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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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청년 남성의 보수화? 2030 남성들의 대선 투표 놓고‘극우화’ 등 다양한 의견 쏟아져데이터 분석·솔직한 토론 필요혐오 부추기는 정치는 사라져야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청년 남성들의 투표 결과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남성의 37.2%가 이준석, 36.9%가 김문수, 24.0%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남성은 34.5%가 김문수, 37.9%가 이재명, 25.8%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했다.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에 차이가 있고 아직 성별·연령별 투표율도 발표되지 않아 추정에 불과하지만, 청년 남성들의 보수 후보 지지세가 매우 강력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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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새 정부의 성평등 정책 민주주의 수준 높이는 성평등 정책심각한 인구 붕괴·경제 저성장 등한국 사회 위기 해소시킬 처방전정치권 귀 기울이며 실현 노력을 자고 일어나니 밤새 후보가 바뀌어 있더라는 국민의힘 후보 등록 소동도 일단락됐다. 비상식적인 당 지도부의 행동을 당원들이 바로잡은 상식의 승리였다.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이제 22일 후면 새 정부가 탄생할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앞으로 남은 기간만큼은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에 대한 토론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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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21대 대통령 선거의 시대정신 한덕수의 헌법재판관 지명 이어윤석열 ‘퇴거 행사’도 내란 그림자 시민들, 계엄 겪으며 정치적 각성대선에서 ‘비주류의 연대’ 주목을 윤석열 친위 쿠데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혁명 이후 반혁명의 악몽이 이어진다는 사실은 역사책에서 배웠지만, 여진이라기엔 충격이 너무 큰 사건들이 연발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의 역할은 소극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스스로 깨고 대통령 몫으로 남겨진 헌법재판관 두 명을 지명했다. 이제 50여일 후면 새 대통령이 들어설 텐데, 월권을 넘어 위법이라는 비판이 잇달았다. 게다가 지명된 두 후보의 면면을 살펴보면, 내란에 동조했으리라는 혐의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과 야박하기 그지없는 판결로 법조인의 품격을 기대하기 어려울 듯한 판사 출신이다. 탄핵 인용으로 국민의 신임을 받고 있는 ‘헌재 흔들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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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법조 엘리트의 재생산 구조 공정, 상식, 카르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탄핵소추로 직무를 중단할 때까지 가장 많이 썼던 말이다.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됐지만 스스로 그것을 부정하고 군대를 동원한 그는 자신의 이 말을 송두리째 뒤집었다. 판사 지귀연, 검찰총장 심우정은 그의 구치소 탈출을 도와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지만 한국의 사법체계가 얼마나 불공정하며 비상식적인지, 그들의 카르텔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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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윤석열의 청년팔이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게 되고 열정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누구의 말인지 맞혀보라는 퀴즈를 낸다면 당신의 답변은 어떤 것일까? 우리에게 익숙한 객관식 선택지(가나다순)까지 제시한다면? ①김대중 ②김영삼 ③노무현 ④윤석열. 꼼꼼하게 기사를 읽는 독자라면 ④번을 선택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될 때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의 일부다. 그러나 논리적으로만 따지면 네 명의 대통령이 언젠가 한 번쯤은 했을 법한 말이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이 말이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한국 사회에서 헌법질서를 유린하고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선동의 언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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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선동은 어떻게 폭동이 되었나 일요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던 시간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유리창이 깨졌다. 폭도로 변한 지지자들 중 일부가 쇠막대기와 소화기를 들고 법원 곳곳을 부수며 무법지대를 만들었다. 경찰은 물론 기자와 시민까지 폭행을 당한 후 86명이 체포됐다. 보수 결집. 