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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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화이부동 복합쇼핑몰은 ‘광주 정신’을 훼손하는가? 지난 대선 기간 중 광주에서 복합쇼핑몰 유치가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었을 때 나는 착잡했다. 5년 전인 2017년 내가 사는 전주에서 비슷한 논란이 벌어졌을 때 나는 그간 내가 갖고 있던 복합쇼핑몰 반대 입장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내 주변엔 찬성파가 더 많았다. 나는 젊은 대학생들의 생각은 좀 다를까 싶어 수업 중에, 그리고 개인적으로 학생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놀랍게도, 아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쇼핑몰 유치에 반대하는 학생보다는 찬성하는 학생이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그들은 쇼핑몰을 소비공간인 동시에 문화공간으로 여겼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확신은 ‘잔인한 사고방식’이다 “양비론은 양측을 똑같이 비판함으로써 누구의 과실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리기 어렵게 한다. 찬성과 반대를 분명히 가리거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찬반의 대립구조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중도적인 입장으로 양측을 모두 존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과실이 더 큰 쪽을 유리하게 만들어준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언론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을 맞아 하루 전까지만 해도 신문사 편집국장과 논설위원 등으로 일하면서 ‘정치 중립’ ‘공정 보도’를 부르짖었던 중견 언론인들이 바로 다음날 대선 주자 캠프로 출근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폴리페서’처럼 정치(politics)와 언론인(journalist)의 의미를 합친 ‘폴리널리스트’란 이름을 붙일 수도 있겠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경제’를 대선에 이용하지 말라 “선진국 가운데 지난 2년간 가장 높은 평균 성장률”,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위상을 굳건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무역 강국, 수출 강국으로”, “우리 정부에서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연 데 이어… 4만달러 시대를 바라보게”, “세계를 선도해 나가는 신산업 분야가 날로 늘어나고”, “문화콘텐츠 산업까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 “소득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개선”…. -
강준만의 화이부동 ‘갈라파고스 정당’이 만든 ‘김종인 현상’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김종인이 4번째 선거지휘를 맡았다. 여야를 넘나들면서 선거지휘를 하고, 선거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나면 사실상 배신을 당하거나 갈등을 빚어 퇴장한 그의 이력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긍정적 평가 못지않게 부정적 평가가 많은 탓인가? 지난 6일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성인이 경향신문에 쓴 칼럼의 제목이 ‘김종인을 위한 변명’이다. 변명? 김종인이 이번엔 국민의힘을 지휘하는 탓에 불편하게 생각할 경향신문 독자들의 기분을 고려한 것인가? -
강준만의 화이부동 ‘법조 공화국’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 한국은 민관 합동으로 세운 ‘법조 공화국’이다. 고소·고발과 ‘정치의 사법화’가 왕성하게 일어나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나라가 아닌가. 법을 사랑하지 않으면 대통령 되기도 힘들다. 지난 6월 중앙일보는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의 상위권을 법과대학 출신 정치인이 싹쓸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이재명, 이낙연, 홍준표, 추미애, 최재형이 그러하며, 이외에도 정세균, 이광재, 원희룡, 황교안 등 죄다 법대 출신이라는 것이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의전’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 지난 8월27일에 일어난 ‘무릎 꿇고 우산 씌워주기’ 사건은 이미 흘러간 역사가 되었지만, 되짚어 볼 점은 있다. 이 사건은 처음엔 ‘과잉 의전’으로 비난을 받았지만,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한 취재진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빚어진 일이라는 반론이 나오면서 비난의 강도는 좀 수그러들었다. ‘언론 탓’은 일리는 있지만 전적으로 타당하진 않다. 공무원들은 언론의 요구에 무조건 복종하는 게 당연하다는 전제를 수용할 경우에만 타당할 뿐이다. ‘무릎 꿇고 우산 씌워주기’가 8분 이상 지속되었음에도 주변에 있던 간부급 공무원들이 이걸 그대로 방치한 무감각마저 ‘언론 탓’으로 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정파적 통계’가 갈등을 부추긴다 19세기 프랑스의 공학자이자 자유주의자인 미셸 슈발리에는 “훌륭한 통계는 협박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증언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가 원하는 것처럼 돌아가진 않았다. 통계는 늘 조작의 위협에 시달리느라 훌륭해질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 정치가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말을 하기에 이른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능력주의를 보는 좀 다른 시각 ‘능력주의(meritocracy)’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능력주의를 내세움으로써 논쟁의 확산에 기여한 점은 있지만, 사실 논쟁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것이다. 지난해에 출간된 <능력주의와 불평등>이란 책이 그런 논쟁의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10명의 필자가 참여한 이 책은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다는 믿음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시사하듯이, 능력주의를 심도 있게 비판한 탁월한 작품이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거짓말이다 2017년 5월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일 만에 첫 대외 활동으로 그동안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돼 왔던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다. 행사 현장에 있던 일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이 뉴스를 접한 일부 문 대통령 지지자들도 눈물을 흘렸다. 오마이뉴스의 관련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당신들의 말을 믿어도 될까요? 더불어민주당 내 현안 중 하나는 대선 경선 일정이다. 민주당 당헌은 대통령 선거일 ‘180일 전’까지 후보 선출을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기에 당헌에 맞추려면 늦어도 7~8월 경선을 치러 9월 초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의원들이 야당에 비해 너무 일찍 후보를 확정해서 얻을 이득이 없고, 예정에 없던 4월 재·보궐 선거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친 점을 이유로 들면서 두 달 정도 연기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
강준만의 화이부동 다시 문제는 싸가지다 “그렇게 압도적인 지지 속에 개혁 전권을 위임받는 정부가 근시일 내에 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적처럼 그런 에너지가 모였을 때 잘 써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그게 너무 아쉽다. 오만·독선 같은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정교한 비전과 철학이 부족했던 게 근본 원인이라고 본다.” 장강명 작가가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비전’이라는 제목의 중앙일보 칼럼(4월14일)에서 4년 전 문재인 정부가 갖고 있던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한 세대 뒤의 미래를 설계할 힘”이 이젠 사라져버린 걸 아쉬워하며 한 말이다. 문 정권과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잘 표현된 칼럼이다. 나는 칼럼 내용엔 흔쾌히 동의하면서도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걸린다. 반론이라기보다는 내 생각을 보태는 보론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