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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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아버지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먼저 전화하는 법이 거의 없으신 분이 늦은 밤에 연락을 하셨다. 구순을 넘긴 분의 호출인지라 불안했지만 맘을 다잡고 전화기를 들었다. 다행히 목소리는 건재하셨고 내용은 의외였다. 아버지와 딸 사이에 흔한 대화는 아니었다. 하신 말씀은 미래세대에 어떤 해악을 미칠지 모르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특히 순진한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이 일본 정부의 흐름에 말려들지 않도록 언론이 이 사안의 실체를 알리고 일깨우는 역할을 해야 마땅한데 당신이 보기에 미진하여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어조와 결론은 끝까지 이성적이셨다. 정부와 언론과 사회 성원들이 끈질기게 대화해 이 사안의 심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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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윤석열 정부의 복지정책을 칭찬한다 집권 1년을 맞이하여 윤석열 정부의 복지정책을 몇 가지로 칭찬해 보고자 한다. 아직 추진 단계인 것이 많지만, 그 과감함과 창의성이 돋보이므로 이를 널리 알렸으면 한다. 꽃이 만발한 봄날이니 세상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좋겠다. 첫째, 창의적이며 혁신적이다. 이번 정부 사회서비스 정책에서는 복지와 자본, 특히 금융자본과의 융합이 추진되고 있다. 우선 정부는 노인 장기 요양서비스 공급에 보험사가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넓혀주려 한다. 현 노인복지법에서는 토지와 건물 소유권을 확보해야 요양시설을 만들 수 있는데 이는 갑작스러운 폐업, 시설 난립으로 인한 요양 노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민간보험사 등은 타인 사유지나 건물을 임대해 노인요양시설을 설치·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숙원이었다고 한다. 요양서비스 진출의 초기 투자 비용을 대폭 낮춰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침 수정을 통한 노인요양시설 임대 허용은 사업자들이 노인돌봄 산업에 쉽게 진출하고, 수익성에 따라 쉽게 철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게다가 기획재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서비스산업을 주도하는 새로운 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사회서비스투자펀드를 만들어 돌봄 관련 기업을 선별해 집중 투자를 하려 공고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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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국민연금 재정 읽기를 위한 안내문 누군가 숫자를 인용할 때 우리는 이를 사실 그대로인 양 받아들이곤 한다. 과연 숫자는 항상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는가? 드러난 숫자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안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국민연금 장기재정추계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이다. 이를 읽어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연금이란 공적연금의 본질, 향후 70년이란 장기 미래를 추정한다는 것의 의미, 이러한 것에 대한 성찰 없이는, 제시되는 숫자의 의미는 오도될 수 있다. 안내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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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초고령사회로의 전환이 재앙이 되지 않는 법 저출산 소식은 더 이상 충격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출생률이 0.8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달리 받아들여야 할 신호이다. 이는 지금 한국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어떠한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것을 요구한다. 조금씩 뜨거워지는 냄비 속에 있는 개구리 처지에서는 물 밖으로 머리를 내민다고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밖에서 지펴지고 있는 불을 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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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은 보장성 강화와 함께 새로운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가 나왔다. 언론은 기금 소진시점이 2018년 추계의 2057년보다 2년 앞당겨졌음을 집중 조명하였다. 그런데 이는 앞으로 연금 보험료, 수급연령 등이 수십년 동안 아무 변화 없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나온 추정치이다. 국민연금제도 조정에 따라 기금은 2055년 이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미래, 예컨대 2080년 국민연금 지출은 GDP의 9.4%로 2018년 재정계산 결과와 같다. 지금도 연금지출로 GDP의 10% 이상을 지출하는 나라는 여럿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2080년 65세 이상 인구가 47%가 넘을 것이라면, 이들 노인 중 다수에게 주된 노후소득원이 될 국민연금 지출이 이 정도인 것을 많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오래 살게 됨에 따라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65세보다 더 늦춘다면 지출은 더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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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연금개혁의 이유 2023년 상반기에는 연금개혁 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금개혁의 주요 대상은 국민연금이다. 1988년에 도입된 국민연금은 일하는 보통 사람들의 노후를 결정짓는 중심 노후보장제도로 대다수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경우에 따라서는 유일한 노후보장수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어떤 이들은 국민연금 대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이런 사연금제도는 상당한 세제혜택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노후보장에는 여전히 별다른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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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은폐된 가난, 방치된 죽음 서울 신촌에서 오래도록 방치되어 있던 가난한 이의 죽음이 또다시 발견되었다. 