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원
일in연구소 대표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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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일하는 이의 ‘마음’이 죽을 때 “저는 그냥 월급 받기 위해 취직하려는 겁니다.” 채용 면접에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 조직의 설립 목적과 사업 목표를 아십니까”라 물었을 때 “제가 그것까지 알 필요 있습니까? 그냥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겠습니다”라고 답한다면? 또는 “조직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일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조직 발전에는 관심 없습니다. 그냥 제가 편한 쪽으로 일하겠습니다”라고 답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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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멋쟁해병’식 인맥 활용 문제 “대학도 안 가면 저 같은 사람한테 다른 자원이 뭐가 있어요?” 몇해 전 청소년 대상 진로 캠프에서 만난 고등학생이 내게 한 질문이다. 강의 중 내가 “학벌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라”고 한 말을 짚으면서 “부모님도 평범하고 특출난 재능도 없는 저 같은 사람한테는 학벌 말곤 다른 기댈 게 없지 않으냐?”고 물었다. 지금도 교복 차림과 그 당당한 태도가 떠오를 만큼 인상 깊은 기억이다. 그 질문은 이후 여러 맥락에서 종종 떠오르곤 했다. 최근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된 ‘멋쟁해병’이라는 인맥 그룹 이슈를 접했을 때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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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전원일기와 국가비상사태 1991년 방송된 <전원일기>(535화) 한 장면이다. 양촌리 대표 노총각인 명석을 어떻게든 장가보내려는 그 어머니에게 중매쟁이가 조언한다. “부엌을 신식으로 고쳐야지, 이래가지곤 색시가 안 와요.” 이 말을 전해 들은 명석과 동네 남자들은 “개 발에 편자”라며 못마땅해하고, 여자들이 모인 자리에선 “구식 부엌에서 밥하면 설익는다니? 우리는 수십년간 밥만 잘해먹고 살았다”는 핀잔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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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좋은 사장님은 거저 되겠나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내 친구 김민아 노무사는 “단 한 번도 사측을 대리한 적 없는”, 즉 평생 노동자 편에서 일하고 싸운 사람으로 부고 기사에 기록되었다. 한 줄로 묘사하라면 나도 이 표현을 떠올렸겠으나, 실상 그가 세상을 본 시각은 더 넓고 깊었다고 부연하고 싶다. 일례로 그는 신생 스타트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노동법 강의를 한 후 무척 흐뭇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런 교육이 많아져야 해. ‘좋은 사장님’이 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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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의사라는 직업과 ‘더티 워크’ 민희진 어도어 대표 기자회견으로 전국이 문화충격에 빠져 있을 때, 내게 그 못지않은 충격을 준 일이 있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민 대표를 지칭해 “저런 사람이 돈 버는 것은 괜찮고 의사가 돈 버는 것엔 알러지(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느냐”는 맥락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그 며칠 전에는 서울대병원의 담당 교수 전원이 사직해서 국내에 하나뿐인 소아 투석실이 문을 닫게 됐다는 충격적 소식이 들렸다. 이 중 한 명의 인터뷰를 봤는데 아무리 마음을 열고 읽어보려 해도 의료현장을 떠나려는 이유를 납득할 수가 없었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결정이 일방적이었고 이후 조정 노력도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다른 개선 조치는 일체 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적도 없다. 그런데도 의사들이 타협안 제시도 없이 의료현장을 이렇게까지 붕괴시키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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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비례대표 공약, 두 가지 공통점 22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공보물을 살펴보았다. ‘10대 공약’과 같은 주요 정책 방안에 두 가지 공약이 공통적으로 들어 있었다. 하나는 ‘공공돌봄 확대’로, 주요 정당의 공약마다 예외 없이 들어가 있다. 다른 하나는 일하는 사람의 처우와 권리를 높이는 공약이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일하는 사람의 권리 보장’, 녹색정의당은 ‘일하는 시민의 기본법 제정’, 새로운미래는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본법 제정’으로 이름도 비슷하다. 국민의미래가 제시한 ‘중소기업 근로환경 개선’ 역시 중소기업 종사자가 전체 임금근로자의 8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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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지역구 당선돼야 진짜 정치인? 