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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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상처받은 사람과 사회의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 21세기가 도래하여 사회의 생산 시스템이 첨단기술을 맘껏 활용하게 된다면 이런 일은 없을 줄 알았다. 1990년대 원진레이온 공장 마당에서 그곳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고통에 시달리다 돌아가신 분의 장례를 지켜본 적이 있다. 그래도 미래의 노동은 달라지리라 기대했다. 당시 사건은 한국 초기 자본주의의 야만성이 뒤늦게 터져나온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일하다가 여럿이 죽는 것은 산업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점점 사라질 것이라 낙관했다. 날로 세련되어지는 건물과 사람들을 보며 나는 생산현장도, 노동도 달라진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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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되다 만 민주주의, 되다 만 연금개혁 우리 사회에서 연금개혁은 이미 여러 번 있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조정까지 포함하면 1998년, 2007년, 2014년 개혁 등 수차례이다. 이에 더해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진 올해 연금개혁 시도가 있었다. 지난 연금개혁들과 비교할 때 2024년 개혁 시도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시민 참여’를 통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즉 공론화 과정이다. 과거 연금개혁은 관료와 소수의 전문가들이 주도했다. 특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줄이고 기초연금을 새로 도입한 2007년의 경우 모두의 노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개혁이었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그 내용은 물론 그런 연금개혁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민주주의의 형식은 획득했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빈약했다고 할 만하다. 정책엘리트는 시민에게 참여할 정책공간을 내어주지 않았고, 연금이란 사회보장제도의 의사결정에서 시민은 오랫동안 바깥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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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연금개혁, 시민대표단 선택을 누가 실현할 것인가 2024년 연금개혁 논의의 특별한 점은 연금개혁 방향을 시민이 직접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시민대표단 다수는 국민연금 보장수준과 보험료율을 함께 올리는 소득보장 강화론을 선택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높이는 안이다. 또한 다수는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을 당분간 넓게 유지하는 것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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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총선 이후, 연금개혁의 방향은 어디? 선거 이후 바로 국회 연금개혁특위가 주도하는 연금개혁 공론화 과정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번에는 시민대표단이 숙의 주체이다, 시민대표단이 다루게 될 연금개혁 선택지는 국민연금에 대해 ‘더 내고 더 받을 것인가, 아니면 더 내고 그대로 받을 것인가’ 두 가지로 정리되었다. 과연 어떤 결론이 나올까? 초고령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큰 위험은 바로 노인빈곤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노후빈곤의 물결에 대응하는 두 개의 댐이다. 시민의 손으로 이 댐의 높이와 폭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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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의대 증원 사태를 보며 연금개혁을 생각하다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극으로 치닫는 갈등을 보며 다음 연금개혁은 어떻게 진행될까 생각해본다. 연금개혁에 관해 국회 주도로 국민 의견수렴 절차, 즉 공론화 과정이 진행 중이다. 연금개혁이 의대 증원 사태가 가는 길을 따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들이 학습과 토의를 거쳐 직접 연금개혁안을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숙의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이다. 물론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주요 정당들이 연금개혁에 관해 침묵하고 넘어갈 수 있게 면책권을 주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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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소극적 복지의 핑곗거리 된 젊은 세대 우연히 TV에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이 참여한 총선 정책토론회를 보았다. 극단적인 저출생이 삶의 위기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느니만큼, 세 정당은 고용안정, 노동시간 단축, 공공주택을 통한 주거안정, 소득보장, 육아휴직 및 아이돌봄 지원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정리할 예정이라 하였다. 총선을 계기로 노동과 복지의 과감한 변화, 우리 사회의 근본적 전환에 대한 여야 간 합의가 가능해 보였다. 그렇다면 여태 왜 안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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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민주주의의 위기와 연금개혁의 정치실험 총선을 앞두고도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연금개혁을 위한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얼마 전 연금특위는 시민 500명을 시민대표단으로 선발, 토의를 거쳐 연금개혁안을 선택하도록 하는 ‘공론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다. 연금정치의 새로운 실험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시민이 주체가 되어 의사결정을 하도록 한다면 이는 숙의민주주의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특위는 2~3월에는 최종안을 발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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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빈곤과 고립이 없는 세상을 바라며 2024년 새해 아침은 춥지 않아서 일출을 보기에 좋았다. 해가 솟아오르기 전에 이미 하늘은 밝다. 지평선 위로 훌쩍 올라오기 전부터 해는 하늘 어느 한 곳도 빠뜨리지 않고 고르게 비춘다. 하지만 시선을 하늘 아래로, 건물들로, 도로로, 우리가 사는 이곳으로 내려보면 빛은 그다지 고르지 않다. 어느 곳은 햇빛이 가득한 양지이지만 또 다른 곳에는 그늘이 너무나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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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수능이 지나간 자리, 경쟁 피로와 상처 수능 결과가 발표되었다. 국어, 영어, 수학과 여러 탐구 과목 중 이번에는 어렵지 않은 과목이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없앤다고 하여 기대는 컸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험은 어느 때보다 어려웠고 ‘킬’당한 학생들은 헤아릴 수가 없을 지경이다. 영어는 절대평가제 도입 이후 1·2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역대 최저이다. 이번 시험으로 아이를 한국에서 낳고 교육시키는 보통 부모들이 사교육으로부터 정말 멀어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수능이 어려워져 사교육에 더 매달리게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당국은 사교육은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니, 사교육 문제를 풀어나갈 의지가 없던 것이라면 킬러문항을 없애자는 얘기는 도대체 왜 꺼냈는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시작과 끝이 왜 이리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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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민의와 총선, 그리고 연금개혁 민심은 천심이다. 오래된 말이지만 노동개혁, 연금개혁과 같은 주요 사회개혁 논의가 안개에 싸인 채 총선을 몇달 앞둔 상황에서는 이 말은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부가 반드시 임기 안에 해내겠다고 천명한 연금개혁은 미래 한국사회의 질, 더 구체적으로는 우리의 일상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수 있다. 개혁 향배에 따라 보통의 시민이 어떻게 일하고 은퇴 후에는 어떤 노후를 보낼 것인가가 달라진다. 나아가 이 개혁은 세대 간, 계층 간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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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국가복지 제대로 해야 서민이 산다 2023년 가을, 추위와 함께 고통이 길어질 것 같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가만히 있어도 소득은 줄고 일자리의 불안정성은 커지고 있다. 새벽시장에서 일거리를 찾지 못해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었다. 씀씀이를 줄여보려 하지만 주거비와 의료비를 줄일 순 없다. 정부는 허리띠를 조르라고 하지만 교통비와 에너지 비용이 올라버린 이상 한계는 있다. 학생들 등록금으로 월급받는 처지이기에 고민이 깊다. 더 오래 일해서 등록금을 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직과 폐업,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등 삶을 나락에 떨어뜨리는 위험 속에서 서민들이 이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은 갈수록 줄고 있다. 더욱이 경제적 고통은 하층에게 가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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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윤석열 정부의 연금개혁, 저비용 자본주의와의 이별 한때 저임금 노동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한국 자본주의의 생존방식이었으며, 복지 역시 비용 억제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저비용은 이제 경쟁력의 요체가 아님을 모두가 알고 있다. 게다가 저비용 자본주의는 지속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노동과 혁신에 기반한 자본주의로, 구성원에게 적정 임금과 괜찮은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는 체제로 나아가는 게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한 유력한 경로다. 21세기 복지국가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