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은
신재은 풀씨행동연구소 캠페이너
최신기사
-
녹색세상 곤돌라 대신 자연을 더 허하라 남산이 위기다. 2009년 서울시가 남산 정상부 접근성 개선을 이유로 곤돌라 사업을 추진했지만, 서울시의회가 생태계 훼손 우려와 기존 남산 케이블카와 중복 문제 등으로 해당 사업을 부결시킨 바 있다. 다시 7년이 지난 2016년, 급격하게 증가한 중국인 관광객을 이유로 재추진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무산되었다.
-
녹색세상 자연을 (언젠가 약간) 보전하기 “이제는 생물다양성 부문 ESG를 대응할 때, 약간의 기부나 사진 찍는 행사 수준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한 기업의 ESG 담당자가 제5차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 공청회에 패널로 참여해서 강조한 대목이다. 이 담당자는 기업 활동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자연자본의 손실에 대해서 구체적인 영향을 측정하고, 영향을 회피하고, 최소화하고, 복원하여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방안을 공시해야 한다며, 정량화된 공신력 있는 제도의 시급함을 토로했다. 기업이 이른바 ‘자연자원총량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ESG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요구가 구체적으로 변화되면서 자연자본에 대한 재무정보를 공시하는 제도(TNFD)가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
녹색세상 댄서의 리더십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2> 댄서들의 멋지고 치열한 한판 승부가 끝났다. 첫 번째 시즌 당시에도 댄서들의 멋짐에 빠져서 한참을 허우적거렸지만, 사실 두 번째 시즌까지 챙겨서 열심히 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무심코 채널을 돌리던 짧은 순간 그들의 눈빛에 사로잡혔다. 그 눈빛은 춤에 대한 자부심이었고, 간절함이었으며, 동료에 대한 믿음과 책임감이었다.
-
녹색세상 송편을 데우며 팬에 들기름을 살짝 두르고 냉장고에서 송편을 다섯 개만 꺼내서 겉면이 바삭해질 때까지 아주 약한 불에 굽는다. 달콤한 밤 송편만 골라 먹으면 좋겠지만, 들기름 향이 입혀지면 평소 싫어하던 콩 송편조차도 썩 맛있게 느껴진다. 긴 추석 연휴 동안 하루에 다섯 개씩 꺼내 먹어도 아직 냉장실에는 엄마가 넉넉히 싸주신 송편이 남아 있다. 이뿐만 아니다. 냉동실에는 메밀배추전과 동태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전 귀신’인 나는 한동안 신나게 냉장고를 파먹으면서 추석의 여운을 즐길 것이다. 단 한 조각의 전도 버려지지 않을 것이다.
-
녹색세상 클래머스강에서 사라진 것은 “댐 철거는 당파적인 이슈가 아니다.” 2019년 미국 오리건주 지역 신문에 실린 기고문 제목이다. 기고자는 14년 동안 오리건주 공화당 상원의원으로 재직했던 정치인 출신 영화감독이다. 태평양으로 흘러가는 클래머스강에 위치한 4개의 댐을 철거하는 클래머스 댐 철거 사업이 합의되어 추진되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반대에 부딪히자 공화당 출신 정치인이 직접 중재하고 나선 것이다.
-
녹색세상 힘내서 달립시다 24초. 내가 기억하는 100m 달리기 기록이다. 치타는커녕 기어다니는 악어보다 두 배는 느리다. 운동에는 거의 재능이 없었고, 숨쉬기 운동 외에는 걷기조차 싫어했더랬다. 그랬던 내가 올해 초부터 새벽 달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2㎞를 뛰는 것조차도 헉헉댔지만, 6개월을 꾸준히 뛰면서 이제는 4㎞를 거뜬히 뛸 수 있게 됐다. 이어폰 너머에서 달리기 애플리케이션 속 성우가 지시하는 대로 공원에서 그리고 러닝머신에서 열심히 달린다. 성우는 느리지만 열심히 달리는 나에게 연신 외친다. “정말 대단합니다! 당신은 잘하고 있어요!”
