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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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헌법의 약속, 국민통합과 협치 4400만 유권자 가운데 3400만명이 넘게 참여한 대선이 불과 24만여표 차이로 결정되었다. 한국 사회가 둘로 쪼개졌다는 탄식이 들려온다. 세대, 지역, 젠더 등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하다는 우려도 많다. 당선인이 국민통합을 당선소감의 첫머리에 올린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리라. 당선인에게 쏟아지는 고언들도 하나같이 국민통합으로 수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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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대통령 권력 축소론’이 놓치는 것 대선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필자와 같은 헌법학도의 입장에서 특히 흥미로운 공약은 아무래도 유력 후보들의 권력 운용에 관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통합정부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라는 명칭을 거부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인격적 권력 운용을 넘어섬과 동시에 행정권력을 공유하겠다는 다짐이다. 윤석열 후보는 청와대 해체를 약속하고 있다. 청와대라는 명칭에서부터 그곳의 집무실을 하루도 쓰지 않겠다고 공언한다. 두 공약 모두 87년 민주화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대통령의 권력 축소론의 연장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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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공수처 1호 사건과 법치의 역설 민주공화국은 법치국가를 지향한다. 지난 연말 소위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검찰에 의해 기소되어 법치의 본질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조 교육감은 해직교사를 부정 채용하기 위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임용 관련 국가공무원법위반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죄목의 핵심 구성요건은 “직권을 남용”하는 것과 “시험 또는 임용에 관하여 고의로 방해하거나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이다. 언뜻 보기에 엄단할 필요가 있는 반사회적 행위다. 그러나 ‘남용’이란 상대적 개념이기 때문에 자칫 오용하면 정상적인 권한행사마저도 처벌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을 가지고 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으로 법집행기관의 자의가 개입하기 쉬운 모호한 기준이다. 시험 등에 대하여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란 것도 원론적으로야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지만 현실에 적용하다 보면 시험 관련 직무행위를 과도하게 처벌의 대상으로 삼게 되는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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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대통령제의 진화 많은 국민들이 오해하는 헌정사적 사실이 있다. 바로 우리 헌정에서 대통령제의 시작에 대한 역사다. 흔히들 제헌헌법의 정부형태를 대통령제로 기억한다. 원래 내각제를 구상했던 유진오안이 이승만의 몽니 때문에 막판에 대통령제로 바뀐 것이라는 야사가 회자되곤 한다. 대통령을 행정권의 수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굳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통령제 하면 연상하는 소위 대통령‘중심’제가 아닌 것은 분명하고 굳이 따지자면 내각제에 더 가까웠다고 볼 여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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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전두환과 헌정사의 아이러니 전두환 제11대·제12대 대통령이 유명을 달리했다.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등 자신의 잘못에 대해 아무런 사죄 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헌정에 남긴 흔적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에게 남겨져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학살자로 명명될 역사적 과오와 함께 독재자로서의 그의 행적이 오늘의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를 평가하고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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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국가장과 대통령의 헌법상 지위 정부가 노태우 제13대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하자 일부 시민사회에서 반발하는 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논란의 배경에는 헌법상 대통령의 지위에 대한 다양한 인식과 가치적 평가가 교차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국가장은 국가장법에 따라 국가가 주관하는 장례이다. 국가장법은 제1조에서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 서거한 경우에 그 장례를 경건하고 엄숙하게 집행함으로써 국민 통합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을 선언하고 있다. 국민적 추앙을 받았던 사람의 장례를 통해 국민 통합을 추구하는 것이 국가장인 것이다. 2011년 국가장법으로 전면개정 되기 전 1967년에 제정된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에는 국민 통합이라는 궁극적 목적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적 추앙을 받은 사람의 장례라는 국가장의 정의 자체가 이미 통합적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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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일본 ‘호텔 선거’, 한국 ‘수사 대선’ 일본 자민당의 새 총재로 기시다 후미오가 선출되면서 100대째 차기 총리로 취임할 예정이다. 집권당 의원들과 대의원만이 참여하여 호텔에서 치러진 선거가 정부수반을 사실상 결정지은 것이다. 국민의 여론은 참고사항일 뿐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한다. 내각제를 채택한 나라들에선 그다지 낯선 풍경은 아니다. ‘호텔선거’의 풍경은 정부형태를 내각제나 이원정부제로 바꾸자는 개헌논의가 잠복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참고할 만하다. 우리 국민들 사이에 여전히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국민이 배제되는 권력교체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자리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행 권력구조의 본질을 이루는 대통령 직선제는 유신헌법의 통일주체국민회의나 5공헌법의 대통령선거인단이 이미지화한 ‘체육관선거’처럼 국민의 결정권이 무시되는 선거에 대한 저항의식의 결과이다. 국민눈높이가 강조되는 한국형 민주공화국에서 무시 못할 정치문화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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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헌법에 비춰본 대선 후보의 자격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로 15명이 등록하면서 대선 정국이 본궤도에 올랐다. 대선일까지 일곱 달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국민들의 관심도가 예전 같지 않다. 코로나19 때문에 대중활동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그래도 심드렁한 대선 분위기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혹여나 민주화과정에서 ‘광장정치’를 통해 고비마다 주권자의 안목을 갈고 닦아온 국민들의 정치수준에 후보들이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