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민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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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첫 흑인 인어공주, 영화 속에서도 영화 밖에서도 편견을 넘었다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뮤지컬 실사(라이브 액션)영화 <인어공주>는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 화해의 손길을 건넨다. 롭 마셜 감독은 1989년 개봉한 원작 애니메이션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랑이 많고 진취적인 인어공주를 만들어냈다. 음악과 볼거리는 더욱 화려해졌다. 바다신 트라이튼(하비에르 바르뎀)의 딸들은 상체는 인간, 하체는 물고기인 인어다. 여섯 언니들은 ‘바다 밖으로 나가지 말라’ ‘인간과 마주치지 말라’는 아버지의 규칙을 잘 따르지만 막내딸 애리얼(핼리 베일리)은 다르다. 그는 인간 세계에 대한 동경과 그곳에 속하고 싶은 갈망을 느낀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인간들의 물건을 줍고, 그것들의 쓰임을 상상하며 하루를 보낸다. 물속에 잠긴 난파선은 애리얼의 놀이터가 된다. 애리얼은 부서진 배를 구석구석 들여다본다. 몰래 물 밖으로 나가 인간을 구경하기도 한다. 불이란 뭘까. 다리로 걷는 건, 뛰는 건 어떤 걸까. 춤을 추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 종일 바다를 헤엄치는 애리얼에게 수영은 왠지 조금 지겨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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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상 ‘편 사장’이 아끼는 보물 무엇일까…KBS1 ‘인간극장’ 편은영씨(49)는 매일 아찔한 높이의 집게차에 오른다. 은영씨는 경기 김포시에서 23년째 고물상을 운영하고 있다. 동네에서 ‘고물상 편 사장’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은영씨는 커다란 집게차를 운전하고, 작은 체구로 묵직한 폐자재도 번쩍 들어 올린다. 은영씨네 이야기를 22~26일 KBS 1TV <인간극장>이 전한다. 은영씨 이름을 ‘편마녀’로 휴대전화에 저장한 사람도 있다. 남편 심정보씨(57)다. 12년 전부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은영씨 사업을 돕는다. 까다로운 사장 마음에 들기가 쉽지 않다. ‘깨끗이 분리해라’ ‘비닐 제대로 벗겨라’ 지시가 끊이질 않는다. 그래도 정보씨가 집안 살림을 단단히 챙겨준 덕에 은영씨는 마음 편히 일한다. 은영씨가 비를 쫄딱 맞으며 고물을 거둬 온 날, 정보씨는 얼큰한 ‘강원도 막장 수제비’를 끓인다. 은영씨는 이 국물맛에 반해 결혼을 선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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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심신미약’은 흉악범의 단골메뉴? ‘또 심신미약이야?’ 뉴스에 보도된 강력범죄 피의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할 때마다 분노하는 이들이 많다. 흉악 범죄를 저지른 이가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가벼운 형벌에 그칠까 우려하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에서 5년간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일을 해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차승민이 심신미약과 정신감정을 둘러싼 오해를 푼다. 그는 치료감호소에서 일하며 230건 넘는 형사정신감정을 했다. 저자는 ‘정신감정을 하러 오는 피의자들이 일부러 아픈 척하며 속이려 들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정말 심신장애 판정을 받기 위해 연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사에게도 노하우가 있다. 그는 “상당히 많은 ‘진짜’를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어설픈 가짜를 만나면 ‘어라’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촉이 발동한다”고 말한다. 전문가인 의사의 판단도 있으며, 이 판단도 증거로 받아들여져 판사가 최후판단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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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젠더·빈부격차·인종···권력관계 비틀고 뒤집는 ‘슬픔의 삼각형’ 세계는 공고한 권력관계가 지배하는 것처럼 보인다. 빈자 위에 부자, 여성 위에 남성, 유색인종 위에 백인…. 그러나 미시적으로 관계나 개인의 상황들을 들여다보면 법칙이 꼭 맞지 않을 때도 있다. 한 개인이 여러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 자체가 특수할 때도 있다. 돈 많은 유색인종이 가난한 백인을 부리기도 한다. 여성이 다수인 집단에서는 남성이 소수자가 되는 일이 생긴다. 남성인 칼(해리스 디킨슨)은 여자친구 야야(샬비 딘)와의 관계에서 ‘을’이다. 누구에게나 매력적으로 보일 야야는 잘나가는 톱모델이자 인플루언서다. 역시 모델인 칼은 업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가난하다. 패션모델의 세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이상 돈을 잘 번다. 칼은 식당에서 누가 계산할지를 두고 야야와 언쟁한다. 야야는 칼에게 밥 사는 역할을 은근히 강요해왔다. “페미니스트는 개뿔”이라며 분노하던 칼은 야야와 대화 끝에 조금 진정한다. 