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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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밥’의 가치, 밥하는 ‘노동’의 가치 한국 사회가 ‘먹는 데 진심’인 건 분명한 것 같다. 주말 오후 TV를 틀면, 수십 개 채널에서 맛집 소개가 쏟아져 나온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곳곳의 맛집들이 소개되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의 모습도 보인다. 작은 것에서 기쁨을 누린다는 소확행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먹는다는 행위가 인간의 삶에서 갖는 무게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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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우리는 ‘아이’를 원하고 있나 우리 사회는 진심으로 ‘아이’를 원하고 있을까? 아이보다는 반려동물과 함께 다니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진 거리에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초등학교 운동회가 시끄럽다고 민원을 넣는 이웃들, 돌봄노동자 임금을 최저 수준의 시급으로 한정하는 정부,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이려는 정책을 ‘규제’라고 여기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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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성평등가족부와 노동부의 협업을 기대하며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여가부 확대성평등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 빠져공시제 등 고용평등 제도 손봐야성별 임금 격차 해소, 부처 협력을 지난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성가족부가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되고 고용노동부의 여성 고용 정책 일부를 이관하는 내용도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성평등 관점에서 정부 전 부처 정책을 총괄·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포함되지 않았다. 실·국 개편이 담긴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이번주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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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전쟁’ 승리할 수 있을까 영화 ‘기생충’이 드러낸 주거 계급서울선 무주택 가구가 절반 넘어임명 고위직들 ‘부동산 재산 증식’민주당 정부, 집값 잡는 데 사활을 영화 <기생충>은 계급 이야기다. 영화에서 계급은 ‘집’이라는 공간적 분리를 통해 나뉜다. 지상 계급, 반지하 계급, 그리고 지하 계급. 한 사회에서 살지만 그들은 철저히 분리돼 있다. 높은 언덕을 올라 대문에 들어서고 또다시 여러 계단을 지나야만 만날 수 있는 지상의 계급. 수많은 계단을 내려가 사람들의 발아래 어딘가에 터를 잡고 작은 유리창으로 햇빛을 받아들이는 반지하 계급. 그마저도 허락받지 못해 숨어 사는 지하 계급. 어둡고 무거운 서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의 심장 할리우드에서 작품상을 받았고, 최근에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로 꼽혔다. 그만큼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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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헤어질 결심, 그 후에 오는 것들 친밀한 관계 내 폭력·살인 증가로여성 안전 심각하게 위협받는데사법 대응 시스템은 전무한 상황국가 보호 받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때 연인이었지만 헤어지겠다고 결심한 순간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관계가 있다면, 그것은 사랑일까? 매일 ‘이별살인’ 뉴스가 터져 나오는 세상에서 연애는 죽음을 무릅써야 하는 모험이 됐다. 성적 자유가 확대되고 결혼이 지연되는 사회에서 연애는 짧은 에피소드처럼 일상적인 사건이지만, 운 나쁘면 생명을 걸 수도 있는 도박이 됐다. 이 도박에서 생명을 잃는 이는 주로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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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성평등가족부가 청년들 마음 바꿀 수 있으려면 성평등가족부는 남녀 관계 넘어불평등·위계·부정의 개선 ‘의지’모든 부처 협력 이끌어내려면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필수 이재명 정부 출범 한 달을 지켜본 여성들의 소감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기대는 탄핵 국면을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 성평등 민주주의를 회복해가리라는 믿음에서 나온다. 걱정은 지난 한 달간 언론에 보도된 새 정부 성평등 정책 관련 인사와 언행을 두고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이제 막 윤석열 정부의 백래시라는 한겨울 모진 한파를 헤쳐 나왔는데, 정작 맞닥뜨린 것은 따스한 봄이 아니라 으스스한 초겨울의 냉기라고 느낀다면, 과민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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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청년 남성의 보수화? 2030 남성들의 대선 투표 놓고‘극우화’ 등 다양한 의견 쏟아져데이터 분석·솔직한 토론 필요혐오 부추기는 정치는 사라져야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청년 남성들의 투표 결과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남성의 37.2%가 이준석, 36.9%가 김문수, 24.0%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남성은 34.5%가 김문수, 37.9%가 이재명, 25.8%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했다.