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연
대전대 역사문화학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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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현실 소풍 김밥과 사실, 그 너머 진실 3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많은 부모가 긴장하고 있을 듯하다. 이 편식하는 꼬맹이가 학교 급식은 먹을지, 화장실은 제대로 갈지, 왕따라도 당하는 건 아닐지 모든 게 걱정스러울 뿐이다. 나 역시 그러했다.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소풍 갔을 때였다. 당시에는 교우관계에 촉각이 곤두서있던 터라 소풍에서 귀가한 애에게 누구랑 김밥을 먹었는지부터 물어보았다. 그러나 아이의 대답은 청천벽력과 같았다. “혼자 먹었는데요?” 우리 애가 김밥을 같이 먹을 친구도 없다니!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더 캐물어봐도 애는 횡설수설이라 제대로 상황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엄마들끼리 이맘때 애들은 꼭 ‘찢어진 책’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는데, 딱 그 상황이었다. ‘찢어진 책’이란 뭐라고 얘기를 해주긴 하는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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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현실 마늘이 알려준 이야기의 힘 미국에서 ‘파머스 마켓’에 간 적이 있다. 저렴하고 복작대는 시장 구경을 기대하며, 일정과 장소를 확인하려고 본 파머스 마켓의 홈페이지는 뭔가 예상과 달랐다. 아주 거창한 임무와 비전을 제시하며 특별한 척한다는 느낌을 준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동네 파머스 마켓의 임무는 이러했다.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시장을 제공함으로써 작은 지역 농장을 지원하고, 도시민에게 이벤트를 제공하여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비전은 더 거창했다.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이끌고 지지하는 것”이다. 아니, 동네 파머스 마켓 ‘주제에’ 뭐 이리 비전이 거창하단 말인가! “공정 사회”, “지속가능한 환경 시스템” 같은 것은 대통령 신년사에서나 나오는 말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