집에는 연체된 고지서와 빈 쌀 포대가 있었다고 한다. 수원 세 모녀의 죽음, 탈북여성의 고독사가 발생하고 그 기억이 채 사라지기 전에 비슷한 사건이 반복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죽음이 다뤄지는 방식이나 파장은 예전 같지 않다. 반복되다 보니 둔감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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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슬픔의 연대를 사안 자체에 압도당할 때가 있다. 이번이 그런 경우이다. 이렇게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들이여, 부디 좋은 곳에 가시길. 모든 고통을 잊고 자유롭고 평온하시기를.” 2022년 가을, 서울이란 대도시 한복판에서는 믿어지지 않는 참사가 이어졌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는 지하에 있는 집이, 선선한 가을밤에는 인파가 몰린 이태원 거리가 그런 일이 벌어지는 장소가 되었다. 그다지 위험하다고 여겨 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파도가 거친 새벽 바다도 아니었으니까. 어느 누구든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특히 그 거리에는 많은 이들이 가고 싶어 했고, 수시로 찾아가기도 했다. 어떤 이들에게 그곳은 삶의 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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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연금개혁, 상자 밖에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영국 마거릿 대처 총리가 복지후퇴를 밀어붙이면서 거칠게 내세웠던 수사가 ‘대안은 없다(TINA: There is no alternative)’이다. 우리 연금개혁 논의에서도 ‘대안은 없다’라는 주장이 과거 그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마음을 잠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연금문제를 빨리 제거해야 할 시한폭탄에 비유하거나, 몇 년생부터는 국민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거칠고 엉뚱한 주장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인해 대안은 없다. 따라서 적정한 수준의 노후보장은 포기하라’가 쌓이고 쌓이면, 이것이 우리 사회 연금개혁 논의 틀을 만들어 버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매우 좁아진다. 국민연금 급여를 대폭 깎거나 보험료를 대폭 올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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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약자인가, 동료시민인가? 약자복지의 오만 당신은 약자인가, 동료시민인가? 복지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번 대통령의 복지철학이 궁금했다. 답이 제시되었다. ‘약자복지’라고 한다. “대통령은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자가 진정한 약자”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부연하면 ‘노동조합 등으로 조직화한 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정치에 반영하고 그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스스로를 조직화하지 못한 이들을 살피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 설명했다. 최근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수원 세 모녀와 같이 빈곤과 고립으로 내몰린 이들, 장애인, 다문화가족, 한부모 가족 등이 약자복지의 ‘약자’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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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코로나19와 서로에 대한 연민 25,292. 어제 0시 기준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누적 사망자의 숫자이다. 하루 전보다 29명이 증가하였다. 전 세계적으로는 643만8467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하였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했고, 한 건 한 건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한 풀 꺾인 줄 알았던 이 질병이 변이를 통해 다시 유행하고 있다. 확진자 수는 물론 사망자 수와 위중증자 수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희생을 함께 애도하는 것, 위험을 경계하는 것, 헌신하는 이들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어느새 우선순위가 높은 일은 아니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극단적인 고립을 경험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타인의 안부를 챙겼던 그때와 달리, 조심하고 경계하는 것은 유별난 일이 되고 있다. 실체에 대한 궁금함을 불러일으켰던 정부의 과학방역은 그 내용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했고 가치를 입증해내고 있지 못하다. 무엇을 막아야 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무엇이 허용되는지의 경계선은 모호해지고만 있다. 대응은 느슨해졌고, 일하지 못하여 생기는 소득의 상실이건 죽음이건 이 질병의 피해는 각자 알아서 감수해야 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무심해진 것은 뉴스도 마찬가지이다. 숨겨진 확진자로 인해 실제 확진자 수는 드러나는 것의 2~3배에 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분석과 대응책은 어디서도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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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복지의 시간은 준비되고 있는가 물가와 환율이 심상치 않다. 주식을 비롯한 자산가격 하락 추이 역시 마찬가지이다. 20여년 만의 6%대 물가상승이라고 하니, 떠올리기는 싫지만 자연스럽게 20여년 전 경제위기를 상기하게 된다. 물론 섣부른 예단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공동체의 트라우마로 남은 그 시기를 너무 쉽게 소환하는 것도 기꺼운 일은 아니다. 여러 위험을 지혜롭게 잘 헤쳐나갈 수 있길 막연히 기대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닥친 어려움은 엄연한 현실이고, 당장 하반기와 내년의 전망은 녹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