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최신기사
-
강준만의 화이부동 권력자의 ‘갑질’은 중범죄다 국민의힘이 ‘윤어게인 당’ 되는 건 정체성의 문제이자 그들의 강령·당헌·당규에 위배되는 제2의 자폭이 아닌가.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잠꼬대를 할 정도로 ‘내란 청산’을 외쳐대지만, 자기성찰은 없다.“그들의 권력은 악하지만 우리 권력은 선하다”고 믿는 독선서 벗어나 권력을 두렵게 생각하는 겸손이 필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수많은 ‘을’의 눈물로 가득 찬 ‘갑질민국’이다.”(경향신문 2015년 1월8일자 사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을까? 달라진 건 없다. 최근 언론을 통해 거의 매일 한두 건씩 쏟아져 나온, 시·구의원과 보좌관 위에 왕처럼 군림했던 일부 국회의원들의 ‘갑질’ 작태를 보라. 사회 각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갑질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정치권 내부의 갑질이 오히려 더 심각하다는 걸 온 국민이 실감나게 깨닫고 있는 중이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제왕적 우두머리’의 저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전날, 대통령에게 ‘의대 정원 문제도 사과해야 된다, 지금은 총선을 못 이기면 대통령 일을 할 수가 없다’는 내용의 문자를 하나 드렸다. 머리 숙이고 사과하고, 의대 정원 2000명도 수정하자고 했더니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화기를 들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화를 내면서 10분 가까이 평생 살면서 들어보지 못했던 욕을 다 들었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대장동 수호천사’는 누구인가 한국갤럽이 지난 14일 ‘검찰이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판결에) 항소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은 48%로 ‘적절하다’(29%)는 응답을 크게 앞섰다. ‘모름·응답 거절’은 23%였다. 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선 34%, 보수층에선 67%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중도층에서는 48%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해 ‘적절하다’(29%)고 답한 비율을 크게 웃돌았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혐오의 일상화’라는 깅그리치의 저주 싸움에 천재적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다른 면에선 평범한데 싸우는 일에서만큼은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몸으로 싸우는 싸움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정치판의 싸움이다. 정정당당한 싸움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비한 싸움일수록 그런 사람들의 능력은 더욱 빛난다. 그런 싸움에선 뻔뻔스러워 부끄러움이 없는 ‘후안무치’가 큰 힘을 발휘하기 마련인데, 그걸 재능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반론도 가능하겠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박수와 지지를 받는다면 내키진 않지만 일단 재능으로 인정해주기로 하자. 그런 대표적인 싸움꾼으로 미국의 전 하원의장 뉴트 깅그리치를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장동혁, ‘윤 어게인’ 공약을 지켜라 지난 9월16일 밤 국민의힘 의원 권성동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에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은 다음날 “지금은 그냥 야당인 것이 죄인 시대”라며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장기 집권을 위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야당 말살 단계”라고 주장했다. 매우 어려운 사정에 처해 있는 국민의힘의 대표가 한 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게 썩 내키진 않지만, 그간 국민의힘이 잘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사람으로서 다른 생각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국민의힘이 잘되기를 간절히 바란 이유는 국민의힘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나는 민주당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유권자가 갖고 있을 생각처럼, 나는 한국 정치가 잘되기를 바랄 뿐이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증오를 팔아 정치하는 사람들 2024년 5월1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우원식(5선)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서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등에 업은 추미애(6선)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러자 강성 당원들은 탈당을 예고하면서 “우원식 뽑은 89명 색출하라”고 외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수석최고위원 정청래는 소셜미디어에 “당원이 주인인 정당,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홍준표, 증오는 판단력을 망가뜨린다 지난 6월27일 전 대구시장 홍준표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홍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내가 홍준표를 버린 결정적 이유가 바로 ‘윤석열 불법내란’을 해프닝이라며 옹호한 발언이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이 폭군 되게끔 만들어준 한 사람이 홍준표였다”며 “보수정당 어르신으로서 윤석열에게 쓴소리를 강하게 해 최소한 내란을 막을 수 있었던 정치인이었는데 윤석열 방어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한방 유혹’이 중도를 죽인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24년 사회통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이념을 중도라고 밝힌 사람은 45.2%, 보수라고 답한 사람은 30.2%, 진보라고 답한 사람은 24.6%였다. 유별난 조사 결과는 아니다. 일반적인 여론조사에선 늘 중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2014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보수는 25.0%, 진보는 22.2%인 반면 중도층 비율은 52.8%로 나타났다. 2015년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조사에서 보수는 28.7%, 진보는 20.5%인 반면 중도층 비율은 47.4%였다. 2018년 한국행정연구원 조사에서 보수는 21.2%, 진보는 31.4%인 반면 중도층 비율은 47.4%였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극우’보다 무서운 ‘정치의 이권화’ 적어도 민주화 이후 한국에선 그동안 이론으로만 여겨졌던 극우가 뒤늦게 자신의 마각을 드러낸 윤석열이라는 신예 극우 정치인을 통해 그 실체를 보이면서 사회적으로 극우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런 논의의 기조는 우려와 공포였다. 아닌 게 아니라 가시화된 극우 세력에 대해 무섭다는 생각을 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배신 타령’, 이젠 역겹지 않나? 한국 언론은 정치 기사에서 ‘배신’ ‘배신자’라는 말을 즐겨 쓴다. 정치권에서 워낙 많이 사용하니까 ‘따옴표 저널리즘’에 익숙한 언론으로선 어쩔 수 없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몇년 전 나는 전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관련 언론 기사들을 비판한 적이 있다. 언론이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의 주범은 아닐망정 공범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했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윤석열, ‘보수’를 죽이고 ‘중도’마저 죽이나 대통령 윤석열은 12·3 비상계엄령 나흘 후인 12월7일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할 것이다.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 국민의힘 의원 김웅은 “한심하다”며 “총기 난사범이 앞으로 다시는 총을 쏘지 않겠다고 말한다고 누가 그걸 믿어주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차피 진심 어린 사과는 기대도 안 했다. 그 정도 책임감은 평생 보여본 적 없는 사람이라”며 “일생 동안 보수만 학살하다 가는구나”라고 말했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왜 진보는 대기업 정규직만 챙기는가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바칩니다.” 2년 전에 나온 어느 최고급 아파트의 분양 광고 문구다. 이 광고엔 ‘천민자본주의’ ‘물질 만능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지만, 그런 비판을 한 사람들은 언제나 평등한 세상을 원한다는 것인지 그게 궁금하다. 미국의 진보적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에릭 호퍼는 “우리는 주로 자신이 우위에 설 희망이 없는 문제에서 평등을 주장한다”고 했다. “누군가가 절대적 평등을 내세우는 분야는 자신이 절실히 원하지만 가질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에 공산주의자란 좌절한 자본주의자라는 것이 드러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