경도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힘든 물건이라 비대면으로 사업을 하기도 어렵다. 이제 임차료를 내고 나면 직원에게 월급 줄 돈도 없다는데, 자영업자들의 내리막에 과연 끝이 어디일지 걱정이다. 친구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거리로 나온 헬스장, 코인노래방 사장님들도 방역을 위한 끝없는 희생에 좌절하고 있을 것이다.
-
직설 교과서와 현실 학생들과 한 번도 얼굴을 대면하지 못한 채 학교가 종강을 한다.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될 거라면 굳이 대학 강의를 맡지 않았을 것이다. 지식을 넘어 학생들의 고민도 나누고 싶어서 맡았던 대학교 강의는 코로나19로 인해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게다가 전달한 지식이 현실에서 외면받는 것을 보니 허탈한 생각마저 든다. 현실과 괴리된 지식이 문제일까. 지식과 괴리된 현실이 문제일까.
-
직설 노오력과 상속세 회계감사를 하며 만나본 회사의 경영진은, 청년들이 노력을 하지 않음을 한탄한다. 또한 저출산을 걱정하며 젊은 사람들이 자기만 알고 이기적이라는 이야기들도 빠짐없이 한다. 나 역시 이들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생각은 이러한 청년들의 모습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시장은 합리적이니 시장에 맡기라고 하는데, 냉혹한 시장의 논리에 따른 젊은이들 개개인의 합리적 판단이 N포인 것이 현실이다. 왜 포기할까? 그것은 노력해도 바뀌지 않을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
직설 양향자 의원님께 3%룰에 관한 기사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삼성이 기자를 사칭해 국회를 돌아다녔다고 들었는데 이젠 의원님까지 사칭해 입장을 발표한 줄 알았습니다. 원래 이 칼럼의 제목은 ‘걱정이 많은 사장님들께’였습니다. 하지만 의원님께로 고쳐도 큰 차이가 없는 걸 보니 의원님의 생각이 사장님들과 크게 다르진 않은가봅니다. 3%룰을 반대하는 의원님의 주장을 자주 봅니다. 해외자본에 우리 기업이 넘어갈까 노심초사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능성이 희박한 일까지 다 준비를 하시는 의원님의 신중함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의원님 한 분이 국회에 가셨다고 우리나라가 삼성공화국이고, 국회의 모든 기밀이 삼성으로 유출된다고 생각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음모론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의원님의 주장을 보니 음모론을 믿고 계신 것 아닌가 싶어 걱정입니다. 감사위원 한 명이 기업의 비밀을 다 훔쳐갈 수 있고, 기업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데 감사위원과 비교도 안 되는 파워를 가진 국회의원님들은 오죽할까요.
-
직설 자율부정의 시대 일본의 손타쿠 문화가 한국의 정·재계를 흔들고 있다. 손타쿠란 일본어의 뜻은 남의 마음을 미루어 헤아린다는 것. 우리말로 하면 ‘알아서 기다’ 정도 될 듯하다. 기업은 손타쿠가 극단적으로 심한 곳이다. 회장님은 지시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했다고 하는데 온갖 부정이 일어났고, 그 부정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본 것은 회장님이다. 하지만 회장님은 도덕적인 분이시고, 충분히 부자라서 그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냥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한 일이다. 그래서 회장님을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들 한다. 언뜻 보면 맞는 말 같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윗사람을 위하는 것이 단순한 미덕이라 그러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수백억원의 연봉을 받는 삼성의 경영진이 이재용 부회장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발언들을 공개적으로 한 적이 있다. 사실상 자신들은 일 없이 많은 돈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왜 많은 돈을 줄까? 아마도 손타쿠 덕분일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아는, 이심전심의 가신에게 많은 돈을 주어도 아깝지 않으리라. 결국 이러한 손타쿠 문화는 내 손에 피를 묻히기 싫은 윗사람과 경제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아랫사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회장님의 의중을 잘못 알아 회장님을 곤경에 빠트린 이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
직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다시 일상이 멈추어버렸다. 수많은 이들이 공들여 쌓고 있던 탑이 갑자기 무너져버린 기분이다. 이번 학기부터 대학교에서 강의를 맡았는데, 학생들과 만날 수도 없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강의들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어, 다시 한 번 수입의 감소를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 학생들은 친구와의 만남을 잃어버릴 테고 자영업자는 줄어든 수입에 임대료 걱정이 더 커질 것이며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모두에게 우울한 시간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
