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우
이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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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거꾸로 가는 한국의 공공교통정책 10년 전 지방으로 이주를 준비할 때 많은 사람들이 운전면허를 딸 것을 권했다. 강연이나 교육 때문에 여러 곳을 많이 돌아다니는 편인데 수도권이나 광역시를 벗어나면 어디건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태계를 생각해서 나라도 자가용을 운전하지 않겠다는 고집이 잠깐 흔들리긴 했지만 좀 둘러 가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다짐했다. 이주를 하니 지역 내를 다니는 버스가 있지만 노선이 적고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다녔다. 시외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해서 자가용으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가 대중교통으로는 보통 두세 시간이 걸렸다. 이것도 환승 시간이 맞는 운 좋은 경우의 이야기이고 운이 나쁘면 네다섯 시간도 각오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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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전임자 흔적 지우기와 생각하지 않는 관료제 윤석열 정부는 임기를 시작하며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국정운영 비전으로 내세웠는데, 용산 집무실 이전과 전임 정부의 뒤를 캐는 데만 힘을 쏟고 있다. 집권 초반임에도 고정 지지층 30%에 머무는 지지율은 시민들과 공유하는 비전이 없음을 뜻한다. 행정 혼란은 누구의 책임인가 안타깝게도 동행·매력 특별시를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도 비슷하다. 보궐선거에 당선되어 임기를 먼저 시작했음에도 새로운 비전보다는 전임 시장의 핵심사업들을 없애고 시민단체들을 비난하느라 초반의 에너지를 다 쓰고 있다. 서울시는 오랫동안 운영되어온 마을공동체나 도시혁신과 관련된 사업들을 다른 대안 없이 종료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관련 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갑작스레 직장을 잃었고, 이런저런 사업에 참여하던 주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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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민주주의의 자리 얼마 전 동네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왔나 둘러보는데 군수가 눈에 들어왔다. 오, 군수도 토론회에 참여하는구나,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간단한 인사말이 끝나고 토론회가 시작할 무렵 군수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자리를 뜨는 군수 때문에 참석자들은 미리 사진을 찍으러 우르르 무대 앞으로 나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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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공무원은 그곳에 살지 않는다 지난달 읍에서 좀 떨어진 면에서 민주주의에 관해 강연을 했다. 같은 군이지만 차로 30분 이상 가야 하는 곳이라 평소에는 왕래가 없던 지역이었다. 그곳에는 교육이주를 한 분들이 마을의 이런저런 일을 도맡으며 활동하고 계셨다. 조금은 심심한 민주주의 이야기를 하고 같이 식사를 했다. 행사를 준비한 쪽이 김밥과 샌드위치를 준비했더니 다들 너무 좋아하셨다. 면에는 김밥집이 없고 빵집도 없기 때문이다. 인구가 빠지는 면에는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케이크라도 하나 사려면 읍내로 차를 운전해 나와야 한다. 약국이나 병원이 없는 것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 배달앱이나 지도로 10분 내에 먹을거리나 편의시설을 찾는 도시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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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역대급의 정치 힌남노라 불린 초대형 태풍이 지나갔다. 큰 태풍이 아니라도 한창 낟알이 차는 시기여서 벼가 쓰러지면 어쩌나, 수확기가 다 된 과일이 떨어지면 어쩌나, 농부들의 걱정이 컸다. 바람이 잦아든 뒤 읍내를 돌아보니 비가 많이 내리면 넘치던 하천도 큰 탈 없고 무너진 곳도 없었다. 나무가 쓰러져 도로를 막은 곳이 있다는 소식도 있었으나 며칠 동안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피해가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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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이득은 누가 챙기나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인구가 줄어드는 비수도권의 지방자치단체가 생활인구와 관계인구(이주하지는 않았지만 지역을 방문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를 늘릴 계획을 자율적으로 세우도록 유도하기 위한 기금이다. 지난 7월 행정안전부는 전국 122개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받기 위한 투자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매년 1조원 규모로 편성되는 기금이라 n분의 1로 쪼개면 그리 큰 금액은 아님에도 많은 지자체들이 지원했다. 