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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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날리면’ 후폭풍 미 국무부가 20일(현지시간)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언급했다. 이 논란에 대한 한국 정부·여당의 대응을,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폭력과 괴롭힘’ 사례로 적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이 뉴욕 방문 때 바이든 미 대통령을 만난 직후 “외국 입법기관을 비판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MBC가 보도”하자 정부에서 “해당 보도가 핵심 해외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훼손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언급”했고, 여당 의원이 언론사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때 MBC의 전용기 탑승이 금지된 사실까지 조목조목 지적했다. 민주국가로서 낯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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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에코 백래시’ 친환경 정책에 반대하는 네덜란드의 신생 우익 포퓰리즘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투표 결과 ‘농민-시민운동당’(BBB)이 전체 선거구 절반 이상에서 승리해 상원 최대 정당 등극이 확실시된다. ‘질소 배출 감축 정책’을 추진해온 마르크 뤼터 총리와 그가 이끄는 중도우파 자유민주당(VVD)은 2010년 집권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환경정책이 백래시(대중적 반발)에 맞닥뜨린 것이다. 단초는 ‘질소’였다. 가축 배변 속 아산화질소와 암모니아는 기후·생태 위기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의 40% 정도인 면적에서 집약적 농축산업을 육성해온 네덜란드는 사육하는 소·돼지·닭이 인구의 6배인 1억마리 이상이다.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농축산품 수출국이다. 그만큼 질소 오염도 심각하다. 유럽연합(EU) 규정을 지키려면 2030년까지 질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이에 연립정부는 2030년까지 가축 사육두수를 3분의 1 감축하는 정책을 2021년 발표하고 농장 폐쇄에 나섰다. 생업을 잃게 된 농민들은 농무부 장관 집에 거름까지 뿌리며 거세게 반발했다. 도시 엘리트들이 근거 없는 ‘기후변화’를 빌미로 평범한 농부들의 삶을 위협한다는 포퓰리즘 정서가 싹텄고, 2019년 출범한 BBB는 급성장했다. 질소 감축 때문에 개발 허가가 막힌 도시에서도 지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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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배우의 전성기 사계절의 순환적 시간감각을 가졌던 농경사회와 달리 현대인의 시간감각은 선형적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직선 위에 놓는다. 성공으로 가는 과정도 우상향 직선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래서 예상궤도를 벗어나는 작은 실패에도 쉽게 초조해하고, 궤도에서 멀어지면 회복을 비관한다. 공연예술가 요안 부르주아는 ‘성공은 선형이 아니다(Success isn’t linear)’ 퍼포먼스에서 이 같은 고정관념을 부순다. 성공의 계단을 오르면서 그는 수없이 트램펄린 위로 떨어진다. 기껏 다시 몸을 일으켜도 더 낮은 칸에 머물고, 더 높은 칸에 오르고도 정상을 눈앞에 두고 추락한다. 그리고 재도전을 통해 꼭대기에 올라선다. ‘전성기는 지났다’는 중력 같은 속삭임을 그는 물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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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SM, 카카오, 하이브 ‘쩐의 전쟁’으로 치닫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12일 정보기술(IT) 기업 카카오의 승리로 끝났다. 매출 1위 연예기획사 하이브엔터테인먼트는 경쟁 심화로 시장이 과열됐다며 백기를 들었다.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양사가 합의했다고 한다. 1995년 가수 출신 이수만씨가 설립한 SM은 ‘H.O.T’ ‘S.E.S’를 비롯한 1세대 K팝 아이돌 그룹으로 한국 대중문화를 재편하며 업계 1위 왕좌에 장기간 군림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에 자리를 내줬고,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 같은 글로벌 신드롬을 이끌 신인 배출엔 부진했다. 와중에 SM이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에는 매년 최고 200억원 자문료를 지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2000년 상장 이후 배당을 한 번도 하지 않던 SM의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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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나는 신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는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고발한다. 특히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교주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은 이들의 증언과 세뇌당한 여성 신도들의 영상은 충격적이다. “1만명 여성과의 성관계”가 지상과제라는 자칭 ‘재림 예수’ 정씨를 30여년간 추적해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1980년대 신촌 대학가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온 JMS의 신도들이 검찰·국정원 등 각계각층에 포진해 교주를 비호해왔다고 주장한다. 