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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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현장 왜 성소수자엔 사과하지 않는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이혜훈 전 의원이 지명되었다. 내란을 옹호하고 성소수자 혐오를 일삼아온 전력과 ‘파격’ ‘실용’이라는 말로 덮을 수 없을 정도로 나오는 온갖 갑질 의혹은 해명으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내란 옹호 이력에 대해서는 당파성에 매몰되어 사안의 본질을 놓쳤다며 사과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계엄 옹호,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지역에서 수도 없이 보았던 터라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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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인권위, 세계인권선언 77주년 기념할 자격이 있는가 불편한 초대장이 도착했다. 10일 열리는 세계인권선언일 기념식에 초청한다는 내용으로, 초대자는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었다. ‘누구나 존중받는 사회를 향한 우리의 걸음을 되돌아보는 자리’라고 소개했지만, 공허하다 못해 비아냥거리는 듯했다. 내란 옹호 세력을 비호하고, 성소수자 차별·혐오에 앞장서 온 인물,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것도 모자라 성소수자 관련 진정 사건에도 부당 개입하며 인권을 훼손한다고 지적받는 사람이 초대장을 보내다니, 이런 코미디 같은 상황이 또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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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발언대 트랜스젠더 청년에게도 다시 시작할 기회를 지난 4일 ‘트랜스젠더 청년 긴급 생활비 지원사업 지원 증서 수여식’이 개최됐다. 트랜스젠더 청년들에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변희수재단이 준비한 자리였고, 총 8명에게 그 기회가 주어졌다. 선정자 모두 심사 과정에서 보였던 긴장감을 떨치고 안도감을 느끼는 듯 환하게 웃고, 서로 축하와 응원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좌절을 느낄 법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 그런지 이름이 불릴 때마다 힘찬 박수 소리와 환호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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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학교에서 무지개길을 찾을 때까지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고민하는 10대 청소년 성소수자로서, 누구와 상담하면 좋을지 챗GPT에 물어보았다. 챗GPT는 먼저 정체성에 대한 탐색이 잘못된 일이 아니라며 위로해 주었고, 학교에서 신뢰할 만한 사람을 찾아보라는 조언과 함께 학교 상담(보건)교사를 추천했다. 띵동은 믿을 수 있는 친구나 어른 다음으로 소개되었다.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한 것이었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은 질문의 의도를 파악할 뿐 아니라 마음까지 살펴주는 듯했다. 마치 띵동 상담 기록을 엿보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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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국가인권위원회의 비겁함 “인권위에 대한 행정소송이 제기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결정의 지연에 대해 신청인께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 특별심사를 앞둔 국가인권위원회가 ‘변희수재단’ 법인 설립 심사에 대한 질의에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답변했다. 1년4개월 넘게 법인 설립 허가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허탈하고 어이없는 답변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평소 가지고 있던 소신대로 성소수자 혐오에 기반한 의도적인 방해였다고 하는 것이 더 솔직한 답변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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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언젠가 후회하게 되겠지 적개심이 가득한 눈, 부르르 떨리는 몸, 당장이라도 자녀를 내놓지 않으면 뭐라도 할 것 같은 고압적인 태도에 대화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업무가 방해될 정도로 반복해서 전화를 걸고, ‘띵동’이 유인해서 사라진 자기 자녀를 찾겠다며 고소를 운운한 부모가 눈앞에 섰다. 처음 만나는 자리였지만, 인사는 중요하지 않았다. 경찰을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 정도의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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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그깟’ 화장실 문제가 아니다 자신이 트랜스젠더 여성이라는 사실을 보건 선생님에게 알린 한 학생이 성별 위화감으로 인한 고통으로 화장실 이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학교에서 물과 밥을 거의 먹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학생은 결국 몸과 마음에 탈이 나기 시작했다. 우울증과 과민대장증후군 진단을 받는 등 건강도 나빠졌고 수업에 집중하기도 힘들어졌다. 부모님은 응원의 말보다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식으로 대화를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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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그래도, 해피 프라이드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사람들의 땀이 흘러도 행사장에 물밀듯이 밀려드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무지개 아이템으로 자신을 한껏 꾸미고 나온 사람들은 신나게 춤췄고, 낯선 이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개최된 제26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수만명의 인파가 찾았다. 성소수자 관련 행사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광장은 물론 영화제를 개최하는 공간조차 거부당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지만,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라는 올해의 슬로건처럼 참여자들의 열정만큼은 꺾을 수 없었다. 비록 서울광장을 사용하지 못했더라도, 서울 어디서든 성소수자 자긍심이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자긍심, 곧 프라이드는 차별금지법 없는 일상에서 나를 지키고, 세상에 맞서는 힘이기에 부딪히는 과정에서 강해지고, 혐오에 대항하는 과정에서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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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성소수자에겐 차별금지법이 방탄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방탄복’을 입고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했다. 선거운동을 할 때도 피습 위험이 있어 유권자와 거리를 두었고, 급기야 저격용 소총이 밀반입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누군가의 신변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방식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다. 같은 날, 21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10대 공약이 발표됐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를 제외하곤 ‘성평등과 인권’ 공약은 사라졌고, 차별금지법 제정과 같은 광장의 ‘사회 대개혁’ 요구는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종교계 반발을 이유로 ‘사회적 합의’가 되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 있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고, 그 합의라는 과정마저 위임해 버렸다. 차라리 민주당 내부의 합의가 부족했고, 그동안 정치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는 편이 더 솔직해 보인다. 이는 무관심을 넘어 무책임이고, 정치가 해야 할 역할마저 포기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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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성소수자 정책 과제를 다시 준비하며 윤석열이 파면됐다. 이후 대선 일정이 확정되며 각 정당은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 돌입했다. 파면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해산되어야 마땅할 정당의 후보들까지 참여하는 선거 리그를 보고 있자니 답답함을 더 느끼게 된다. 다만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광장을 가득 메웠던 사람들이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고, 사회대개혁 과제를 모아 가는 과정을 보며 민주주의가 더 단단해졌다는 사실에 안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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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탄핵 이후에도 계속 펄럭일 무지개를 기대하며 1997년 1월 추운 겨울로 기억한다. 노동법, 안기부법 개악에 반대하는 노동자 총파업이 여의도 광장에서 개최됐을 때 대학 1학년생이었던 나도 함께하고 있었다.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모였던 사람들과 깃발들 사이, 저 멀리 구석진 곳에서 펄럭이고 있던 무지개 깃발 하나를 발견했다.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가까이 가 보았지만, 함께 앉아 있을 용기는 없었다. 그들은 마치 환영받지 못한 사람들처럼 주변부로 밀려난 듯 보였고, 나는 숨겨왔던 성정체성이 그들에게 발각될지 몰라 거리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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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변희수재단 설립 방해에 맞서다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는 치열한 삶을 살았다. 자기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싸웠고, 부당한 강제 전역 처분 결정에도 맞섰다. 순직을 결정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으며, 결국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나서야 명예롭게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수 있었다.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승리했고, 차별에 맞선 그녀의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