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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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교육 다양성의 위기 교육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23 교육기본통계’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취학률이 2022년 98.5%에서 2023년 99.8%로 1.3%포인트 증가했다. 외국인 가정의 초등학생이 5000명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약 2만5000명의 초등학교 밖 청소년이 줄어들었다. 초등 연령에서 홈스쿨을 선택하는 가정이 매우 적은 것을 고려하면 초등 취학률 통계는 초등 대안학교가 위기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대면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코로나 기간에 활동 중심의 교육이 강점인 초등 대안학교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부모들이 초등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부모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자녀 교육에 실현하고 싶거나 자녀가 공립초등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이다. 가치교육의 주요 공급원인 공동육아 어린이집들이 최근 원아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모들에게 가치보다는 자녀에게 주어질 실질적인 교육 효과가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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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내가 틀려서 다행이다 나는 초등교사 커뮤니티에 9월4일 ‘공교육 멈춤의 날’ 제안이 올라왔을 때 잘못된 방안이라 생각했다. 교사들의 토요일 집회에 5만명이 모이고 학부모와 언론도 호의적인 이 기간을 오래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사들이 안전하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다양한 법안을 여야가 협력해서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9월4일 교사들의 행동으로 교육부의 징계 국면으로 시작되면 모든 집회의 구호는 ‘안전한 교실’에서 ‘교사 징계 반대’로 전환되리라 생각했다. ‘교사 징계 반대’ 구호는 반정부 시위가 되고 보수언론이 교사들과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 생각했다. 학부모의 여론이 분열되고, 행동한 교원과 행동에 참여한 교원이 나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꼭 해야 한다면 학교별로 학교 구성원들이 협의해서 재량휴업일을 운영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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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발령받은 지 2년 된 젊은 교사가 자신의 학급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자신이 날마다 출근하던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마음이 어땠는지 헤아릴 길이 없다. 교사들이 이번 죽음을 남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은 남의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라면 누구나 매년 힘든 아이들을 교실에서 만나고 학부모 민원으로 힘들어한다. 언제부터인가 교사들은 ‘나의 말과 행동이 혹여 민원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잘못해서 아동학대로 신고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일상이 되었다. 너무 힘들어 교직을 그만두고 싶은 젊은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권은희 의원실이 밝힌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1년간(2022년 3월∼2023년 4월) 5년차 미만 퇴직 교사는 589명으로 전년(2021년 3월∼2022년 2월) 303명의 두 배 가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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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학습정보 수집, 공론화가 필요하다 교육부가 지난 6월8일 AI디지털교과서(이하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2025년 수학,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하고 2028년까지 국어,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 등으로 확대한다고 한다.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기 위해 교육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학습데이터를 디지털교과서 개발 업체에 우선 제공하고, 2025년부터는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한 학생들의 학습데이터를 수집해 디지털교과서 개발 업체에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에 따르면 4가지 분야(개인 특성, 학업성취, 메타인지, 학업 흥미)에서 12개 항목의 24개 이상(2가지 설문조사 영역 포함)의 학습정보를 수집한다고 한다. 특히 개인 특성과 관련해 사회·문화적 배경(지역, 성별, 기타 설문조사)과 정서 및 심리(좋아요, 기타 설문조사) 데이터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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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초등 돌봄 대기 해소의 ‘숨은 비법’ 지난달 초등 돌봄 관련 교육부의 보도자료 제목은 ‘초등 돌봄 대기 해소와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방향’이었다. 교육부 장관도 브리핑에서 3월 초 기준 돌봄 대기 인원이 최근 6년 중 최저치라고 자랑했다. 이전 정부에서는 돌봄 대기 인원을 잘 공개하지 않았다. 돌봄 대기 인원은 교육부에 매우 불리한 정보였다. 그런데 올해 교육부는 대기자가 2022년 17만명에서 2023년 15만명으로 줄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그리고 4월 말 기준으로 8700명까지 감소시켰다고 자랑했다. 앞으로도 이 지표를 계속 발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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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소규모 학교 활성화 법안을 제안한다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교원수급 계획에 따르면 2027년까지 초등학급당 학생 수는 15.9명까지 줄어든다. 교육부의 계획처럼 학생 수 감소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면 2033년 초등학급당 학생 수는 10.8명까지 줄어든다. 과밀학급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면 되지만 지역의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는 어떻게 될까? 김병욱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입학생이 0명인 초등학교가 전국에 145개이다. 교육통계 자료(2022년 10월1일)에 따르면 전교생 30명 이하 초등학교는 644개교로 전체 학교의 10%나 된다. 