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원
일in연구소 대표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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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오펜하이머에게 ‘이념’이란? 홍범도 장군 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을 때는 영화 <오펜하이머>를 본 직후였다. 1950년대 미국과 2023년 대한민국에서 똑같은 장면이 펼쳐지는 것이 마치 평행세계처럼 보였다.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의 아버지’이자 2차 세계대전을 끝낸 공로자로 추앙받았지만 얼마 안 가서는 공산주의자로 몰려 어려움을 겪었다. 전쟁 이후 미국의 수소폭탄 개발에 반대한 것이 ‘소련을 이롭게 하려는 행위’로 의심받은 것이다. 그 때문에 2차 세계대전 발발 훨씬 이전에 사회주의에 관심을 가졌던 이력들까지 낱낱이 까발려졌다. 영화는 그 과정을 지나치다 싶도록 자세히 보여준다. 원자폭탄 개발 과정의 러닝타임과 맞먹을 정도다. 아마도 이 영화의 주된 질문이 “오펜하이머가 원자폭탄 개발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실행한 이유가 무엇일까?”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 더하자면 “그랬으면서 이후 수소폭탄 개발에는 왜 반대했을까?”라는 질문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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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새만금 잼버리가 남긴 것 참으로 괴로운 열이틀이었다. 8월12일이 오기를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현장이 엉망이라는 소식이 들려온 8월1일부터다. 한동안은 식당에 가면 양쪽에서 잼버리 이야기가 들렸다. 모두 어서 시간이 흐르기만 바랐을 것이다. 그저 끝나기만 바란 게 아니라 어떻게든 잘 진행되기를 염원한 것인데, 그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이제부터 이 ‘파행’이 누구 책임인지 국무조정실과 감사원, 임시국회에서 따지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친들 진짜 원인이 드러날 것 같지 않다. 예산 잘 썼는지 영수증과 계약서를 들여다본다고 답이 있지 않을 것이다. 책임자 불러내 호통친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보고서 인쇄 잘해서 꽂아놓는 것으로 마무리할 문제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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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시럽급여’와 ‘웃는 얼굴’ 영화 <기생충>은 부자와 빈자를 대표하는 두 가족을 대비시킴으로써 계층 구조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그런데 영화 전반부에서 ‘가난한 가족’은 그리 비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농담 섞은 대화를 이어가고 맥주 한 캔의 작은 사치를 즐기는 모습이 사뭇 여유롭다. 그들에게서 웃음이 싹 사라지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이 위태로운 양극화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어쩌면 웃음이다. 사소한 농담, 근거 없는 낙관주의, 별것 아닌 일에 깔깔대는 친구들, 그 짧은 시간의 충만감, 이런 것들이 있어서 이 가혹한 사회가 너무 잘 유지되는 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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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이제 그만 해촉해 주세요 2019년 9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 공익위원으로 위촉됐다. 맡고 보니 중책이었다. 청와대 인사검증이란 걸 처음 받아봤다. 주위에서 “출세하셨다”는 말도 들었다. 대통령·장관과 같이 앉아 회의하는 자리이니 높은 지위가 아니냐는 말이었다. 그런가 하면 “뭔가 역할을 할 거라고 기대하지 말라”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가라”는 조언도 들었다. 탄력근로제 문제로 파행이 있었던 직후라 경사노위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 했다. 그래도 ‘공익위원’이라는 이름에 맞는 역할이 뭐라도 있겠지, 막연한 기대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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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정치인이라는 직업의 본질은? “정치인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업 아닙니까?” 얼마 전 열린 ‘청년의 미래’ 주제의 토론회에서 한 청년 정치인이 한 말이다. 이 질문에서 강조점은 ‘직업’에 있었다. 정치인을 하나의 직업으로 보는 게 아니라 ‘누리는 자리’로 보는 인식 탓에 청년들이 정치에 도전하기도 어렵고, 도전해도 얼마 못 버티고 떠나게 된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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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인구절벽 시대의 ‘웰다잉’ 수년 전 아버지께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최대한 시간을 내서 그동안 못한 일들을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 병세가 빠르게 진행된 탓도 있었지만, 아버지를 위해 휴가를 내거나, 업무를 조정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평소대로 출근해서 중차대하지도 않은 업무를 하는 사이에 아버지의 시간은 빠르게 소진돼 버렸다. 그리고 깊은 후회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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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칠레 ‘주 40시간’이 부러운 우리? 얼마 전 칠레에서 노동시간을 주당 4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여러 매체에서는 이 소식을 전하며 이번 개정안으로 ‘주 4일 근무’가 가능해졌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루 최대 10시간 근무가 허용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런데 잠깐, 하루 10시간 근무가 허용되므로 주 4일 근무가 가능하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 쉬운 설명인데 왜 이해를 못하냐는 반문이 나올 법하다. 질문하는 이유가 있다. 한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설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칠레의 상황은 ‘주 40시간 노동’을 법으로 정했고 하루 최대 10시간까지 허용된다면, 그래서 어떤 기업이 주 4일 연속 10시간 일을 시켰다면 더 이상은 안 되므로 ‘주 4일 근무’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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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노동조합이 뭐가 문제라고요? 내가 일자리 연구자가 되기로 결심하는 데 영향을 준 몇 가지 일이 있다. 그중 하나가 2016년 김홍영 검사가 상사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세 좋은 직업인 검사, 그만두더라도 변호사라는 대안이 있으니 두려울 게 없어 보이던 검사들조차 일터의 위계구도하에서는 약자일 수 있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그제야 돌아보니 겉은 멀쩡해 보여도 안은 곯아 있는 직장들이 수없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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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돈은 얼마나 중요할까 돈은 얼마나 중요한가? 직업 또는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월급이 얼마나 중요하냐는 질문이다. 당연히, 단연코, 최고로 중요하지 뭘 묻느냐고 대부분은 답할 것이다. 여기에 반대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내 질문은 그래서 ‘얼마나’ 중요하냐는 것이다. 안정성과 안전, 존중, 재미와 보람, 성장, 워라밸을 기대할 수 없는 일이어도 월급만 확실히 높으면 상관없을까? 여전히 ‘그렇다’고 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