야야는 아름다움과 젊음을 파는 모델이란 직업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야야는 “이 생활이 끝나면 난 ‘트로피 와이프’밖에 안 된다”고 칼에게 털어놓는다. 업계를 떠나면 칼도 야야도 남성이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 3부로 구성된 영화 중 1부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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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옹호 다큐 ‘첫 변론’ 제작발표회 강행···여성단체 “막무가내 성폭력 부정”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첫 변론>의 제작발표회가 16일 열렸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는 “막무가내 성폭력 부정주의에 기인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박원순을믿는사람들은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박 전 시장은 사후 언론의 일방적 보도로 인해 일반 시민들에게 성추행범, 성범죄자로 낙인찍혔다”며 “부시장, 비서실장 등 소위 ‘6층 사람들’도 권력형 성범죄의 방조범으로 인식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팩트가 아닌 진영논리, 그리고 페미니즘의 논리가 모든 사람의 명예와 실체적 진실을 삼켜버렸다”며 “언론이 질문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 다큐멘터리는 극히 상식적인 질문을 던진다. 드레퓌스 사건은 12년이 지나서 제자리를 찾게 됐다”고 했다. 드레퓌스 사건은 군국주의와 반유대주의 광풍 속에 프랑스 대위 드레퓌스가 1894년 간첩혐의를 받고 옥살이를 한 이후 재심을 통해 무고를 인정받은 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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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이어 이사장 사퇴···개막 5달 앞두고 휘청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지난주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아시아 최대 영화제인 부산영화제는 개막을 5개월 앞두고 격랑에 휩싸였다. 이 이사장은 15일 부산 지역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이사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31일쯤 허 집행위원장을 복귀하도록 설득하고 사태가 정리되는 대로 물러나겠다”고 했다. 지난 12일 부산영화제는 허 위원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허 위원장은 사의 표명 이유를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 9일 임시총회의 결정이 사퇴 배경으로 풀이된다. 임시총회가 조종국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을 운영위원장으로 위촉하면서 영화제는 공동위원장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당시 영화제 측은 “허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기획, 신인 감독 및 작품 발굴 등 영화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조 위원장은 법인 운영, 일반 사무, 행정, 예산 관련 업무를 총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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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오해·편견 시달리는 ‘그날’의 여성…EBS1 ‘지식채널e’ 프랑스에서는 ‘영국군이 쳐들어왔다’고 표현한다. 독일은 ‘딸기 주간’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는 흔히 ‘마법에 걸렸다’거나 ‘그날’이라고 말한다. 월경 이야기다. 여성은 일생의 8분의 1 동안 월경을 한다. 날짜로는 무려 약 3000일이다. 월경은 오랫동안 편견에 시달렸다. 세계 최초의 백과사전이라고 불리는 로마 시대의 <박물지>는 월경 중인 여성이 다가가면 달콤하던 와인이 시어지고, 곡식은 낟알을 맺지 않고, 거울은 광택을 잃는다고 했다. 피를 흘리는 여성을 불결한 기피 대상으로 여기는 일은 지금도 있다. 여전히 일부 국가에서는 월경 중인 소녀들을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한다. 가족과 분리해 움막에서 지내게 하기도 한다. 여성들이 추위를 이기려고 불을 피웠다가 연기에 질식하거나 독사 등 동물에 의해 숨지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 2019년에는 케냐에서 14세 소녀가 월경 때문에 목숨을 끊은 일도 있었다. 학교에서 ‘더럽다’는 비난을 들어 수치심을 느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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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5월 한 달만 만나볼래요?” 친구 대신 나간 소개팅에서 시작된 ‘오월의 청춘’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1980년 봄. 군부독재를 청산하라며 거리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 사이로 외제차 한 대가 들어섭니다. 서울대 의대를 수석으로 입학한 황희태(이도현)의 차입니다. 그는 민주주의나 독재타도에는 영 관심이 없습니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대학가요제입니다. 그는 대학생 자격으로 가요제에 나가기 위해 의사시험을 합격하고도 졸업을 유예한, 타고난 ‘베짱이’입니다. 