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치용
미국 코넬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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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노무현의 고뇌를 아는가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국가 미래를 위한 담론은 보이지 않고, 국민 통합을 위한 길잡이 대신 기생충, 파시스트, 주술사 등 막말이 오가는 역겨운 선거로 치닫고 있다. 와중에 대선 후보들 너도나도 선거운동에 노무현을 소환했다. 그들은 노무현이 품었던 고뇌를 가슴 저리게 한 번만이라도 느껴 보았을까? 그가 꿈꾸었던 세상을 알기는 하는 것일까? 그가 남긴, 미완성 <진보의 미래> 책자를 다시 꺼내 들었다. 노무현의 고민은 ‘힘없는 보통 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로 시작한다. 그는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소득 불균형에 주목한다. 상위 10% 소득증가분이 평균 소득증가분보다 높고, 하위 90%의 소득증가분은 평균 이하에 머문다. 시장의 힘이 아닌 사회 규범과 제도 변화가 소득 불균형을 확대하는데, 그 뿌리가 정치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상위 25%가 순자산의 75%를 점유하고 있고, 하위 50%가 갖는 순자산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친다. 그런데도 대통령 후보들이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 운운하는 걸 보면, 소득 및 자산 불균형에서 오는 양극화에 대한 국가의 대책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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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빈 주사기를 꽂지 마라 자신과 자신 이외의 것을 구별하는 것이 면역의 기본 원리다. 백신을 맞는 이유는 내 몸에 들어와 생명 활동을 위협할 수 있는 이물질에 대한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백신 접종으로 만들어진 항체는 혈액 속을 순환하면서 이물질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이물질에 대한 정보는 기억 면역세포에도 저장되어, 유사시 이들과 맞서 싸울 전투병 세포를 동원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생명체를 온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통합 시스템이 면역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면역체계는 어떠한가? 부동산 공화국으로 빈부 차이는 더욱 벌어져 혈액의 쏠림현상이 시작되었고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는 조직이 괴사할 지경에 이르렀다. 지방은 이대로 몰락할 것인가? 이대남, 이대녀로 갈라진 젊은 심장은 펌프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심방과 심실을 오가며 좌우가 연결된 한 개의 온전한 심장만이 생명체를 살린다. 이대남, 이대녀를 20대 젊은이 하나로 돌려놓아야 한다. 팬데믹과 자영업자, 노동자, 환경 이슈 등 피 순환의 불균형 속에서 <오징어 게임>과 <지옥> 같은 삶을 경험하면서도 우리는 글로벌 K문화의 골든글로브 수상에 손뼉을 쳐야 했다. 병이 깊어지면 치료할 기회마저 놓친다. 백신 접종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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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가 사는 뉴욕주의 이타카 마을은 북위 42.3으로, 북한의 중강진 정도 위도에 해당한다. 이곳의 사계절은 우스갯소리로 “겨울, 여전히 겨울, 여름, 그리고 거의 겨울”이라 부를 만큼 겨울은 길고, 눈이 많이 내리며 춥다. 그러나 올 12월은 낮 기온이 거의 영상을 웃돌고, 눈 대신 장대비가 내린다. 지난 10일에는 초강력 겨울 토네이도가 발생해 400㎞가 넘는 이동 거리를 기록하며, 켄터키주 등 미 중부 내륙 6개 주를 관통하여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줬다. 영국의 유력 시사주간지인 더 이코노미스트는 켄터키주가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도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학자들은 12월의 이상 고온 현상이 토네이도 발생과 연관이 있는지를 주의 깊게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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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수능은 공정한가, 공교육은 공정했는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났다. 팬데믹 상황에서 치러진 두 번째 코로나19 수능이었다. 수능 출제 위원장은 모의평가 결과 수험생 사이의 학력 격차 특징이 발견되지 않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문제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험생과 입시전문가 사이에선 어려운 수능이었다는 말이 돌았다. 다시 질문한다. 수능은 공정한가? 공교육은 또한 공정하였는가? 공교육이 공정하였다는 가정하에서만 수능의 공정성을 얘기할 수 있다. 교실은 학생들에게 교육 환경의 동일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교실 환경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다르고, 특목고와 일반고가 다르다. 온라인 수업이 주류였던 팬데믹 기간의 수업환경은 학생 개개인이 처한 가정환경까지를 고려하니 교육의 공정성에 더욱 강한 의문이 생긴다. 인터넷 속도와 품질, 그리고 온라인 수업 기기의 성능이 수업의 질에 반영되고, 학생의 공부방 환경이 학습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공교육이 개인의 생활환경까지 고려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면 교육이 온라인으로 바뀌면 이야기는 확연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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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공감할 수 없는 대선 주자 “왜 쏘았지? 왜 찔렀지? 트럭에 싣고 어딜 갔지?” 80년대 군부독재의 탄압 속에서 삼삼오오 어깨동무하고 부르던 이 노랫말이 아직도 귀에 먹먹하다. 국립 5·18 민주 묘지의 원혼들은 많은 시간이 흘렀건만, 아직도 편히 잠 못 들고 있다. 유가족은 새우잠으로 어깨를 들썩이며 울먹이길 반복하는데, 전두환과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보여준 행태는 실망을 넘어 대통령을 준비하는 사람의 언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릇된 역사관과 정치관을 지닌 그가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검찰의 총수였다는 사실이 참으로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