-
녹색세상 ‘엄친아’의 성공을 기원하며 얼마 전, ‘강 살리기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유럽 환경단체 활동가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유럽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2030 생물다양성 전략’ 목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자연복원법이 일부 정당의 반대로 폐기될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순탄할 것만 같았던 유럽의 생물다양성 전략도 결국은 큰 벽에 부딪혔다는 생각에 암담했다. 환경정책 부문에서 왠지 잘난 ‘엄마 친구 아들’처럼 느껴지던 유럽마저도 어쩔 수 없나 싶었다.
-
녹색세상 모씨가 선택하는 생물다양성 이웃 동네에는 철거 예정지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리고, 건물마다 노란색 출입 금지 테이프가 덕지덕지 둘러졌다. 그린벨트를 해제해서 들어선다던 그 아파트 단지 공사가 본격화되나 보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고 했을 때 그린벨트가 또 사라지는구나 생각하면서 씁쓸했다. 그린벨트 해제 계획을 보며 도시 팽창이나 녹지축 훼손을 걱정하는 사람이 흔치 않을 테니 아마 우리 동네에서는 혼자서만 씁쓸해했을지도 모르겠다.
-
녹색세상 우회전 가속페달, 강원특별법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모든 운전자는 우회전 시 횡단보도 앞에서 무조건 일시 정지해야 한다.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다. 3개월 계도기간 동안 교통사고가 유의미하게 줄었지만, 본격 단속이 시작되면서 운전자들 반발도 나오는 모양새다. 하지만 시민들 대부분은 바뀐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시민들이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아도 법을 지키는 이유는, 자고로 법이란 사회가 합의한 최소한의 도덕이며, 법의 취지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
녹색세상 기후 생태위기, 뭉쳐야 찬다 각 부문별 국가대표 스포츠 스타들을 모아서 축구를 하는 예능이 유행했다. 몸을 쓰는 일에 둔한 내 기준에는 운동선수라면 모든 종목의 운동을 잘할 것 같지만, 농구 선수가 발을 쓰는 건 다른 일이구나 하고는 허를 찔린 듯했다. 사실은 깊숙이 들여다보면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러하다. 큰 틀에서는 모두 예술가이지만 음악에는 흥미가 없는 화가, 춤을 못 추는 가수가 있는 것처럼.
-
녹색세상 얼어붙은 강의 기억을 찾아서 “북쪽의 바람이 바다와 만나는 곳, 그곳에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강이 있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에 나오는 자장가다.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특별한 강 아토할란에는 주인공인 엘사와 안나가 찾아 헤매는 깊고 진실한 답이 남겨져 있다. 이 강은 얼어붙어 있지만, 과거의 비밀스러운 모든 진실을 품고 있다. 물은 구름에서 빗물이 되어 산등성이를 따라 흘러 더욱 낮은 곳을 찾아 그리고 더 넓은 강을 이루며 바다를 향해 흘러간다. 그리고 바다에서 다시 빗물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흐르고 순환한다. 그렇기 때문에 물을 이해하면 이 여정에 담긴 특별한 강의 기억을 읽어낼 수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연기반해법’이라고 불린다.
-
녹색세상 풀씨들 도전은 실패하지 않는다 나는 보통 낙관적이다. 시민사회에서 활동가로 살면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활동하면서 힘든 점이 없냐’는 것인데, 나는 늘 별로 힘든 일이 없다고 같은 답을 하곤 한다. 기존과 다른 길을 가보자고 제안하는 일은 당장은 기득권의 거대한 벽에 막히고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긴 시간을 두고 보면 우리의 캠페인이 결국 승리하리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길을 함께 걷는 선량한 사람들과 주로 마주하기 때문이다. 사는 곳이 다르고, 일면식도 없고, 가는 길이 차이 나도 따뜻한 시선으로 같은 곳을 바라본다면 그들은 나의 친구이자 동지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는 선량한 나의 동지들은 최근 들어 더욱 가파른 속도로 많아지고 행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