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지원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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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유럽의 사례로 본 차별금지법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탑승 시위를 보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한국에서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된 이후 일곱 차례 법안 제정을 시도했으나 연거푸 실패해 왔다. 현 21대 국회에서도 총 4건의 차별금지법이 발의됐지만 심사조차 되지 않았다. 한국의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는 성적 지향, 동성애 등의 지엽적인 문제에 갇혀 해당 법의 진정한 효과인 평등권에 대한 관심은 점차 사라진 채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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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여성 리더 바로 세우기 지난해 스웨덴에서 첫 여성 총리가 선출되면서 북유럽 4개국(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은 여성 총리 시대를 맞았다. 지난해 10월 노르웨이의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퇴임하면서 모든 북유럽 국가들의 총리가 여성인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여성 정치인의 약진이 도드라졌던 2021년은 북유럽 정치에 있어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여성의 높은 노동시장 참여율과 성평등한 문화로 잘 알려져 있는 스웨덴의 국가 이미지와 달리 스웨덴의 여성 총리 배출은 다소 늦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북유럽 국가들은 지금까지 여성이 총리직에 오른 적이 두 번 이상 있지만, 스웨덴은 여성 총리 선출에 계속 실패했다. 따라서 이번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 선출은 스웨덴의 마지막 남은 유리천장 깨기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안데르손 총리는 내각을 남녀 동수에 가깝게 구성하고 최초로 트랜스젠더 여성을 교육장관에 지명하는 등 정치 영역에서의 또 다른 유리천장인 젠더 다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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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주목할 ‘유럽의 주4일제 실험’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며 높은 노동시간으로 인한 역기능(산재, 노동자 건강권 침해)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노동시간 단축 논의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대선을 앞두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각각 주4일, 주4.5일 근무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주4일제에 대해 시기상조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말하며 정책 도입을 반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시간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이 논의를 반기는 입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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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라테파파’ 다시 보기 스웨덴에 살면서 한국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스웨덴에는 정말 라테파파가 많나요?”였다. 스웨덴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단어지만, 해외 및 국내 언론들은 한 손에 라테를 들고, 다른 손으로 유아차를 끌며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육아휴직 중인 스웨덴 아버지들을 묘사하는 단어로 라테파파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스웨덴이 부모의 동등한 육아휴직 사용을 독려하는 제도를 잘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1995년부터 각 부모가 육아휴직의 일정 기간을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부모 할당제를 두면서 아버지들의 육아휴직 사용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스웨덴의 육아휴직 제도는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성평등한 육아휴직 사용의 모범사례로 여겨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