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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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소극적 복지의 핑곗거리 된 젊은 세대 우연히 TV에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이 참여한 총선 정책토론회를 보았다. 극단적인 저출생이 삶의 위기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느니만큼, 세 정당은 고용안정, 노동시간 단축, 공공주택을 통한 주거안정, 소득보장, 육아휴직 및 아이돌봄 지원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정리할 예정이라 하였다. 총선을 계기로 노동과 복지의 과감한 변화, 우리 사회의 근본적 전환에 대한 여야 간 합의가 가능해 보였다. 그렇다면 여태 왜 안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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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민주주의의 위기와 연금개혁의 정치실험 총선을 앞두고도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연금개혁을 위한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얼마 전 연금특위는 시민 500명을 시민대표단으로 선발, 토의를 거쳐 연금개혁안을 선택하도록 하는 ‘공론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다. 연금정치의 새로운 실험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시민이 주체가 되어 의사결정을 하도록 한다면 이는 숙의민주주의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특위는 2~3월에는 최종안을 발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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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빈곤과 고립이 없는 세상을 바라며 2024년 새해 아침은 춥지 않아서 일출을 보기에 좋았다. 해가 솟아오르기 전에 이미 하늘은 밝다. 지평선 위로 훌쩍 올라오기 전부터 해는 하늘 어느 한 곳도 빠뜨리지 않고 고르게 비춘다. 하지만 시선을 하늘 아래로, 건물들로, 도로로, 우리가 사는 이곳으로 내려보면 빛은 그다지 고르지 않다. 어느 곳은 햇빛이 가득한 양지이지만 또 다른 곳에는 그늘이 너무나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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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수능이 지나간 자리, 경쟁 피로와 상처 수능 결과가 발표되었다. 국어, 영어, 수학과 여러 탐구 과목 중 이번에는 어렵지 않은 과목이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없앤다고 하여 기대는 컸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험은 어느 때보다 어려웠고 ‘킬’당한 학생들은 헤아릴 수가 없을 지경이다. 영어는 절대평가제 도입 이후 1·2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역대 최저이다. 이번 시험으로 아이를 한국에서 낳고 교육시키는 보통 부모들이 사교육으로부터 정말 멀어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수능이 어려워져 사교육에 더 매달리게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당국은 사교육은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니, 사교육 문제를 풀어나갈 의지가 없던 것이라면 킬러문항을 없애자는 얘기는 도대체 왜 꺼냈는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시작과 끝이 왜 이리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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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민의와 총선, 그리고 연금개혁 민심은 천심이다. 오래된 말이지만 노동개혁, 연금개혁과 같은 주요 사회개혁 논의가 안개에 싸인 채 총선을 몇달 앞둔 상황에서는 이 말은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부가 반드시 임기 안에 해내겠다고 천명한 연금개혁은 미래 한국사회의 질, 더 구체적으로는 우리의 일상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수 있다. 개혁 향배에 따라 보통의 시민이 어떻게 일하고 은퇴 후에는 어떤 노후를 보낼 것인가가 달라진다. 나아가 이 개혁은 세대 간, 계층 간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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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국가복지 제대로 해야 서민이 산다 2023년 가을, 추위와 함께 고통이 길어질 것 같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가만히 있어도 소득은 줄고 일자리의 불안정성은 커지고 있다. 새벽시장에서 일거리를 찾지 못해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었다. 씀씀이를 줄여보려 하지만 주거비와 의료비를 줄일 순 없다. 정부는 허리띠를 조르라고 하지만 교통비와 에너지 비용이 올라버린 이상 한계는 있다. 학생들 등록금으로 월급받는 처지이기에 고민이 깊다. 더 오래 일해서 등록금을 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직과 폐업,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등 삶을 나락에 떨어뜨리는 위험 속에서 서민들이 이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은 갈수록 줄고 있다. 더욱이 경제적 고통은 하층에게 가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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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윤석열 정부의 연금개혁, 저비용 자본주의와의 이별 한때 저임금 노동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한국 자본주의의 생존방식이었으며, 복지 역시 비용 억제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저비용은 이제 경쟁력의 요체가 아님을 모두가 알고 있다. 