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우
이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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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다른 대안이 없다는 그 말 지난 1월부터 동네의 공동체라디오방송국에서 매주 한 시간 분량의 방송을 녹음하고 있다. 지난번엔 세 번으로 나눠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 전략수립 연구용역’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방송에서 읽었다. 송신소 반경 10㎞의 소출력 방송이라 몇 명이 들을진 알 수 없지만 작년 연말에 나온 이 보고서의 내용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안 되면 그만, 돼도 문제인 메가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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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정치의 언어가 사라진 극단의 시대 나라 밖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중국과 대만, 중국과 미국의 갈등도 여전하다. 비핵화, 종전선언, 전시작전권 환수처럼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는 남북관계, 북·미관계도 이후를 낙관하기 어렵다. 기후위기 대응을 비롯해 자원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질 것이기에 외교를 담당하는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주일 뒤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는 적합한 인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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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무궁화호 대학살과 윤석열차 2014년 2월 충북 옥천군으로 이사했을 때는 서울역을 떠나는 막차 시간이 밤 10시55분이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일을 보고 사람들과 술도 한잔 하며 아쉬움을 남긴 채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일이나 인간관계가 수도권에 있었지만 이주를 결심할 수 있었던 건 다닐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옥천역에 내려 인기척 없는 밤길을 걷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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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의 풀뿌리 지자체의 공허한 ‘탄소중립’, 시민이 지켜본다 2020년 6월5일 환경의날을 맞이해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가 ‘기후위기비상선언’에 동참했다. 이 비상선언은 지방정부가 앞장서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대응계획을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규모라는 선전이 무색할 정도로 2021년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2021년 5월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선언이 다시 이어졌을 뿐이다. -
하승우의 풀뿌리 고통의 개인화와 공통감각의 상실 오래전에 빨치산 세대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극단적인 이념 대립과 전쟁, 노골적인 폭력의 시대에 관해 말했다. 무용담과 고통이 뒤섞인 이야기를 들으며 그 삶에 나를 투영하기는 어려웠다. 그런 시대를 살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면서도 우리 시대라고 딱히 삶이 편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는 의문사와 분신의 시대를 살았다. 국가폭력은 때론 노골적으로 때론 은밀하게 저항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뒤쫓고 생명을 위협했다. 길을 가다가, 말을 꺼내다가 주위를 살피는 시대였고, 자신의 몸을 불태우며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최근 세상을 떠난 노태우, 전두환이 그런 폭력과 희생의 시대를 지배했던 자들이다. -
하승우의 풀뿌리 변경의 소리를 들어라 넷플릭스 영화 <킹덤> 시리즈에서 좀비가 처음 발생한 지역은 함경도의 국경이다. 중앙의 권력다툼에서 잠시 밀려난 이들이 행세하는 완충지대이자 외부의 위협이 가장 먼저 감지되는 경계. 그런 변경의 사람들에게 중앙의 권력은 욕망의 대상이자 생명을 위협하는 공포이다. 그곳을 벗어나려면 권력이 필요한데, 살고자 충성을 바쳐도 중앙의 필요에 따라 변경의 사람들은 언제든 버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저희도 언제쯤 관직을 받을 수 있겠냐고 묻던 변경인은 버림받아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몸이 된다. 현실에서는 언제쯤이면 농정(農政)이 실현될지 기다리던 열외국민 농민들이,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고 같은 일을 해도 적은 임금을 받는 지방의 노동자들이 그렇게 살아 있다. 살아남느라 지친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중앙의 대장동이나 신도시 이야기는 분노보다 열패감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