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원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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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스웨덴이 마주한 정치 양극화 지난 9월11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은 스웨덴 정치사에 길이 남을 선거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좌파 정당 연합과 우파 정당 연합 간 치열했던 접전으로 인해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결과가 엇갈렸으며, 극우 성향의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제2정당으로 도약해 스웨덴 정치의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전체 349석 가운데 우파 정당 연합이 176석을 가져가 사회민주당의 안데르손 총리가 이끄는 좌파 정당 연합 173석보다 3석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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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두 여성에 들썩인 영국 지난주 영국은 두 여성에 대한 뉴스로 가득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래 왕좌를 지킨 엘리자베스 2세의 죽음과 영국의 첫 40대 여성 총리인 리즈 트러스의 등장은 전 영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오랜 재위기간 동안 정치적 권한이 없는 한계 속에서도 영향력과 존재감을 뽐냈다. 영국뿐 아니라 전 영연방 국가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함과 동시에 대중과 가까이하며 ‘유명인사’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여왕은 재위기간 중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와의 관계 강화에 힘쓰고 정치적 개입을 자제한 채, 왕가가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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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유럽 폭염이 들춘 노동자 인권 올여름 유럽은 기록적인 폭염을 마주했다. 지난 7월, 영국 런던의 최고기온은 40도에 달했으며,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등 대륙 유럽 역시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각지에서 열사병으로 수천명이 사망했고, 야외 현장 노동자들의 사망 사례들도 연일 보도되었다. 폭염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쓰러지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자 유럽 내 노동조합과 유럽노동조합연맹(ETUC)은 일터 내 최고온도 설정을 촉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상당수가 작업장의 최고온도를 설정하지 않아 노동자의 건강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초국적 차원의 법 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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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지속가능 사회 꿈꾸는 EU 지난 7월6일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에너지로 분류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그린 택소노미 법안이 유럽연합 의회를 통과했다. 이번 그린 택소노미 법안 통과는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개정을 공약으로 내건 현 정부의 선택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유럽연합의 그린 택소노미는 원전산업 강국인 우리나라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언론과 산업계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유럽연합이 그린 택소노미와 더불어 추진 중인 소셜 택소노미는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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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EU, 유리천장 깨기 가속페달 최근 유럽연합은 상장기업의 상임·비상임 이사를 각각 33% 또는 비상임 이사의 40%를 과소대표된 성, 즉 여성으로 임명하는 ‘여성 이사 할당제’를 2026년 6월부터 의무화하기로 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12년 여성이사 할당 지침을 발표하며 할당제를 위한 초석을 닦았으나 법적 개입이 아닌 기업의 자발적 노력을 기대하던 독일, 영국 등 주요 회원국들의 반대로 오랜 기간 합의를 이루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다수의 회원국이 2020년까지 목표로 했던 이사회 내 여성 비율 40% 달성에 실패하자 반대 입장에 섰던 국가들이 할당제에 지지를 표하며 논의가 급진전됐다. 특히 법적 구속력을 가진 할당제를 갖춘 국가들이 여성 이사진 비율 확대에 더 나은 성과를 보이자 회원국들은 그 효과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유럽성평등연구소에 따르면 유럽연합 상장기업 이사회 내 여성의 비율은 2003년 8.2%에서 2021년 30.6%로 높아졌다. 하지만 회원국 간 격차가 커 유럽연합은 할당제를 통해 권역 내 여성 이사진 확대의 균등한 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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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하이브리드 워크의 그늘 유럽 각국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잠잠해지면서 원격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워크가 보편화되고 있다. 프랑스 장조레 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2021~2022년 독일 노동자 중 51%, 이탈리아 노동자 중 50%, 영국 노동자 중 42%가 주중 최소 한 번은 원격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에 대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노사 간 협의를 강조하는 재택근무법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고자 하였으며 이는 노동자의 재택근무 사용 권리를 법률로 보장하려는 선제적인 조치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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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유럽의 사례로 본 차별금지법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탑승 시위를 보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한국에서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된 이후 일곱 차례 법안 제정을 시도했으나 연거푸 실패해 왔다. 현 21대 국회에서도 총 4건의 차별금지법이 발의됐지만 심사조차 되지 않았다. 한국의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는 성적 지향, 동성애 등의 지엽적인 문제에 갇혀 해당 법의 진정한 효과인 평등권에 대한 관심은 점차 사라진 채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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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여성 리더 바로 세우기 지난해 스웨덴에서 첫 여성 총리가 선출되면서 북유럽 4개국(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은 여성 총리 시대를 맞았다. 지난해 10월 노르웨이의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퇴임하면서 모든 북유럽 국가들의 총리가 여성인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여성 정치인의 약진이 도드라졌던 2021년은 북유럽 정치에 있어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여성의 높은 노동시장 참여율과 성평등한 문화로 잘 알려져 있는 스웨덴의 국가 이미지와 달리 스웨덴의 여성 총리 배출은 다소 늦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북유럽 국가들은 지금까지 여성이 총리직에 오른 적이 두 번 이상 있지만, 스웨덴은 여성 총리 선출에 계속 실패했다. 따라서 이번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 선출은 스웨덴의 마지막 남은 유리천장 깨기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안데르손 총리는 내각을 남녀 동수에 가깝게 구성하고 최초로 트랜스젠더 여성을 교육장관에 지명하는 등 정치 영역에서의 또 다른 유리천장인 젠더 다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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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주목할 ‘유럽의 주4일제 실험’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며 높은 노동시간으로 인한 역기능(산재, 노동자 건강권 침해)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노동시간 단축 논의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대선을 앞두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각각 주4일, 주4.5일 근무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주4일제에 대해 시기상조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말하며 정책 도입을 반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시간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이 논의를 반기는 입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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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라테파파’ 다시 보기 스웨덴에 살면서 한국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스웨덴에는 정말 라테파파가 많나요?”였다. 스웨덴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단어지만, 해외 및 국내 언론들은 한 손에 라테를 들고, 다른 손으로 유아차를 끌며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육아휴직 중인 스웨덴 아버지들을 묘사하는 단어로 라테파파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스웨덴이 부모의 동등한 육아휴직 사용을 독려하는 제도를 잘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1995년부터 각 부모가 육아휴직의 일정 기간을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부모 할당제를 두면서 아버지들의 육아휴직 사용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스웨덴의 육아휴직 제도는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성평등한 육아휴직 사용의 모범사례로 여겨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