이들 학교는 수도권 인구집중이나 지역의 군청 소재지와 같은 중심지 이동으로 인해 신입생이 5년 이내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전교생 60명 이하의 초등학교도 1503개교인데 전체 학교의 약 24%이다. 10년 이내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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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학생 수 최저점 대비를 포기한 교원 수급 계획 올해 통계청이 매달 출생아 수를 발표하면 언론은 ‘역대 최저’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올해 출생아 수는 23만3000명으로 역대 최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출생아 수가 정말 늘어날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출생률이 떨어져도 가임기 여성의 수가 증가하고, 혼인 건수가 증가 추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출생아 수는 늘어날 것이다. 인구감소로 마냥 절망만 할 것이 아니라 시기별 인구 최저점을 대비하는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2023년생이 만 4세가 되는 영·유아 수는 146만3000명으로 최저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영·유아 수(262만명) 대비 56%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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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정책의 허구 10년 넘게 교육정책을 지켜보면서 교육부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싶지 않은 정책은 금요일 오후에 발표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주말에는 적잖은 기자들이 쉬는 데다 주말 뉴스를 다루는 신문 지면도 적기 때문이다. 지난 17일(금요일) 교육부 장관이 주관하는 제2차 사회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 사회관계장관회의 안건은 네 가지가 있었다. 가장 관심 가는 분야는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방안’이다. 학교복합시설은 학교에 문화·복지 시설을 설치하고 지역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학교복합시설 사업은 지역소멸에 대응해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돌봄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교육부는 발표했다. 브리핑에서는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먼저 말하고 이주호 장관이 다음으로 발표했다. 단순히 학교시설을 지역에 개방하는 것을 넘어 국가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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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소멸 위기의 100년 역사 초등학교 2022년 10월1일 교육부가 조사한 학교데이터에 의하면 전교생 30명 이하인 초등학교 중 개교한 지 100년이 넘은 학교는 74개교이다. 전교생이 30명 이하인 학교는 5년 이내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소멸위기 학교이다. 교육부의 폐교대상 학교 기준은 전교생 60명 이하였다. 전교생이 30명 이하인 초등학교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은 충북 옥천군의 청산초등학교이다. 학교 홈페이지에 의하면 1905년 4월1일 청산사립신명학교 개교 후 1912년 4월1일 청산공립보통학교로 인가 개교했다. 신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지역의 어른들이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1월10일 제107회 졸업식 동안 총 졸업생 9875명을 배출한 학교이다. 2022년 10월1일 현재 2학년은 없고 5개 학년 전교생이 30명인 학교이다. 근처에 청산 향교가 있다. 1581년(선조 14년)에 세워진 향교이다. 교육적인 역사와 전통이 얼마나 오래된 학교인지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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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고난 시대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고난의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2023년 영·유아(만 0~5세) 수는 전년 대비 14만8000명이 적다. 2022년 17만9000명, 2021년 17만2000명 등 최근 3년 동안 심각한 영·유아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1월30일 교육부는 ‘유보통합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2019년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영·유아 수를 발표했지만 최신자료인 2021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윤석열 정부 기간 동안 영·유아 수는 40만3000명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집권 마지막 해인 2027년 영·유아 수는 146만4000명으로 집권 1년차인 2022년 186만7000명에 비해 21.6%의 영·유아가 줄어든다. 최신자료(2021년 자료)가 있음에도 2년 전 자료(2019년 자료)를 사용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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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2023년 교육계, 살펴봐야 할 일 새해 첫 주이다. 2023년 교육계에서 살펴야 할 일들을 독자들과 나누었으면 한다. 첫 번째 살필 일은 초등학생 수 감소의 시작이다. 2023년은 학생 수 절벽의 첫해로 기록될 것이다. 2022년에 비해 약 10만명의 학생이 줄어든다. 이후 10년 동안 연평균 13만명의 학생이 줄어들 것이다. 교육부가 작년 기준으로 학생을 배치한다면 약 5000개 학급, 6000명 교사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평균 퇴직자 수와 초등교사 감축을 고려하면 과원 교사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신규 교사의 발령은 어려워 보인다. 2022년 12월 교육부는 교총, 전교조, 교사노조 대표들과 처음으로 새로운 교원 수급 모델에 관한 협의를 했다. 반가운 일이다. 이 회의에서 교육부는 회의 자료를 통해 학습지원 담당 교원을 1개교당 1명 배치하고 다문화학생 교육을 위한 전담 교원 배치 등 새로운 교사 수요 증원계획을 제시했다. 작년에 미루었던 교원 수급 모델 및 중기(2024~2027년) 교원 수급계획을 올해 3월까지 수립하겠다고도 밝혔다. 아쉬운 점은 교육부가 회의 자료를 통해 2033년 초등학생 수가 2022년 대비 46%가 줄어든 145만명으로 최저점이 될 것을 알면서도 2027년까지의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4년짜리 계획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초등학생 수가 최저점으로 떨어지는 2033년까지의 계획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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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돌아보기 학생, 학령기 국민으로 정의하길 교육기본법에 새로운 정의 조항을 만들어 학생을 ‘학령기 국민’으로 정의하길 소망한다. 상식적으로 학생은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을 말한다.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학교 밖 청소년의 비극은 여기서 시작한다. 학교 밖 청소년은 학교를 진학하지 않은 대안학교나 홈스쿨의 청소년과 학교를 다니다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교육부와 시·도교육감이 관리하고 교육예산을 사용하는 반면 학교 밖 청소년은 여성가족부가 담당하고 지자체가 관리하며 교육예산이 아닌 지자체 예산이나 여성가족부의 예산을 사용한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예산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