반면 희태의 가장 친한 친구 경수(권영찬)는 학생 운동과 야학 활동에 열심입니다. 경수는 종종 데모하다 다친 학생들을 희태의 방에 데려옵니다. 병원에 데려갔다가 보안대에 잡히면 큰일이니까요. 희태는 툴툴대면서 간단히 상처를 봉합하는 등의 응급처치를 해주곤 합니다. 어느날 경수는 머리에 둔기를 맞고 쓰러진 여공 석철(김인선)을 업고 나타납니다. 딱 봐도 위급해 보이는 석철을 희태는 열심히 조치하지만 석철은 결국 코마에 빠집니다. 급히 약을 사러 나갔던 경수는 그날로 사라져 소식이 끊깁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석철은 무의식 중에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남기죠. 그 말을 들은 희태는 석철을 돌려보내기 위해 석철의 고향이자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광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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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음탕한 암사자, 폭압의 여왕 미어캣···다윈의 고정관념 부수는 ‘암컷들’ 암컷들 루시 쿡 지음·조은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496쪽 | 2만2000원 인간 남성의 외도를 설명하는 데 ‘본능’이라는 단어가 동원되곤 한다. 1979년 잡지 ‘플레이보이’는 “남자는 움직이는 것이면 무엇과도 하려고 들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 사회생물학이 그 이유를 말해줄 것”이라며 “진짜 악마는 당신의 DNA에 있다”고 말하는 심층 기사를 실었다. 정자는 크기가 작고 양이 많지만 난자는 크고 수가 제한된다는 데까지 가닿는 이 논리는 남성의 ‘난잡함’과 여성의 ‘조신함’이 수컷의 활력과 암컷의 수동성이라는 동물계의 짝짓기 전략을 닮았다고 성토했다. 어떤 이들은 생물학을 고정된 성역할은 물론 강간과 가정폭력을 정당화하는 데까지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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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넷, 이번엔 K드라마 주인공으로 ‘뿅’…tvN ‘뿅뿅 지구오락실2’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의 신선한 조합으로 화제를 모았던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이 12일 시즌2로 돌아온다. 지구 용사 4인방은 지구로 돌아온 토롱이를 잡기 위해 또다시 뭉친다. 이번 모험의 배경은 ‘겨울왕국’ 핀란드와 ‘신들의 섬’ 발리다. 지난 시즌의 콘셉트가 ‘Y2K’였다면 이번 시즌은 ‘K드라마 왕국’이다. 1화에서 4인방은 각자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스카이 캐슬> <도깨비> <꽃보다 남자>의 등장인물로 분장한다. 안유진은 고은찬, 미미는 김주영 선생, 이은지는 지은탁을 제대로 살려냈지만 이영지는 구준표인지 <응답하라 1988>의 라미란인지 헷갈리는 얼굴로 예고편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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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끼 요원과 수학 배우며 우주를 지켜요…EBS1 ‘곰끼와 처음 수학’ 수학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수학 교육 프로그램 <곰끼와 처음 수학>이 11일부터 EBS 1TV에서 방송된다. 방송은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우주의 평화를 수학으로 지키는 주인공 ‘곰끼’의 좌충우돌 수학 학습기를 보여주며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워주고자 한다. 곰끼는 곰처럼 세고 토끼처럼 빠른 우주 최고의 스타 요원이지만 수학 때문에 임무 중 중요한 순간에 위기에 빠지곤 했다. 방송은 그가 포기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1일 첫 방송은 ‘2층일까? 5층일까?’ 편이다. 뒤집어 놓은 것처럼 생긴 숫자 2와 5를 헷갈려 악당을 놓칠 뻔한 곰끼 요원. 곰끼를 따라가며 1부터 9까지의 수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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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다큐 ‘첫 변론’ 7월 개봉···“2차 가해라며 침묵 강요” 주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다룬 다큐멘터리 <첫 변론>이 오는 7월 공개될 예정이다. 박원순 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인 ‘박원순을믿는사람들’은 지난 2일 <첫 변론>의 포스터를 공개하며 개봉시기를 이같이 밝혔다. 다큐멘터리는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2021년 3월 출간한 책 <비극의 탄생>을 토대로 했다. 책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 측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아 2차 가해라고 비판받았다. <다방의 푸른 꿈> <시간의 종말> 등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김대현 감독은 약 4달 뒤인 2021년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책 출간 이후 지금까지 <비극의 탄생> 영상화 작업을 쭉 이어왔다”며 “‘카더라’로 부풀려진 통념과 책이 새롭게 밝힌 사실의 괴리를 알게 된 상당수가 분개했다. 좀 더 직관적인 영상 미디어를 통해 사건의 진상이 알려져야 한다는 의견이 모여 다큐멘터리를 추진하게 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