게다가 저비용 자본주의는 지속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노동과 혁신에 기반한 자본주의로, 구성원에게 적정 임금과 괜찮은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는 체제로 나아가는 게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한 유력한 경로다. 21세기 복지국가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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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당신들의 연금개혁, 당신들의 연금정치 결국 문제는 태도이다. 척박한 현실 속에서 한 발짝의 진전이라도 해내고자 할 때 우리는 대화를 통해 동의의 기반을 넓히고자 한다. 주도권을 가진 다수도 다른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을 포용하고자 한다. 그런데 포용이라…. 말이 아름답지, 이건 사실 서로를 참아내는 일이다. 힘의 불균형이 시소처럼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길목마다 다수는 힘의 논리를 관철시키고자 하는 유혹을 참아내고, 소수는 치사함을 참는다. 힘을 갖지 못한 이들은 잠깐씩 보이는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좁은 길을 찾아보려 애쓴다. 이건 길목마다 좌절이 출몰하는, 수명을 갉아먹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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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청년과 불안정 노동, 연금의 미래 세대를 말하는 것은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연대가 빈약한 이 땅에서 세대를 나누는 것은 마이너스의 정치가 아닌가 싶고, 이러한 분할은 쉽게 이용당할 수 있어 경계심이 올라온다. 청년세대가 겪는 고용 불안정성을 교묘하게 이용해 청년을 실업급여를 낭비하는 이들로 호도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실제 여러 세대의 삶은 부양관계, 돌봄관계 등으로 연결되어 서로 의존적이고, 생애주기상 우리의 세대 경험은 연속적이고 보편적이다. 계급과는 달리 세대에 관해 우리는 다른 이의 처지에 들어가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각 세대의 경험은 새롭고 고유하기에깊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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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균형 잃은 사회복지와 국민연금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거인 키클롭스는 오디세우스의 계략에 넘어가 포도주에 취해 하나뿐인 눈을 잃고 오디세우스 일행을 놓치고 만다. 거인의 눈이 두 개였다면 오디세우스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어린 새의 한쪽 날개를 묶어 자라지 못하게 하면 날개를 펴고 날려고 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얼마 전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보장전략회의는 키클롭스의 실패를 떠올리게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금 복지는 제한하고, 서비스 복지는 산업으로 육성하자’고 했다. 복지에 대한 시장중심적 관점도 문제이지만, ‘사회서비스는 돈이 되는 일이고, 소득보장은 돈 쓰는 일’이라는 이분법도 이상하다. 특히 “현금 복지는 식생활 등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 최약자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는 데 지침이 꽤 구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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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아버지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먼저 전화하는 법이 거의 없으신 분이 늦은 밤에 연락을 하셨다. 구순을 넘긴 분의 호출인지라 불안했지만 맘을 다잡고 전화기를 들었다. 다행히 목소리는 건재하셨고 내용은 의외였다. 아버지와 딸 사이에 흔한 대화는 아니었다. 하신 말씀은 미래세대에 어떤 해악을 미칠지 모르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특히 순진한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이 일본 정부의 흐름에 말려들지 않도록 언론이 이 사안의 실체를 알리고 일깨우는 역할을 해야 마땅한데 당신이 보기에 미진하여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어조와 결론은 끝까지 이성적이셨다. 정부와 언론과 사회 성원들이 끈질기게 대화해 이 사안의 심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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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윤석열 정부의 복지정책을 칭찬한다 집권 1년을 맞이하여 윤석열 정부의 복지정책을 몇 가지로 칭찬해 보고자 한다. 아직 추진 단계인 것이 많지만, 그 과감함과 창의성이 돋보이므로 이를 널리 알렸으면 한다. 꽃이 만발한 봄날이니 세상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좋겠다. 첫째, 창의적이며 혁신적이다. 이번 정부 사회서비스 정책에서는 복지와 자본, 특히 금융자본과의 융합이 추진되고 있다. 우선 정부는 노인 장기 요양서비스 공급에 보험사가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넓혀주려 한다. 현 노인복지법에서는 토지와 건물 소유권을 확보해야 요양시설을 만들 수 있는데 이는 갑작스러운 폐업, 시설 난립으로 인한 요양 노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민간보험사 등은 타인 사유지나 건물을 임대해 노인요양시설을 설치·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숙원이었다고 한다. 요양서비스 진출의 초기 투자 비용을 대폭 낮춰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침 수정을 통한 노인요양시설 임대 허용은 사업자들이 노인돌봄 산업에 쉽게 진출하고, 수익성에 따라 쉽게 철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게다가 기획재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서비스산업을 주도하는 새로운 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사회서비스투자펀드를 만들어 돌봄 관련 기업을 선별해 집중 투자를 하려 공고를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