교육수준이 높은 이들도 사이비 종교에 빠진다는 것이다. 한국은 JMS 같은 사이비 종교집단이 발흥하기 쉬운 환경으로 꼽힌다. 교단과 종단 900개 이상이 활동 중인 종교 다원사회인 데다, 주류 종교마저 내면적 깊이보다 샤머니즘과 다름없는 ‘신유은사’(병을 치료하는 초자연적 능력)와 ‘이적’(불가사의한 일)을 중요시해서다. 사이비가 주로 노리는 대상은 심리발달상 정체감이 미숙하고 정서적으로 결핍된 청년들이다. 과외나 취업상담, MBTI 같은 무료 심리검사를 해주겠다며 접근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뒤 종교활동으로 끌어들여 성, 노동 또는 재산을 착취한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 범죄는 사기·폭행·성범죄·문서위조 등 연간 5000건 이상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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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인공지능은 무오류의 존재가 아니다…견제 안 하면 더 위험해져” 세상에 한 번 나온 기술은 도로 주워담을 수 없다.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다. 2045년쯤이면 AI가 인류의 지성을 뛰어넘는 ‘기술적 특이점’이 도래할 것이라는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예측이 ‘챗GPT’ 신드롬과 맞물리면서 화두가 되고 있다. 화석연료를 이용한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산업혁명을 일궈냈던 인류가 이제 디지털 기술에 바탕한 AI의 개발로 두뇌의 한계를 넘어서는 진화를 눈앞에 둔 것이다. AI로 세상은 어떻게 달라지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지난달 28일 AI 윤리 전문가인 김명주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오류가 있는 사람이 만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론하는 인공지능은 무오류의 존재가 아니다”라며 “사용자 중심으로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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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참치 없는 참치캔 열량은 맛의 단위다. 뇌는 미각이 아닌 육감을 통해 음식 칼로리가 높을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보상시스템을 작동시킨다고 한다.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한 이 같은 기제는 산업화 이후 재앙적 결과를 낳고 있다. 공장식 축산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최근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지구상 가축의 무게를 모두 합치면 6억3000만t으로 인류 전체 중량 3억9000만t을 앞지를 정도다. 개발도상국 10억 인구의 단백질 공급원인 해양생태계도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전체 어장 90%에서 남획이 벌어지면서 2050년쯤 어업이 붕괴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대체 수산물’ 개발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다. 만능 요리재료로 각광받는 참치캔이 대표적이다. 콩과 해조류 분말 등을 이용해 기존 참치캔과 비슷한 맛을 내는 ‘식물성 참치’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토마토와 곤약으로 만든 ‘비건 참치회’는 붉은 색감과 고유의 식감을 모두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참치종 대부분은 2011년 멸종위기로 몰렸다가 국제사회 노력으로 최근에야 개체수가 회복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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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전시작품 파괴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풍선개’가 산산조각 났다. 지난주 미국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방문객 실수로 4만2000달러(약 5500만원)짜리 중형견 크기의 파란색 작품이 전시대에서 추락한 것이다. 처음엔 행위예술로 알았던 관람객들은 연거푸 사과하는 당사자를 보고서야 뒤늦게 사태를 알아챘다고 한다. 부주의한 관람객에 의한 전시품 훼손은 드물지 않다. 특히 작품 쪽으로 넘어졌다간 대형사고다. 2006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는 신발끈 밟고 넘어진 관람객 때문에 10억원짜리 청나라 도자기가 박살났고, 2015년 대만에서는 바로크 거장 포르포라의 20억원짜리 정물화 쪽으로 넘어진 아동이 주먹으로 캔버스에 구멍을 냈다. 국내에선 지난해 관람객이 발을 헛디뎌 장 미셸 오토니엘의 ‘푸른 강’ 유리벽돌 일부가 깨진 적 있다. 인생샷 잡으려는 ‘셀카’도 넘어짐 사고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가끔은 미술관의 소홀로 사달이 난다. 지난해 러시아에서는 보험금만 12억원짜리인 얼굴 없는 인물화에 누군가 볼펜으로 눈을 그려넣은 사건이 발생했는데, 알고 보니 심심했던 경비원의 소행이었다. 예술작품의 붓질, 끌질을 생생하게 향유하려는 관람객의 욕구와 작품을 보호·관리해야 하는 미술관의 의무는 예민한 균형을 요구한다. 르네상스 거장 미켈란젤로의 대리석상 ‘피에타’는 1972년 “나는 예수다!”를 외치며 망치를 휘두른 30대 호주 남성의 테러사건 이후에야 방탄유리로 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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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저무는 탱크의 시대 탱크 보유 대수 세계 1위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한 전차의 약 40%를 잃었다고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15일 밝혔다. 