내가 사는 지역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어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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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권력과 불화하지 않는 풀뿌리? 칼럼 코너의 제목처럼 나는 2000년대 초반부터 풀뿌리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외쳐 왔다. 식민지와 군사독재를 거친 한국 현대사는 엘리트 중심, 행정 중심의 권력구조를 만들었고, 1997년의 국가부도위기는 분배구조의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경쟁과 능력주의의 압박을 받으며 사회의 관계망도 끊어져 변화를 모색하기도 쉽지 않았다. 풀뿌리는 기득권 중심의 사회구조를 무너뜨리고 주요한 결정과정에서 배제되어온 사람들이 경험과 역량을 쌓고 나누며 함께 사회의 주체로 나서자는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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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고유가 시대, 공공교통이 대안이다 기름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운전면허가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아직까지는 체감이 떨어지지만, 곧 교통요금도 오르면 부담이 커질 듯하다. 무궁화호와 같은 일반열차를 타보면 승용차 이용이 쉽지 않을 법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의 이동권은 누가 보장할까? 가끔 서울을 갈 때 대전역에서 KTX나 SRT로 환승한다. 환승표를 끊어본 사람이면 누구나 느꼈을 불편함이 있다. 코레일앱에서 SRT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표를 예매하려면 SRT앱을 써야 한다. 회사가 다르니 그렇겠지 생각할 수 있지만 자회사와 모회사 관계인 기차를 이렇게 불편하게 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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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무상급식이면 다 된 건가 우리집 어린이는 학교에 다녀올 때마다 급식 맛이 없다고 푸념한다. 그걸 만드느라 급식실 선생님들이 얼마나 고생하시는 줄 아냐고 타박을 주기도 하지만 소통알리미에 올라오는 급식사진을 가끔 보면 그 푸념이 이해되기도 한다. 식재료도 뭔가 부족하고 조리상태도 별로이다. 그런데 이 학교만 그럴까? 어린이가 다니는 충청북도 내 초등학교의 1인 급식단가는 2280원으로 인건비 빼고 쌀과 후식, 양념이 포함된 단가이다. 학교급식은 급식인원과 지역에 따라 차등 지원되고 있는데, 500명 이상 1000명 이하의 농촌 초등학교에 책정된 금액이다. 도시의 경우 같은 규모면 급식단가가 2220원으로 낮아진다. 이것이 2021년보다 3.8% 인상된 금액이라 하지만, 높은 물가인상률과 비교하면 초라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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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미래와 동떨어진 미래교육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2020년 하반기부터 온라인 원격수업이 시작되었다. 그 무렵 우리 집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는 수업에 쓸 스마트기기 보유 현황을 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스마트패드나 노트북을 빌려주겠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고장이나 파손 시 본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우리는 집에 노트북이 있어 굳이 빌려 쓸 필요는 없었다. 그렇지만 학교가 이런 부분에도 신경을 쓰는 듯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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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다른 대안이 없다는 그 말 지난 1월부터 동네의 공동체라디오방송국에서 매주 한 시간 분량의 방송을 녹음하고 있다. 지난번엔 세 번으로 나눠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 전략수립 연구용역’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방송에서 읽었다. 송신소 반경 10㎞의 소출력 방송이라 몇 명이 들을진 알 수 없지만 작년 연말에 나온 이 보고서의 내용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안 되면 그만, 돼도 문제인 메가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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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정치의 언어가 사라진 극단의 시대 나라 밖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중국과 대만, 중국과 미국의 갈등도 여전하다. 비핵화, 종전선언, 전시작전권 환수처럼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는 남북관계, 북·미관계도 이후를 낙관하기 어렵다. 기후위기 대응을 비롯해 자원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질 것이기에 외교를 담당하는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주일 뒤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는 적합한 인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