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은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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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이 절박하다③ 44년 만에 치유 받은 첫날, 또 계엄이 터졌다 “계엄으로 우리 가족이 풍비박산 났는데, 이 땅에 다시는 없을 거로 생각한 역사가 또 반복됐다. 일상생활이 마비될 정도로 충격받았다.” 삼청교육대 피해 유가족인 오수미씨(55)는 지난 3일 44년 만에 처음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트라우마 치유 수업을 받고 귀가했다. 그날 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80년 이후 40년 넘게 숨죽여 지내온 피해자들은 그날 낮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한 발 내딛었고, 밤에는 도 한 번의 트라우마에 휩싸여야 했다. 다 지난 일이라 생각했던 계엄이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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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소수 정신 나간 판단 때문에 경찰 전체가”···조직 수장 가둔 남대문서엔 정적만 사상 초유의 현직 경찰청장 내란 혐의 긴급체포라는 소식이 전해진 11일 경찰 일선에는 무거운 기류가 드리웠다. 경찰 조직 수장을 가둔 서울 남대문경찰서에는 드나드는 사람이 드물었다. 경찰관들은 차분하게 자리를 지켰다. 체포와 수감 사실에는 대체로 말을 아꼈다. 몇몇 경찰관들은 당혹감, 억울함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수감된 남대문서 유치장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두 사람은 새벽 3시49분쯤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유치장 건물로 오가는 차량은 거의 없었다. 문밖에 경찰차 몇 대만 주차돼 있었다. 인근 직장들이 남대문서 옆에서 피운 담배 연기가 유치장 쪽 건물로 자욱하게 흘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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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경찰, 대통령실 압수수색···4시간째 못 들어가고 대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이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압수수색을 시도한 지 2시간 뒤인 오후 1시30분 현재까지 경찰은 대통령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11일 오전 11시30분 “현재 대통령실, 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 국회경비대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며 “4개소에 60여명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특수단이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착수한 것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사실상 첫 강제수사다. 윤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고소·고발돼 출국금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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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란·김건희 주가조작’ 혐의…초유의 ‘3중 특검’ 가동되나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상설특검과 2개의 개별 특검 등 사상 초유의 ‘3중 특검’이 가동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회는 10일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상설특검 요구안(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을 통과시켰다. 이른바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2개의 개별 특검법안도 야당 주도로 같은 날 발의됐다. 이들 안건도 모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특검 2∼3개가 동시에 가동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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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쌀쌀…강원·경북엔 눈이나 비도 수요일인 11일 아침 기온이 낮아 쌀쌀하겠고, 강원과 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비나 눈이 내리겠다. 기상청은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낮아 춥겠다”며 “오후부터 강원동해안·산지와 경북동해안·북동산지에 비 또는 눈이 내리는 곳 있겠고, 강원산지와 경북북동산지에는 많은 눈이 쌓이는 곳 있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 울릉도·독도 5∼20㎜, 경북 동해안·북동 산지 5∼10㎜다. 예상 적설량은 강원 산지 5∼10㎝, 강원 북부 동해안·경북 북동 산지 1㎝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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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소리만 들어도 헬기 떠올라”···‘계엄 트라우마’ 로 잠 못 든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중학생 정유회군(14)은 지난 3일 밤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다가 창문 밖 헬기 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 “헬기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는 거예요.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어요.” 정군은 그날 밤 이후로도 머릿속에서 헬기 소리가 울려서 쉽게 잠들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국회 앞 촛불집회에서 만난 정군은 “계엄이라고 하니 두 번 다시 밖에 다니지 못할까 무서웠다”며 “피곤한데도 아침이고 밤이고 계속해서 계엄 관련 뉴스를 찾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민들은 ‘계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고 말한다. 시민들은 한밤중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대국민 담화부터 계엄군 국회 진입까지 전부 실시간 중계로 봤다. 총을 든 계엄군과 여의도 하늘땅을 오가는 군용 헬기, 장갑차 등을 목격한 시민들은 불안감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호소한다. 계엄이 장·노년층에게 과거의 공포를 상기시켰다면 아동·청소년들에겐 처음 직접 듣고본 초유의 사태에서 비롯된 불안을 깊이 각인시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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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이게 내란” 못 박고 뒷문 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두고 임명한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10일 국가폭력 피해자 항의에 부딪혀 뒷문으로 첫 출근을 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취임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두고 “헌정 유린”이자 “내란 행위”라고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취임식 전 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방명록에 진실화해위 공식 명칭을 다르게 적기도 했다. 