드론·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집계한 결과다. 주력전차인 신형 T-72B3 절반을 잃고 냉전 당시 제작한 재고 탱크까지 꺼내 쓸 판이라고 한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전차 대수는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군사대국 러시아와 ‘지상전의 왕자’ 전차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탱크의 원형은 15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거북이 등껍데기에 착안해 만든 데서 출발한다. 처음에는 나무와 쇠로 만든 원추를 사람이 지고 이동하는 개념이었다. 본격적 개발은 참호전 중심의 1차 세계대전 때였다. 보병의 진군을 방해하는 가시철조망과 기관총 세례를 무력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탱크가 전면적으로 전장에 등장한 것은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의 전격전(Blitzkrieg)에서 선봉 역할을 맡으면서다. 새로운 무기인 전차와 전투기로 무장한 독일의 침공을 맞닥뜨리고서야 영국과 프랑스는 기병을 고집하며 전차 기술을 무시한 실책을 깨달았다. 하지만 러시아는 달랐다. 볼셰비키 혁명 후 러시아의 새 지휘부는 전차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었던 덕분에 2차 대전에서 T-34로 명성을 떨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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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언론의 진짜 문제는 정파성…독자 눈치 보지 말고 독자에게 도전해야”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와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 부적절한 돈거래를 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 언론계가 충격에 빠졌다. 언론이 부정한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할 것이라는 믿음이 또 한 번 흔들리면서 언론 위상이 치명타를 입은 건 아닐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할 인터뷰 대상으로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SBS 법조 출입기자 및 법조팀장을 지낸 그는 선후배에게 존경받는 언론인이자 언론윤리 전문가로 손꼽힌다. 의외로 그는 이번 사건은 본질적 위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언론계 저변을 잠식하고 있는 ‘정파성’이야말로 더 만연하고 심각한 문제임에도 언론계에선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누구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후견주의를 탈피할 때만 언론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인터뷰실에서 심 교수와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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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피크 차이나 달도 차면 기운다. 번성하고 정점에 오르면 반드시 쇠락한다는 뜻의 속담이다. 일본의 정점은 2010년대 아베 신조 정부 시기였다고 하와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고문 브래드 글로서만은 2019년 저서 <피크 재팬>에서 분석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국가적 위기에도 보수 정치는 바뀌지 않았고, 시민은 과감한 개혁을 요구하지 못하며 체념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역시 정점을 찍었을까. 미국의 석학 조지프 나이가 새해 벽두에 ‘피크 차이나’(Peak China)란 칼럼으로 화두를 던졌다. 2030년 이전에 미국을 제치고 최강 경제대국에 등극하려던 중국의 야심이 ‘제로 코로나’ 정책 실패로 위축되고 있다. 그는 “중국은 군사와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미국에 훨씬 뒤처져 있다”며 중국이 14개 접경국과 벌이는 영토분쟁, 높은 수입 에너지 의존도, 위안화의 낮은 영향력, 생산 가능 인구 감소, 핵심기술 부족 등 구조적 문제를 꼽았다. 한족 중심의 민족주의도 성장 저해요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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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재난문자 1983년 어느 겨울날, 민방위훈련일도 아닌데 사방에 사이렌이 요란했다.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가 울먹였다. 전쟁이 터져서 놀러나간 아이를 잃어버리는 줄 아셨던 것이다. 제일 빠른 소식통이 라디오 방송이던 시절이다. 스마트폰 사용률 97%인 요즘이라면 ‘북한 공군 장교, 소련제 미그기 끌고 남한 귀순’이라는 정부의 재난문자를 받았을 것이다. 한국은 2005년 세계 최초로 재난문자 전국 송출체계를 도입했다. 2013년 4세대(4G) 휴대전화부터는 수신기능을 의무화했다. 수신자가 대비 또는 대피하도록 관계부처가 이동통신망을 통해 공습경보 같은 위급재난의 경우 60데시벨(㏈), 긴급재난은 40㏈의 알림음과 함께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낸다.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태풍, 호우, 강풍, 풍랑을 경고하는 용도로 보편화됐다. 서울시립대 연구분석에 따르면 자연재해 관련 긴급재난문자를 1회 더 발송하면 피해 복구비가 약 1억원 감소해 비용 대비 편익이 100배라고 한다. 하지만 남발하면 효과가 무뎌진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재난문자의 홍수를 빚었다. 전년 대비 60배 폭증한 5만4700여건에 달했다. 피로감을 느낀 시민들이 알림을 끌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