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에 차이가 있고 아직 성별·연령별 투표율도 발표되지 않아 추정에 불과하지만, 청년 남성들의 보수 후보 지지세가 매우 강력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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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새 정부의 성평등 정책 민주주의 수준 높이는 성평등 정책심각한 인구 붕괴·경제 저성장 등한국 사회 위기 해소시킬 처방전정치권 귀 기울이며 실현 노력을 자고 일어나니 밤새 후보가 바뀌어 있더라는 국민의힘 후보 등록 소동도 일단락됐다. 비상식적인 당 지도부의 행동을 당원들이 바로잡은 상식의 승리였다.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이제 22일 후면 새 정부가 탄생할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앞으로 남은 기간만큼은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에 대한 토론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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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21대 대통령 선거의 시대정신 한덕수의 헌법재판관 지명 이어윤석열 ‘퇴거 행사’도 내란 그림자 시민들, 계엄 겪으며 정치적 각성대선에서 ‘비주류의 연대’ 주목을 윤석열 친위 쿠데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혁명 이후 반혁명의 악몽이 이어진다는 사실은 역사책에서 배웠지만, 여진이라기엔 충격이 너무 큰 사건들이 연발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의 역할은 소극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스스로 깨고 대통령 몫으로 남겨진 헌법재판관 두 명을 지명했다. 이제 50여일 후면 새 대통령이 들어설 텐데, 월권을 넘어 위법이라는 비판이 잇달았다. 게다가 지명된 두 후보의 면면을 살펴보면, 내란에 동조했으리라는 혐의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과 야박하기 그지없는 판결로 법조인의 품격을 기대하기 어려울 듯한 판사 출신이다. 탄핵 인용으로 국민의 신임을 받고 있는 ‘헌재 흔들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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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법조 엘리트의 재생산 구조 공정, 상식, 카르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탄핵소추로 직무를 중단할 때까지 가장 많이 썼던 말이다.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됐지만 스스로 그것을 부정하고 군대를 동원한 그는 자신의 이 말을 송두리째 뒤집었다. 판사 지귀연, 검찰총장 심우정은 그의 구치소 탈출을 도와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지만 한국의 사법체계가 얼마나 불공정하며 비상식적인지, 그들의 카르텔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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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윤석열의 청년팔이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게 되고 열정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누구의 말인지 맞혀보라는 퀴즈를 낸다면 당신의 답변은 어떤 것일까? 우리에게 익숙한 객관식 선택지(가나다순)까지 제시한다면? ①김대중 ②김영삼 ③노무현 ④윤석열. 꼼꼼하게 기사를 읽는 독자라면 ④번을 선택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될 때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의 일부다. 그러나 논리적으로만 따지면 네 명의 대통령이 언젠가 한 번쯤은 했을 법한 말이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이 말이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한국 사회에서 헌법질서를 유린하고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선동의 언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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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선동은 어떻게 폭동이 되었나 일요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던 시간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유리창이 깨졌다. 폭도로 변한 지지자들 중 일부가 쇠막대기와 소화기를 들고 법원 곳곳을 부수며 무법지대를 만들었다. 경찰은 물론 기자와 시민까지 폭행을 당한 후 86명이 체포됐다. 보수 결집. 지난 주말 언론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이런 해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통령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 감행과 실패, 공조본 출석 요구 거부, 체포와 구속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광장이 넓어졌지만, 아스팔트 위 윤석열 옹호세력도 커졌다. 선동 목적의 여론조사 결과가 마구 뿌려졌고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는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리고 일요일 새벽, 선동이 폭동으로 점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