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
한국전통문화대 명예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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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린네와 은행나무 얼마 전 상영한 <침묵의 친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시간과 사랑, 인간과 자연, 성과 사회에 대한 시적 성찰로 엔예디 감독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교감’과 ‘연결’이라는 단어가 맴돌았다. 동시에 미국 유타주의 ‘판도(Pando)’가 떠올랐다. 지상에서는 수많은 사시나무가 따로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하에서는 하나의 뿌리로 연결된 거대한 생명체이다. 그것을 하나의 개체로 볼 것인가, 다수의 집합으로 볼 것인가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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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투사와 꽃 5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왕관을 닮은 꽃잎, 화려한 색채, 짙은 향기로 장미는 오래전부터 ‘꽃의 여왕’이라 불려왔다. 그러나 가냘픈 아름다움만을 상징하지는 않는다. 붉은빛과 가시는 피와 존엄, 저항과 투쟁의 의미도 있다. 꽃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다. 특정한 의미와 정서를 품은 상징적 매개체이기도 하여, 인간의 기억과 감정, 이념을 담아내는 표상을 함께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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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황후 조제핀과 장미 이제 곧 장미 축제가 시작된다. 보통 장미의 기원을 아시아와 중동에서 찾지만, 근대 장미 정원 문화는 프랑스에서 화려하게 꽃피었다. 특히 19세기 초 장미가 원예 문화로 자리 잡는 데에는 나폴레옹의 황후 조제핀 드 보아르네를 빼놓을 수 없다. 빼어난 미모와 우아한 취향으로 이름 높았던 그는 나폴레옹과 결혼한 뒤 황후에 올라 호화로운 삶을 보냈다. 그러나 10년이 넘도록 후계자가 태어나지 않자, 나폴레옹은 조제핀과의 이혼을 선택했다. 충격에 휩싸였던 그는 파리 근교의 말메종성에 정착해 식물에 온 정성을 쏟으며 정원사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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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성호 이익과 이끼 서울 서촌의 ‘창성동 실험실’에서는 늘 다채로운 전시가 열린다. 작품 전시가 주를 이루지만, 크리스마스실 전시와 국악 공연, 어린이 그림 전시와 북 토크까지 참으로 다양하고 역동적인 기획으로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전시장이 한옥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주제와 공간이 독특하고 문턱이 낮아 서촌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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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조지프 뱅크스와 큐 왕립 식물원 K컬처의 확산은 이제 전방위적이다. 음악과 미술을 넘어 음식, 미용, 영화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은 시공간의 장벽이 없다. 이처럼 동시다발적 문화 전파는 매우 이례적이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BTS 공연이 전 세계로 생중계되고, 미국에서는 이건희 컬렉션 순회 전시가 열리고 있다. 많은 외국인은 삼성을 단지 전자제품 생산 기업으로만 알고 있다가, 문화유산과 미술품을 수집해 국가에 기증한 기업이라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개인의 컬렉션을 공공에 환원하는 일은 그 사회가 공공성과 문화적 책임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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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이순신과 유자 ‘찢어진 하늘을 꿰매고, 흐린 태양을 목욕시킨 공로.’ 이순신에 대한 명나라 장수 진린의 평가다.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이 열렸다. ‘죽을 힘을 다해 준비했다’는 전시 관계자의 소회가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방대한 자료들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 씨줄과 날줄로 엮이며 매우 입체적인 서사를 보여주었다. 관람객 중에 군인들이 많은 것도 눈에 띄었다. 우리 역사에 400년 넘게 끊임없이 칭송받는 군인이 몇이나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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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장 지오노와 참나무 ‘장 지오노’라는 이름을 듣고 바로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나무를 심은 사람>의 작가라고 말하면,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한 편의 동화 같은 이 작품은 캐나다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방영된 적이 있다. 젊은 날을 회상하는 이 작품은 ‘진정 뛰어난 인격의 소유자는 이기심이 없고, 관대하며,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을 뿐 아니라 세상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이라는 화자의 평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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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추사 김정희와 수선화 문자향과 서권기의 표상, 추사 김정희. 그의 작품은 당대를 넘어 지금도 독보적이란 평을 받는다. 그러나 학문과 인생의 길은 결코 평탄치 않았다. 말년에는 정쟁에 휘말려 제주도로 유배됐다. 그의 나이 쉰다섯, 날카로운 가시로 뒤덮인 탱자나무 울타리 속에 위리안치된 채, 회한과 그리움, 애절함으로 점철된 8년여를 제주 대정에서 보냈다. 사랑하는 이들과 생이별하고, 낯선 땅에 몸과 마음이 버려졌으니, 그 삶이 얼마나 처절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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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한스 몰리슈와 등나무 그린란드 영토 문제가 연일 세계적 이슈다. 상대에 대한 존경과 배려 없이 좌충우돌하며, 예측 불가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검은 심연을 들여다보게 된다. 품격은커녕, 황당함을 넘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주장은 안보가 아니라 핵심 광물과 천연자원 때문’이라고 한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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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강희안과 소나무 제구포신(除舊布新), ‘옛것을 없애고 새것을 펼친다’는 뜻이다. 새해 초 정치계나 경제계에서 즐겨 쓰는 사자성어로 공자 <춘추>의 주석서 <춘추좌전>에 나오는 글귀다. 제구포신과 비슷한 뜻의 ‘제구양신(除舊養新)’이라는 글귀는 강희안의 <양화소록>의 ‘노송’에 등장한다. 세종대왕의 이종조카이자 집현전 학자였던 강희안은 뛰어난 학자였음에도 자신의 능력을 내세우지도 않고, 인맥을 통해 권력을 취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런 그의 취미는 꽃 기르기였다. 그는 <양화소록>에 총 16종의 식물을 서술했는데, 늙은 소나무를 맨 앞에 내세웠다. 백목지장인 소나무를 그만큼 중시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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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마오쩌둥과 매화 “온 산에 봄꽃이 만발할 때에, 매화는 그 가운데서 웃고 있으리.” 마오쩌둥이 매화를 노래한 ‘영매’라는 시 마지막 구절이다. 송나라 시인 육우가 같은 제목의 시를 썼지만, 마오쩌둥의 시는 내용과 의미가 다르다. 이 시를 쓴 시기는 1960년대 초로 마오쩌둥이 혁명을 시작했을 때다. 온 산에 만발한 봄꽃은 그의 추종자들이고, 매화는 마오쩌둥 자신을 의미한다. 그는 혁명가다. 매서운 겨울을 견뎌내며 가장 먼저 꽃을 피운 매화처럼 자신은 봄을 깨운 혁명의 선봉자라는 것이다. 자신의 사상이 들불처럼 번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조용히 미소 짓는 마오쩌둥이 그려진다. 그를 정치가로만 알지만, 그는 철학과 문학에 심취했던 사상가이자 시인이기도 했다. 그는 매화에 관한 시를 여러 편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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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 초의선사와 차 추운 날씨에 감기 기운이라도 있으면 따뜻한 차를 마신다. 목이 칼칼하고 한기가 들 땐 생강차를 즐긴다. 은은한 향의 모과차나 상큼한 맛의 유자차도 좋다. 이것저것 전부 차라고 하지만, 수많은 차의 원류는 차(茶)다. 정확히 말하면 차나무(Camellia sinensis)의 어린잎을 따서 만든 것만이 ‘차’다. 유럽에서 흔히 부르는 ‘tee’ ‘tea’ ‘the’ 등의 용어도 원산지인 중국 남부 지역에서 부르던 ‘茶(차)’ 발음에서 유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