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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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김진태발 금융위기 ‘레고랜드 사태’가 일파만파다. 굴지의 대기업마저 자금난에 허덕이고, 초우량 등급인 한국가스공사 발행채권마저 유찰될 정도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2050억원을 못 갚겠다며 지난달 28일 레고랜드 사업주체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해 기업회생을 신청하며 벌어진 일이다. 지방정부가 지급보증했던 우량 채권이 부도나자 시장에 공포가 번졌고, 신용붕괴를 막으려 정부와 한국은행이 최소 50조원을 쏟아붓는 중이다. 시장이 진정되지 않으면 비용이 더 들어갈 수도 있다. -
여적 국민참여재판과 성범죄 국민참여재판과 성범죄의 상관관계가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신청된 4건 중 1건이 성범죄였다. 무죄 확률이 높아 성범죄 피고인들이 유독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고 한다. 2020년 기준 일반재판에서 성범죄 무죄율은 3.7%인데 국민참여재판에서는 47.8%였다. 2008~2020년 국민참여재판에서 성범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매우 높은 무죄율(21.88%)을 보였다. 강도나 상해에 비해서는 3배, 살인죄 무죄율과 비교하면 무려 10배가 넘는다. -
여적 냉각수 부족 물이 없으면 원자력발전소도 존재할 수 없다. 우라늄 핵분열로 증기를 데워 발전용 터빈을 돌리는데 거기서 발생하는 엄청난 열을 물로 식혀야 한다. 100만㎾급 원전 한 기를 가동하는 데 초당 약 70t의 냉각수가 들어간다. 원전을 강과 바다 근처에 짓는 이유다. 냉각시키지 못하면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처럼 원자로가 녹는다. 당시 지진에 따른 해일로 취수구가 망가지면서 열 제거 기능이 마비돼 원전이 폭발했다. -
여적 난산증(難算症) 정상 범주의 지능인데도 산술에 유독 취약한 경우 ‘난산증’(dyscalculia)을 의심해봐야 한다. 글자를 좀처럼 읽지 못하는 학습장애인 난독증(難讀症)처럼, 난산증은 숫자와 수학에 약한 것을 말한다. 난산증 어린이의 경우 더 큰 숫자를 구분하는 데도 애를 먹으며, 간단한 사칙연산도 잘하지 못한다. 거스름돈을 계산하거나 시계를 보는 데도 애를 먹어 또래의 놀림을 받곤 한다. 성인이 되어서는 요리재료를 계량하거나 지도를 읽고 안무를 외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업무를 위한 시간 배분에 실패하기도 한다. 수학 시험은 공포 그 자체이다. 공식이 머리에서 뱅글뱅글 돌 뿐 도무지 답을 써내지 못한다. ‘수포자’가 되기도 한다.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은 이만저만 아니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경계선 지능 아이는 다른 교육이 필요할 뿐…자기효능감 길러줘야” 인지학습치료 및 경계선 지능 전문가다. 경계선 지능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아동~후기 청소년기 심리적응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공유한다. 성균관대 아동심리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부모와 교사들을 대상으로 상담 및 강연을 하고 있다. 경계선 지능 아동의 초기 인지 및 문해·쓰기·독해·기초수학 학습능력 증진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책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 <경계선 지능과 부모> <느린 학습자의 공부>를 썼고, 미야구치 고지 박사의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한국어판을 감수했다. 현재 심리치료 전문기관 ‘연아혜윰’의 대표를 맡고 있다. -
여적 룰라 지지한 브라질 1020세대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좌파 성향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48%대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청년세대의 지지에 힘입었다. 룰라 지지율은 16~24세에서 가장 높은데, 대선에 참여하려고 유권자로 등록한 16~18세 청소년이 200만명으로 이전 선거에 비해 47% 급증했다. ‘보우사 파밀리아’ 등 강력한 복지 혜택을 누린 아이들이 룰라 지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
여적 ‘노동’ 사라진 교육 “교육은 누구의 손아귀에 쥐여졌는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에 따라 효과가 결정되는 무기”라고 우민화 정책을 폈던 구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은 말했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에 이렇게 적었다. “그들은 의식이 들기까지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란이 일어나기까지 그들은 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내 것인지 모르는 권리는 주장할 수 없다. 민주주의로부터 먼 사회일수록 지배엘리트의 핵심이익과 결부된 부분은 교육에서 숨겨지고 삭제된다. -
여적 여자 무솔리니 파시즘은 이탈리아에서 싹텄다. 파쇼(fascio)의 말뿌리도 이탈리아어(묶음·단결)다. 1차 세계대전 후 극심한 사회갈등에 넌더리가 난 이탈리아 민심을 간파한 베니토 무솔리니가 ‘로마 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며 1922년 검은 셔츠단을 이끌고 ‘로마 진군’ 쿠데타를 일으켜 20년 이상 극우 독재를 했다. 두체(Il Duce·지도자)로 불리던 그는 1945년 민중에 의해 처형됐지만, 독일과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역사청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
여적 한국의 초산 연령 옛 유교사회에서는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을 ‘칠거지악’(七去之惡) 중 하나로 여겼다. 남편의 일방적 이혼이 가능할 만큼 중대한 과실로 간주했다는 뜻이다. 고된 양육을 거의 전적으로 떠맡는 여성이 출산을 계속하도록 유도하는 이데올로기였을 것이다. 다산(多産)은 한 가정과 사회가 노동력과 국력을 확대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출생률은 1960년 6.0명이었다. -
여적 장뤼크 고다르의 조력자살 ‘누벨바그’ 사조를 이끈 프랑스의 거장 영화감독 장뤼크 고다르(91)가 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불치 질환을 앓던 고다르는 스위스에서 의료진이 제공한 약물을 스스로 투약했다. 1960년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네 멋대로 해라>의 “영원불멸의 존재가 되고 나서 죽는 것이 야망”이라는 대사를 실제로 구현한 셈이 됐다. 자신만의 영화 문법을 만든 거장다운 선택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안락사 논의 가속…호스피스와 존엄사 병행 사회적 합의 도출해야” 삶의 질 연구 및 완화의료 분야 전문가다.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와 한국건강학회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1991년부터 30년 넘게 암환자, 만성질환 환자 및 그 가족의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연구와 진료를 해왔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설립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연명의료결정법’ 법제화에 앞장선 공로로 2016년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나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의사입니다> <나는 품위있게 죽고 싶다> 등의 저작과 다수의 연구논문을 발표해왔다. “의사의 사명은 병을 치료하는 것만이 아니라 병을 가진 ‘사람’을 치료하는 데 있다”는 신념으로 환자 및 가족의 총체적 행복과 건강을 증진하는 프로그램 개발·적용에 매진하고 있다. -
여적 사회소요지수 18세기 프랑스 노동자는 하루에 빵을 약 1㎏어치 먹었다. 일일 섭취열량의 90%를 차지하는 빵을 사려고 일당의 절반을 썼다. 1788년부터 이듬해까지 기상악화로 흉작이 거듭되며 빵값이 일당의 88%까지 치솟았다. 배급줄에 서더라도 도끼로나 잘릴 법한 검고 딱딱한 빵이 고작이었다.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이 19년이나 옥살이를 한 것은 정제 밀가루로 만든 귀족계급용 빵을 넘봤기 때문이다. 결국 ‘빵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식량폭동이 1789년 프랑스 혁명이라는 체제 전복으로 이어졌다. 모든 빵 재료는 동일해야 한다는 ‘빵 평등권’도 대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