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로그
프로젝트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정보, 먹는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이야기하는 맛있는 글을 전해드립니다. 매주 금요일에 보내드리는 '끼니로그'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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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한끼 미드 속 주인공은 생존을 고민하고, 나는 생각한다 ‘내일 저거 먹어야지’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우유를 한 팩 샀다. 매대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의 우유를 집으며 마지막으로 우유를 샀던게 언제였더라, 생각했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우유를 마시지 않는다. 오랜만에 우유를 산 이유는 단 하나. 어제 정주행한 넷플릭스 ‘클릭 베이트’ 에서 형사 로샨이 씨리얼을 먹는 장면을 봤기 때문이다. 범인 검거에 실패하고 퇴근한 그는 불 꺼진 집에서 씨리얼을 꺼내 침대에 걸터앉는다. 그는 망한 수사, 망한 결혼, 망해가는 연애 때문에 씨리얼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지만, 나는 그 장면을 보며 한 가지 생각만 했다. 내일은 꼭 씨리얼을 먹어야지. -
내가 사랑한 한끼 물에 빠진 양파님,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많은 어린이가 그렇듯 어릴적 나도 편식을 했다. 채소를 좋아하지 않았다. 가장 싫은 건 양파였다. 처음부터 양파를 제일 싫어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기억이 또렷하다. 엄마가 소불고기를 해줬다. 고기만 야금야금 빼서 밥 한 공기를 뚝딱했다. 양파를 요리조리 피해 떠낸 국물을 끼얹어 야무지게 비벼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탁을 뜨려고 했을 때 엄마가 나를 다시 자리에 앉혔다. 내가 남긴 양파를 자기 숟가락에 모았다. “아, 해.” -
내가 사랑한 한끼 자타 공인 ‘빵순이’ 비건 디저트의 세계에 눈뜨다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종종 케이크를 사러 가는 집 근처 카페가 하나 있다. 3년 전 상도동으로 이사 온 뒤 동네 산책을 하다 발견한 이곳. 어쩐지 먹을 때마다 케이크가 야금야금 작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만 빼면 재료들의 충실한 맛이 늘 만족스러운 곳이다. 맛없는 디저트를 먹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기 때문에 낯선 가게를 들어갈 때는 꽤 신중한 편이다. 이 카페를 처음 봤을 때 실패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데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었다. 사장님의 자부심마저 느껴지는, 가게 앞 입간판 때문이었다. “100% 동물성 생크림으로 디저트를 만듭니다.” -
내가 사랑한 한끼 “뭐 이런 데 돈 쓰냐”던 엄마의 진심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20대의 엄마는 호텔리어였다. 지금도 결혼·출산한 여성의 경력단절은 해결되지 않은 사회문제인데, 1980년대는 오죽했을까. 엄마는 결혼 후 원래 일하던 곳에서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걸 상상이나 했을까 싶다. 엄마는 호텔리어의 꿈은 접어야 했지만, 직장인의 고된 삶은 안타깝게도 멈출 수 없었다. ‘잠깐 하겠다’던 엄마의 벌이는 내가 학업을 마친 뒤에도 끝나지 않았다. 공장에서 보낸 시간이 호텔에서 일한 시간을 훌쩍 넘어갔다. 내 벌이가 시원찮다고는 생각하면서도 그게 부끄럽지는 않았는데, 엄마한테 ‘이제 일 그만 하시라’고 자신있게 말 못하는 순간이 오면 참 피하고 싶었다. -
내가 사랑한 한끼 예닐곱에 깨친 숨어서 먹는 국밥의 맛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국밥을 좋아했다. 당연히 거짓말이지만 아주 어림없는 소리는 아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어떤 음식에 대한 기억은 유독 선명하다. 날씨와 분위기까지, 그때로 돌아간 듯 되살릴 수 있다. 엄마는 세 살 어린 동생은 집에 두고 나만 데리고 외출하는 날이 많았다. 정확히 몇 살이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아직 떡꼬치에 통닭의 양념 대신 케첩을 발라 먹었던 것으로 추측해보면 예닐곱 살 무렵이었다. 양념 통닭을 먹을 수 있도록 처음 허락을 받은 것이 일곱 살 때였기 때문이다. -