국가폭력 피해자 단체들은 이날 박 위원장 취임식이 열리기 전부터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건물 앞에 모여 취임 반대 손팻말 시위를 벌였다. 건물 안팎에는 경찰이 배치돼 이들을 막았다. 건물 안 진입에 성공한 비영리단체 한베평화재단 인사들은 6층 취임식장 앞 복도에서 “내란수괴가 임명한 위원장 무효” “쿠데타 옹호 박선영 사퇴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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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수괴 윤석열이 임명한 위원장 거부한다”…박선영 진화위원장 첫날부터 뒷문 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두고 임명한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10일 국가폭력 피해자 항의에 부딪쳐 뒷문으로 첫 출근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취임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두고 “헌정유린”이자 “내란행위”라고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취임식 전 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방명록에 진실화해위 공식 명칭을 다르게 적기도 했다.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6층 대회의장에서 박 위원장 취임식이 열리기 전부터 국가폭력 피해자 단체들은 건물 앞에 모여 취임 반대 피켓시위를 벌였다. 건물 안팎에는 경찰 인력이 배치돼 이들이 건물 내 진입을 막았다. 건물 내 진입에 성공한 비영리단체 한베평화재단 인사들은 6층 행사장 앞 복도에서 “내란수괴가 임명한 진화위 위원장 무효” “쿠데타 옹호 박선영 사퇴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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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도 ‘계엄·탄핵·윤석열’로 도배···평소보다 1000배 폭증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에 지난 일주일 온라인도 들썩였다. 10일 구글 트렌드 검색 데이터를 보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국내에서 구글 검색량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단어는 ‘계엄령’과 ‘윤석열’이다. 두 단어는 일주일 새 각각 50만번가량 검색됐다. 평상시보다 1000%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 7일간 구글 트렌드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는 윤석열(대통령), 계엄령, 계엄, 안귀령(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탄핵, 추경호(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박안수(육군참모총장) 등이 순위에 올랐다. 계엄 사태와 연관된 단어들이 1~10위 중 총 9개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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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은 여전히 쌀쌀···‘낮부터는 점점 풀려요’ 화요일인 10일 아침 최저 기온은 일부 지역이 영하 7도정도인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 1도에서 4도 가량으로 어제와 비슷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아침 기온이 낮은 가운데,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다”고 예보했다. 이날 오전 전국 주요 지역의 기온은 서울 -0.8도, 인천 -0.5도, 수원 -3.4도, 춘천 -7.7도, 강릉 2.3도, 청주 1.2도, 대전 1.9도, 전주 3.2도, 광주 2.7도, 제주 9.2도, 대구 -0.6도, 부산 3.8도, 울산 1.7도, 창원 2.3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6~12도로 예보됐다. 동해안을 중심으로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으니 산불을 포함한 화재 예방에 유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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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무산시킨 국민의힘 향해 들끓는 민심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105명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데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시민과 야당 당원들은 9일 국민의힘 의원 지역 사무실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 찾아가 “탄핵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는 ‘탄핵안 표결 불참’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 문 앞에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학생 전찬범씨의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대학 후배라고 자신을 소개한 전씨는 대자보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수많은 사람의 투쟁으로,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지난 6일 국회에서 선배가 보인 모습은 내란의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썼다. 전씨는 “시민과 국회를 향해 군을 투입한 사람이 군 통수권을 유지하는 것이 옳은가,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보다 소중한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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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무산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국민의힘으로 향한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105명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데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시민과 야당 당원들은 9일 국민의힘 의원 지역 사무실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 찾아가 “탄핵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는 ‘탄핵안 표결 불참’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의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 문 앞에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학생 전찬범씨의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지역구 주민이자 대학 후배라고 자신을 소개한 전씨는 대자보에서 “의원님, 아니 선배님, 아시겠지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게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의 투쟁으로,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라며 “지난 6일 국회에서 선배님께서 보인 모습은 내란의 공범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썼다. 전씨는 “국헌을 문란케 한 사람이 대통령 직위를 유지하는 것이 옳습니까”라며 “시민과 국회를 향해 군을 투입한 사람이 군 통수권을 유지하는 것이 옳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보다 소중합니까”라며 “선배님께 민주주의란 도대체 무엇입니까”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