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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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자원봉사 ‘가뭄’ 올해 자원봉사 활동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집계를 보면, 전국 사회복지기관에 등록된 자원봉사자는 전체 인구의 약 18%인 920만명이지만, 지난달까지 실제 봉사활동에 참여한 비율은 이들 중 6% 선에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20% 선이던 수치가 3분의 1로 줄었다. 신규 등록 봉사자 숫자도 정체됐다. 자원봉사 인력 공백이 계속되다가는 취약계층 복지에 구멍이 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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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누칼협’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마음이 병든다. 다른 사람에게 거부당했을 때의 고통과 신체적 고통을 뇌는 같은 부위에서 인식한다. 나홀로 생존이 어려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유대관계를 맺도록 진화한 결과다. 외로운 사람은 우울증에 쉽게 빠지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각종 질병에도 취약해진다. 사회적 고립은 사망률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요인 중 하나라는 연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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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탐욕스러운 일자리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는 노동시장의 여성 차별에 천착했다. 그는 남녀 임금격차 원인 중 하나로 ‘탐욕스러운 일자리’(Greedy work)를 꼽는다. 남성들은 장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으로 두둑한 보수를 받는 ‘탐욕스러운 일자리’를 택하고, 여성들은 가정과 육아라는 전통적인 성별 역할 규범에 따라 ‘유연한 일자리’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거의 언제나” 여성의 경력은 타격을 받는다. 고학력 출발선이 같아도 10년 뒤엔 여성의 임금이 뒤처진다고 그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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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교육은 꿈을 꿔야…꿈꾸고 행동하는 만큼 그 미래는 넓어질 것” 1958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사범대 사회교육과 재학 중 유신독재 반대 운동 전력으로 교사 발령을 받지 못하자 1983년 울산 현대중전기에 입사했다.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노동자대투쟁에 참가하면서 대졸 학력이 드러나 해고됐다. 그 후 영남노동운동연구소를 만들어 민주노총에서 활동하다 2002년 교사로 임용된 뒤 19년간 교단에 서며 ‘작은도서관’ 운동을 펼쳤다. 1984년 노옥희 당시 현대공고 교사를 만나 1989년 결혼했다. 최초의 여성·진보성향 울산교육감이 된 노옥희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교육정책 계승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 4월 보궐선거에 출마해 61.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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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파업 시위 동참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직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노조 파업시위에 동참했다. 26일(현지시간) 자동차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인근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현장을 찾은 바이든은 확성기를 들고 “여러분은 급여 인상 및 혜택의 자격이 있다. 잃은 것을 되찾자”고 외쳤다. 이날로 12일째를 맞은 미국 완성차업체 ‘빅3’인 포드·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의 사상 첫 동시파업에 따른 손실액은 2조원대로 추산된다. 그런데도 현직 대통령이 파업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한국에선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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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엄벌제도보다 필요한 건, 범죄자 100% 처벌받는다는 법의 확실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범죄통계 및 피해조사, 소년범죄와 관련 사법제도,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보안처분 등을 연구해왔다. 이화여대에서 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현재 법무부 범죄피해자보호위원회 위원과 청원심의회 위원, 한국형사정책학회 부회장을 역임 중이다. 공저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 <중형주의 형사제재의 실효성에 관한 평가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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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에코사이드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은 맹독성 다이옥신 성분의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 등을 8000만ℓ나 정글에 살포하면서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했다. 1970년 미국 독립시찰단이 맞닥뜨린 현장은 달랐다. 망고나무는 말라죽고, 가축들이 폐사했다. 주민들은 질병으로 고통받고, 15만명이 기형아로 태어났다. 자신의 연구 결과물이 고엽제로 무기화된 데 충격받은 생명윤리학자 아서 갤스턴은 이를 집단학살을 뜻하는 제노사이드에 빗대 ‘에코사이드’(ecocide), 즉 생태학살로 처음 규정했다. 환경범죄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이다. 1972년 열린 첫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올로프 팔메 스웨덴 총리는 에코사이드를 국제법으로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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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인도의 달 착륙 인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0달러를 밑돌던 1960년대부터 우주를 꿈꿨다. 선구자는 비크람 사라바이 박사(1919~1971)였다. “가난하고 사회문제가 많을수록 미래를 위한 우주개발이 절실하다”고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를 설득해 1962년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의 초석을 놨다. 천문학적 예산의 미·소 우주경쟁이 벌어지던 당시, 인도는 허허벌판 툼바에서 작은 교회를 빌려 첫 우주기지로 삼았다. 자전거로 부품을 실어다 조립해 로켓을 발사했고, 첫 통신위성의 안테나 범위 테스트는 소달구지에 싣고 했다. 독창적인 임기응변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도의 ‘주가드(Jugaad)’ 문화였다. 1980년, 인도는 자체 발사체 개발에 성공하며 세계 6번째 인공위성 발사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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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전경련의 ‘신장개업’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2일 임시총회에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파문 당시 전경련을 탈퇴했던 4대 그룹 일부 계열사도 일단 형식상으로 합류했다. 회원사로 잔류했던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 흡수통합되면서 회원 자격이 자동 복원된 것이다.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는 끊어내겠다”며 혁신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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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용산어린이정원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부근에 있는 용산어린이정원은 ‘공원’이 아니라 ‘정원’이다. 환경오염 기준이 더 엄격한 도시공원법 대신 수목원·정원법이 적용됐다. 일본군에 이어 해방 이후 미군이 주둔하던 부지 243만㎡ 중에서 지난해 58만㎡를 돌려받아 일부를 개방한 것인데, 과거 기름유출 사고 및 쓰레기 소각에 따른 토양오염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태다.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 36배를 넘고 납은 5배, 비소는 3배 초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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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극우·혐오’ 차기환의 귀환 ‘방송계 일베’로 꼽히는 차기환 변호사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로 9일 임명됐다. 방문진 이사장 자리를 꿰차고 MBC 사장 교체에 나설 거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체제가 등장하면 쏘아질 언론장악 신호탄일 수 있다. 판사 출신으로 극우 성향 ‘뉴라이트’인 그가 공영방송 이사가 된 것은 네 번째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인 2009~2015년 국민의힘(한나라당) 추천으로 방문진 이사를 연임하고, 그 후 3년간 KBS 이사를 지내며 논란을 몰고 다녔다. MBC 경영·보도·제작을 정부 입맛에 맞게 주무르고, 독립성을 요구한 파업에는 인사조치로 맞서 공영방송 조직을 ‘사화급’으로 초토화시켰다. KBS 이사 때에는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X맨’ 역할도 그의 장기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 시절에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방해하고 유가족들을 비하해 국가공무원법 등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때아닌 ‘북한군 침투설’을 유포하고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엔 경찰의 물대포 살수로 숨진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따로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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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꿈의 상온 초전도체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우연은 발명의 아버지다. 뜻하지 않았던 새로운 물질과 기술이 우연히 발견된 사건이 과학사에는 적지 않다. 인류 최초의 화약은 중국 당나라 때 도교의 연단술사들이 불로장생 묘약을 제조하려다 만들었다. 중세 시대 서양의 연금술사들은 금(Au)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현대 화학 기술의 바탕을 놓았다. 17세기 독일의 헤닝 브란트는 소변 속 빛나는 성분으로 금을 만들려고 양동이 60개 분량의 소변을 모아 끓이다가 인(P)을 발견했다. 그것이 훗날 인류사를 바꾼 성냥과 비료의 재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