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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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이러다 ‘보건복지부 폐지’도 나올라 1955년 12월1일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흑인여성 로자 파크스는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를 거부했다. 갈등이 생기자 버스운전기사는 경찰에 신고했고, 그녀는 몽고메리 시법에 따라 체포되었다. 이것은 백화점 재봉사였던 한 흑인여성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었다. 그녀가 체포된 후 미국 남부 흑인착취제도 균열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몽고메리 버스승차거부운동이 시작되었다. 영웅담을 얘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오히려 궁금한 건 이거다.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 아프리카에서 생포한 흑인 20여명을 실은 배가 도착한 1619년 8월부터 시작되었다던, 그 강고한 흑인착취제도가 왜 하필 이때부터 붕괴되기 시작한 것일까? 수백년 흑인착취의 역사에서 용기 있는 로자 파크스가 한둘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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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 ‘괴벨스’란 보수, ‘탈레반’이란 진보 1976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연설에 등장하는 복지여왕은 유명하다. 캐딜락을 타고 다니는 흑인, 여성, 복지사기꾼이라는 가공의 캐릭터이다. 당시 미국에 부정한 복지수급자가 왜 없었겠는가? 문제는 이 내러티브가 묘하게 대중의 촉을 건드리면서 보수공화당 부활의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는 거다. 복지는 경제성장의 주적이다. 사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는 닥치고 무능한 정부와 싸워야 한다. 더 가관은 요즈음이다. 보수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에서는 매년 미국 각 주의 개인적·경제적 자유 순위를 매긴다. 2021년 기준 꼴찌가 뉴욕이고, 상위 2위가 플로리다이다. 개인에게 뉴욕은 지옥, 플로리다는 천국인 셈이다. 뉴욕이 지옥? 자유에 대한 왜곡이 너무하다 싶은데 여기에 천국 플로리다 주지사이자 공화당 유력잠룡인 디온 디샌티스는 작년 11월 조 바이든 정부의 백신 의무화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코로나19 2년에 사람들은 많이 참았다. 이 피로감을 보수가 파고든다. 보수가 시장에 혼돈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