지난 주말 언론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이런 해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통령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 감행과 실패, 공조본 출석 요구 거부, 체포와 구속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광장이 넓어졌지만, 아스팔트 위 윤석열 옹호세력도 커졌다. 선동 목적의 여론조사 결과가 마구 뿌려졌고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는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리고 일요일 새벽, 선동이 폭동으로 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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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그날 밤을 새운 소녀들 경찰버스로 막힌 남태령 고개서윤석열 파면 외친 청년여성들살인적 추위에도 서로 돌본 그들정작 괴로워해야 할 이는 누군가 엄마딸 오늘 집에 못 들어가. 지난 토요일 밤 남태령 고개에 모인 청년여성들이 보냈다는 문자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들어가려다 경찰의 저지로 멈춰 섰다. 낮 동안 광화문과 종로 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남태령으로 와 달라는 메시지를 받고 귀갓길 발걸음을 돌렸다. 경찰버스로 막힌 길목에서 사람들은 “차 빼라” “윤석열 파면”을 외치며 밤을 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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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트럼프와 미국의 4B 운동, 한국의 페미니즘 미 여성 사이 관심 커진 ‘4비 운동’비혼·비출산 등 선언, 한국이 시초최근 ‘탈코르셋’ 등 4T 개념도 등장사회적 결핍에 대한 청년들의 저항 한국에서 시작돼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것은 K팝이나 K드라마만은 아닌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에서는 한국의 4B 운동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CNN이나 NBC 등 미국 언론뿐 아니라 영국의 가디언 등에서도 관련 기사를 싣고 있다. 영어로는 ‘4B 무브먼트(movement)’라고 쓰지만, 정확한 한국어명은 ‘4비(4非) 운동’이다. 비혼·비출산·비연애·비섹스, 즉 결혼과 출산, 연애와 섹스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젊은 여성들 사이의 메시지 교환으로 전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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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영부인’의 품격 보여줄 수 있는 길 ‘내조만 하겠다’는 약속 어기고국정 삼킨 용산의 숨은 권력자 돌 맞아도 지키겠다는 대통령마음속에 국민이 있기는 한가 2024년 10월 대한민국 국회의 의제는 단연코 ‘김건희 국감’인 듯하다. 국정감사, 한 해 동안 중앙정부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살피고 위법이나 부정의 소지는 없었는지, 더 해야 하거나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은 무엇인지 국민의 편에서 매의 눈으로 찾고 따지는 시간, 대통령 배우자의 의혹이 모든 국정을 삼켜버렸다. 10월21일 낮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벌어진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동행명령장 전달 요구와 이를 막아선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영상으로 지켜본 국민들의 마음은 참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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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대통령의 만찬 크게 흔들리는 국민의 의식주정부 신뢰도 바닥으로 치달아대통령의 만찬은 협력의 자리 야당·시민단체 만나 들으시라초대 안 하면 국민이 부를 것 처음엔 신선했다. 대통령 후보로 나선 60대 남성의 특기가 스테인리스팬에 계란말이라니. 얼치기지만 주부 경력 30년이 넘은 나도 스테인리스팬은 쓰기 쉽지 않은데. 잠깐이었지만, 20대 대선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프라이팬을 든 윤석열 후보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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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누군가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누군가 ‘스톱(STOP)’을 외쳐야 한다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있지만 드러내놓고 말하기를 꺼리는 것들이 있다. 여러 사람들이 불안해하지만 사회적 토론의 테이블에 쉽게 올려놓지 못하는 일들이 있다. 폭력과 범죄임이 분명하지만, 사건의 원인 규명과 행위자 처벌, 그리고 유사 범죄의 예방에 관해 공권력의 통제가 최소한에 그치는 사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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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아리셀 화재 그 후, 우리는 달라지고 있나 적나라하게 드러난 노동 최말단참사 피해 상당수가 이주 여성 이제 그들 없이 살 수 없는 한국아직, 들려오는 건 씁쓸한 소식들 2024년 6월24일 10시30분 경기 화성시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1분도 되지 않는 순간 불꽃과 연기가 작업장을 뒤덮었고 22시간이 지나서야 진압되었다. 23명의 사망자와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중 5명은 한국인, 18명은 외국인이었다. 그중 17명이 여성이었고(한국 2명, 중국 14명, 라오스 1명), 대부분 일용직 노동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