직설 지역인지예산에 대한 고민 2년 전, 국회에서 예산 검토를 도울 일이 있었다. 부처별로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예산서들 틈에서 나의 시선을 끈 것은 성인지예산서였다. 성인지예산은 성평등 기대효과, 성별 수혜분석 등 기존 예산을 성평등의 관점에서 바라본 내용으로 국가재정법과 함께 도입되었다. 물론 그 내용이 현실을 전부 반영할 수는 없었지만, 이러한 분석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렇게 성평등의 관점에서 예산을 감시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예산이 성평등하게 배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직설 이 사회가 보여주는 ‘공정함’이란 허상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다고 한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운영지침을 보면 심의 대상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다. 삼성의 승계와 관련된 사안은 사회적 이목이 쏠려 있는 사안이니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에게 쏟아지는 국민적 의혹은 재판에서 잘잘못을 가리지 않는 이상 해소되기 어려울 것인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불기소를 권고한 것이 바람직한 결정인지 의문이다. 게다가 평범한 시민들의 억울함은 국민적 의혹도, 사회적 이목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수사심의위원회의 운영지침이 공정한 것인지 모르겠다.
-
직설 ‘내로남불’의 회계투명성 정의기억연대의 문제로 회계투명성이 핫이슈가 되었다. 회계투명성을 외치며 10년을 다퉈온 입장에선 회계투명성이 올라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왜인지 정의연의 회계투명성 논란은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이달에 있을 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의 주요 공약은 어느 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외부감사법 사수’다. 무슨 내용이길래 죽음을 무릅쓰고 지켜야 하는 것일까? 쉽게 설명하면 회계투명성을 올리는 법이다. 기업이 회계사를 선정하다 보니 회계사들은 기업의 눈치를 보게 되고 독립적인 감사를 하는 것이 어려웠다. 감사 품질보다 저가 보수에 관심이 많으니 저렴한 가격에 맞춰 시간도 많이 투입하지 못했다. 그래서 표준감사시간을 정하고, 기업의 감사인 선임권한을 일부 제한하는 법안을 만들었는데 그게 신외부감사법이다. 사회가 이렇게 회계투명성에 관심이 많은데, 회계투명성을 위한 법안을 왜 사수해야 하는지 의아해할 것이다.
-
직설 소득세의 개편이 필요하다 5월은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달이다. 2018년 기준으로 약 700만명이 종합소득세를 신고했고, 근로소득자들 중 종합소득세를 다시 신고하는 사람도 200만명에 달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소득원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질 테니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질 듯하다. 우리나라는 납세자의 편의를 위해 홈택스라는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홈택스를 통해 순식간에 신고를 마치고 나니 새삼 우리 사회의 인프라에 대해 놀라게 된다. 놀라운 마음 한편으로, 이제 이 정도의 인프라를 갖춘 만큼 소득세제 개편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직설 긴급재난지원금, 일단 다 줍시다 논란이 많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발표되었다. 정부는 다층적이고 시급한 지원을 이유로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하여, 소득 하위 70%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줘야 할 이유도, 주지 않아야 할 이유도 차고 넘친다. 지원의 액수와 대상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의사결정의 문제다. 정부에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어떤 방법을 내놓았어도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나은 정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자 적는다.
-
직설 마스크 사재기와 일자리 사재기 3월은 주주총회가 열리는 시즌이다. 주주총회에는 다양한 안건이 오르는데 그중 하나가 기업의 이사·감사를 선임하는 것이다. 안건을 통해 여러 후보자들을 보게 된다. 교수, 법조인, 퇴직관료의 지분이 가장 높지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 한 회사에 충성한 사람, 좋은 친구를 두어 자리를 얻는 사람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게 된다. 그중 한 사외이사 후보자의 모습은 코로나19 사태로 혼란한 우리 사회의 모습과 겹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지면을 빌려 이 후보자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