내가 사랑한 한끼 고봉밥을 잊지 못하는 나…탄수화물 중독자의 고백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밥이 보약이다.’ 어릴 적 어른들이 자주 하던 말씀이에요. ‘밥’은 끼니가 아니라 곡물을 말해요. 저의 고등학생 시절 밥공기를 요즘 쓰는 것과 비교하면 크기가 4배쯤은 될 거 같아요. 엄청나죠? 저만 유별났던 게 아니라 그땐 대부분 그랬어요. 반찬과 밥의 비율이 요즘엔 4대1이라면 그땐 1대1이었을 거예요. 드라마 <전원일기>를 보세요. 양촌리 사람들 밥사발이 얼마나 큰지, 깜짝 놀랄걸요? 저도 그 시절에 자랐네요. -
내가 사랑한 한끼 알싸하고 저릿한 매움! 마라, 넌 구원이었어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혈중 마라 농도는 식사 메뉴를 선택하는 결정적 요소다. 일주일이 넘게 마라탕이나 마라샹궈를 먹지 못했다면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 어떤 음식을 떠올려도 ‘기승전 마라’로 수렴하고 마는 위기. 대체 음식은 없다. 무조건 마라탕을 먹어야 한다. ‘마라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점심과 저녁을 모두 마라식(食)을 하기도 하고, 전날 저녁에 마라샹궈를 먹어 놓고는 다음날 점심에 마라탕을 먹기도 한다. -
내가 사랑한 한끼 고수며들었다, 해장하러 간 쌀국숫집에서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고수를 가리켜 누군가 ‘굶주린 암사자의 입 냄새’라고 표현했던 게 아직 잊히지가 않는다. 내 주위 대부분 한국 사람은 고수 향을‘세제 냄새’라고 묘사했다. 고수와의 첫 대면은 2007년 중국을 여행하던 중에 이뤄졌다. 시퍼런 고수 이파리를 무심코 씹었는데, 뿜어져 나온 ‘퐁퐁’ 향이 입안에서 사라지지 않을 때의 당혹감. 지역 고유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마음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
요리를 읽는 시간 ‘베이스 이즈 나이스’ 장진아의 채소로 나를 돌보는 일상 ‘끼니로그’ 도토리 에디터의 추천책 코너입니다. 이 기사는 금요일 아침 발송하는 식생활 뉴스레터 🍉 ‘끼니로그’에 소개되었습니다. 구독을 원하신다면 검색창에 ‘끼니로그’를 입력하거나 주소창에 다음 주소를 입력해서 신청해 주세요.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22110?groupIds=103467 허 베지터블스장진아 지음|보틀프레스|104쪽|1만5000원 -
내가 사랑한 한끼 떡볶이에 탄산 마시던 우리, 어느새 서로의 운동을 응원하는 사이가 됐다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오전 11시 45분. 회사 동기 A와 오랜만에 함께 점심을 먹었다. “피티는 어때?”“달리기는?” 진동벨을 받아들고 식탁에 앉자마자 서로의 운동에 대해 묻다니. 이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다. 평소 같이 밥을 먹으면 열에 여덟 번은 떡볶이를 먹으며 얼음 컵에 탄산을 곁들이던 우리인데 말이다. ‘건강식’을 먹기로 합의하고 고른 메뉴는 회사 근처 한 카페에서 파는 그린커리다. -
내가 사랑한 한끼 ‘더위사냥 슬러시’를 ‘쭉’ 빨아들인 역사적인 순간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캐나다. 어떤 이에겐 단풍잎의 나라, 누군가에겐 오로라와 같은 대자연의 나라인 곳. 남들이 무어라 정의하건 이 드넓은 땅은 나에게는 ‘팀홀튼’의 나라다. 2011년 겨울부터 이듬해 여름까지 10개월간의 캐나다 생활을 떠올리면 ‘팀홀튼’ 메이플 도넛의 달콤함이 입안에 감도는 것만 같다. -
내가 사랑한 한끼 마감 노동자의 소확행, 작은 행복이 모여 당뇨가 올 뻔 했다 ‘내가 사랑한 한끼’는 음식, 밥상, 먹는 일에 관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코너입니다. "먹어 치운 마카롱만큼 좋은 기사 썼다면 온갖 상을 휩쓸었을 텐데" 마감 노동자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요즘 말로 ‘국룰’이 하나 있다. 바로 ‘글은 마감(시간)이 써준다’는 것이다. 아무리 마감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졌대도 마찬가지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 활활 타올라야만 비로소 글이 나오는 것은 나를 포함한 많은 마감 노동자가 호소하는 증상이다. 특히 데드라인이 30분 이내로 남았을 때 발휘되는 집중력은 그야말로 초인적이다. 심장이 쫄깃해지도록 마감을 하고 나면 일종의 퀘스트를 깬 듯 쾌감에 휩싸이기도 하는데, 러너들이 경험한다는 ‘러너스 하이’가 이런 기분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