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혜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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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속의 ‘OO녀’ 페미니스트 교사의 ‘은밀한’ 성평등 수업 이야기 초등 6학년 국어교과서에는 한 여성을 사랑한 도깨비 이야기가 나온다. “가난했지만 누구보다 예쁜” 버들이가 아픈 어머니를 위해 쉽게 샘물을 뜰 수 있도록 몽당깨비는 샘물을 그의 집 근처로 옮기고, 그 죄로 1000년 동안 구덩이에 갇히는 벌을 받았다. 몽당깨비는 버들이가 자신을 속여 샘물을 독차지 했고, 집 근처에 말 피를 뿌려 도깨비가 접근할 수 없게 했다고 했다. ‘인물들이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이해하는 게 이 단원의 교육 목표인데, 많은 교재는 몽당깨비가 ‘믿음과 사랑’을 추구하고 버들이는 ‘현실적 이익’을 추구한다고 설명한다. 몽당깨비는 순수하며 버들이는 계산적이다. 이 추론의 근거는 모두 몽당깨비의 말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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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속의 ‘OO녀’ 언론이 부추긴 ‘여혐’, 교실에 스미다 20년째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교육 강사로 일선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김현회(52)는 “요즘만큼 수업 진행이 어려운 적도 없었다”고 했다. 무엇이 성차별인지, 왜 여성혐오인지 툭 물으면 콕 짚는 베테랑 강사지만 요즘 자주 말문이 막힌다. 바로 ‘골칫거리 질문’ 때문이다. 이 질문은 궁금해서 하는 질문이 아니다. “선생님 페미니스트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