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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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명나라 과학이 유럽에 뒤지게 된 이유 지금부터 약 500년 전인 명나라 시절까지는 중국의 과학 수준이 아마도 유럽보다 앞서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15세기까지 중국이 더 앞서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15세기 초에 이루어진 정화의 원정은 너무나 유명하다. 그는 명나라 황제 영락제의 명령에 따라 1405년부터 1433년까지 7차례에 걸쳐 대규모 함대를 이끌고 해외 원정을 갔다 온다. 1차 원정의 예를 들면 주선이 길이가 137m, 폭이 56m에 이르는 초대형으로 당시 유럽에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커다란 선박이었다. 함대는 모두 62척의 배로 구성되고 승무원이 총 2만8000명 정도 되었다고 하니 그 규모가 실로 대단하다. 그 원정대는 동남아시아, 인도, 아라비아반도, 그리고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갔고 많은 진귀한 해외 물품, 특히 아프리카의 진기한 동물들을 배에 싣고 돌아왔다. 한편, 영락제가 수도를 남경에서 북경으로 옮기며 새로 지은 자금성의 규모도 놀랍다. 1406년부터 1420년까지 지어진 자금성은 높이가 10m에 이르는 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담의 길이가 4㎞에 이른다. 건물이 800채, 방은 9000개 정도 된다. 성을 에워싸고 있던 해자의 폭은 52m, 깊이는 6m 정도라고 하니 그 규모가 실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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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사고와 판단의 유연성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성향이 있다. 이것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부르고 이것은 현대의 심리학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 중 하나이다. 사람들의 이러한 인지 편향의 심리를 인지부조화이론의 시각에서 볼 수도 있다. 뇌인지심리학자인 이상아 서울대 교수는 ‘마음의 편향은 강력한 본능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랜 진화의 과정을 통해서 감정이나 사회적 반응뿐만 아니라 물체 인식에서 생물 구분까지 편향된 직관들이 인간들의 마음 곳곳에 새겨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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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학생들은 미래에 대해 조급할 필요가 없다 나는 무엇인가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할 경우에는 가능하면 그 판단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세상에 판단해야 할 사안은 수없이 많고 그중에는 판단의 시기가 이를수록 좋은 것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가능하면’ 좋은 정보를 모으고 이것저것 따져 본 후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는 원칙을 말하는 것이다. 살다 보면 주변에서 중요한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을 흔히 보게 되는데, 우리 사회에는 ‘무엇이든 일찍 하는 게 좋다’는 막연한 인식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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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판단력과 분별력 현대인들에게 판단력과 분별력은 개개인의 행복 지수, 건강(수명), 경제 상황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사회 전체의 안녕과 발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는 흔히 “한국 사람들은 뛰어나다”라고 한다. 나도 이 말에 동의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일을 되게 하는 능력, 가시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또는 승부에서 이기는) 능력, 뛰어난 예술적 창의성 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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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수학의 어려움 지난번 칼럼에 ‘수○자라는 용어를 쓰지 말자’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자라는 용어를 쓰지 말자. 용어가 개념을 고착화하고 확대재생산하기 때문이다. 둘째, 수학 교과 내용을 줄이고 쉬운 문제만 출제하는 것으로 학습 부진아와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수학을 교육하는 환경임을 명심하자. 셋째, 수학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과목이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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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수○자’라는 용어 쓰지 말자 우리 사회는 요즘 빠른 속도로 정보화,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 AI, 빅데이터 등의 발전이 세상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수학과 수학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데, 우리는 수학교육에서 학습 부진아 문제라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나는 수학교육 전문가로서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수학교육 관련 학술대회도 10여차례 주관하였고, 수시로 현직 교사들과 소통하며 교육현장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래서 나의 의견이 어느 정도 정립돼 있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전문가도 요즘에는 아주 많다. 나의 생각을 다 풀어서 설명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하니 여기서는 내가 보기에 이건 아니다 싶은 것 두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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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수학과 논리학의 관계 집합과 함수는 현대적 논리학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개념이다. 내가 지난번 칼럼에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논리교육 강화가 필요한데 중학교 수학교육과정에서 집합과 함수의 개념을 없앤 것이 안타깝다는 얘기를 썼더니, 역사학자 한 분이 “집합과 함수가 논리에 있어서 그렇게 중요한 것인 줄 몰랐다”는 글을 보내왔다. 수학자인 나에게는 당연한 사실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수학적 개념들이 논리와 어떻게 그렇게 깊은 연관이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것도 같다. 나 자신도 대학생 때 당시 철학과에 다니던 친구가 수학과 전공과목인 집합론을 수강하러 왔을 때 말해주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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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진의 수학 인문학 산책 논리적으로 말하기, 논리적으로 사고하기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논리적 사고력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창의력과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들이 좋다. 하지만 의외로 기초적인 논리적 사고력이나 서술 능력은 미흡한 이들이 많다. 나는 대학교에서 오랫동안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수학, 수학논리 및 논술 등의 과목을 가르쳐 오며 학생들이 논리적 사고에 유난히 약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학생들은 수식 계산을 통해 답을 구하는 것은 잘하는 편이지만 어떤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거나 수학 문제의 풀이를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하는 대목에서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엉뚱한 답을 써 놓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아주 단순한 내용에 대해서도 그런 것을 보면 그것이 이해력이나 서술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어떤 추상적인 내용을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면 그냥 머리의 회전이 딱 멈추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을 때도 종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