한 지방자치단체의 테마파크 조성 사업 자문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지역 인구 감소, 특히 청년 인구 순유출이 심한 지역이었고, 사업 예정지는 접근성이 나빴다. 여간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회의를 주최한 공무원들도 아는 눈치였다. 그럼에도 사업 자체를 재고할 수는 없다고 했다. 지자체장의 공약 사업이기 때문이다. 최근 1700억원을 들인 경북 영주시 테마파크 ‘선비세상’에 하루 평균 방문자가 100명도 안 된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비슷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안동 유교랜드, 대구 삼국유사 테마파크, 문경 에코랜드, 청도 신화랑풍류마을도 수백, 수천억원을 들여 지었으나 운영비 일부도 못 벌고 있다. 혹시나 해서 ‘22대 총선’과 ‘테마파크’ 키워드로 검색해 봤다. 최근 한두 달 새 지역구 후보 및 예비후보들이 발표한 공약들이 줄줄이 나왔다. 반려동물 테마파크 공약이 각기 다른 네 지역에서 나왔고 K스타, 인공지능, 메타버스, 익스트림 스포츠, 심지어 ‘해병대’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공약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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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저출생 대책, 성공 땐 ‘양육지옥’ 2018년 스웨덴 말뫼에 갔을 때 일이다. 말뫼의 랜드마크 ‘터닝 토르소’ 전망대에 오르니 옛 조선소 자리가 한눈에 보였다. 1990년대 초 이 조선소가 문을 닫는 바람에 쇠락할 뻔했던 말뫼는 유럽 청년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혁신적 도시가 됐다. 조선소 부지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를 100% 활용하는 주택단지 등으로 탈바꿈했다. 그런데 몇몇 구획은 여전히 비어 있었다. 그 이유를 물었을 때, 당시 혁신을 이끌었던 일마 리팔루 전 시장의 답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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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강남 8학군 출신’ 강조의 이유 최근 <트루먼 쇼> 같은 가짜 세상에 갇힌 듯한 혼란을 종종 느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외모를 칭송하는 기사들을 접할 때다. 내 심미적 기준이 정상인지가 혼란의 원인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가져야 할 객관적 의문은 다른 쪽이다. ‘얼평금지’(얼굴 평가 금지)가 이 시대의 보편적 규범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스포츠 중계에서도 선수의 외모 언급이 사라지지 않았나? 그런데 왜 갑자기 정치인의 외모를 언급하는 기사들이 쏟아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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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수능 만점자를 알아야 할까 특별히 관심을 둔 것도 아닌데 나는 올해 수능 만점자가 어느 학교를 나왔고 선택과목은 무엇이며 어느 전공을 희망하는지 알고 있다. 거의 모든 언론에서 일제히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수능 만점자가 선택과목 때문에 서울대 의대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것이 옳으냐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왜 우리는 수능 만점자를 이리도 자세히 알아야 하고, 그의 진로를 다 같이 고민해야 할까? 우리가 관심 두지 않아도 알아서 잘 진학할 것이고, 원하는 직업을 갖게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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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한 줄 서기의 발명품, ‘김포구’ “요즘은 연애 시장에서도 모든 조건을 일렬로 줄 세워요.” ‘줄 세우는 사회’에 대한 대화를 나누던 중 지인에게 들은 말이다. 연애 소재 예능 프로그램 영향이라는데, 그에 따르면 성격까지도 줄 세우기를 한단다. “MBTI에서 E(외향적) 성격이 I(내향적) 성격보다 높은 건가요?” 하고 묻자 “훠어얼씬 높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국이 ‘일렬로 줄 세우기’에 얼마나 진심인지는 대학 입시를 보면 알 수 있다. 온 국민이 고등학교 3학년 때 공부 잘한 순서대로 늘어선 채 평생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한국 사회다. 사회학자 오찬호가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에서 촘촘하게 일렬로 줄 세우는 입시제도가 어떤 차별의식을 만들었는지 지적한 게 10년 전이다. 그 차별의식은 한국식 능력주의가 됐고, 불평등을 줄이는 것보다 ‘누구를 앞에 세워야 하는가’를 따지는 게 정의라고 믿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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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바람과 함께 사라져야 할 것들 요즘 들어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자주 떠올린다. 즐겨 보는 드라마 <연인>의 설정 상당 부분이 이 소설에서 왔기 때문이다. 청소년 시절 거의 외울 정도로 이 책을 되풀이해 읽었고 강인하고 솔직한 여성 스칼렛 오하라를 무척 좋아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책에 대해 말하기가 꺼려졌다. 기록적으로 흥행한 만큼 논란도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