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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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변희수 하사가 대전현충원으로 가던 날 지난 6월24일 고 변희수 하사가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 순직 결정이 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렸는데, 막상 그 순간을 마주하게 되니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감정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성별정체성을 떠나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던 변 하사의 바람대로 대전현충원에 군인의 신분으로 영원한 안식을 할 수 있어 다행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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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국가인권위마저 망가뜨리려고 하는가 올해 들어 국가인권위원회에 갈 일이 많아졌다. 트랜스젠더 학생을 배제하고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는 OMR 성별표기 차별 진정 처리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서 ‘성차별팀’을 방문했고,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 의료 차별 개선을 위해 발표된 정책권고(2018) 이행 방안을 협의하려 ‘차별시정과’를 방문했다. 최근에는 변희수재단 법인 설립 허가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행정법무담당관’과,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 협의를 위해서 ‘홍보협력과’와 소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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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어버이날, 경찰이 찾아왔다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경찰들이 찾아왔다. 낯선 방문객 모습에, 온몸에 긴장이 흘렀다. 어떤 일로 방문했냐고 물으니, 아동학대 신고 건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부모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오게 된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동의를 얻어 아동학대 신고를 하였는데,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근처 파출소에서 바로 찾아온 것이었다. 경찰들은 뻘쭘하게 서서 띵동 사무실을 한참 둘러보았다. 이곳이 상담하는 곳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무실 주소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보니, 띵동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확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경찰 한 분이 “밤에도 한 번 와 봤다”고 말한다. 야간시간대에 청소년 성소수자를 지원하고 있을 당시 부모의 실종신고로 띵동에 찾아온 경험이 있던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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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선거는 끝났지만, 우리의 일상은 계속된다 22대 총선이 끝났다. 선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실패한 사람은 물러났고, 성공한 사람은 기세등등했다. 정권 심판을 바랐던 사람들은 기뻐했지만, 진보정치의 위기를 지켜본 사람들은 무거운 침묵에 말 한마디 보태는 것도 조심스러워했다. 차분한 마음으로 개표 결과를 지켜본 나 역시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차별금지법 제정이나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온 후보자들의 낙선이 뼈아팠고, 노골적으로 혐오 정치를 펼쳤던 이들의 당선에 한숨이 나왔다. 22대 국회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기대보다 답답함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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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임태훈의 ‘양심’으로 확인한 것은 더불어민주연합이 끝끝내 국민후보로 추천된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을 컷오프했다. 이의신청도, 재추천의 기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적격 사유는 표면적으로는 ‘병역기피’였다. 공개 오디션에서 2만명 넘는 시민들의 지지를 받은 후보(1위)였다는 점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임태훈 전 소장은 2009년 군인권센터를 설립하고, 15년 가까이 군 개혁과 인권 증진을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해왔다. 군 사망사고 유가족들과 함께하며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출마 선언 전까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은 물론, 고 변희수 하사의 부모님을 직접 만나 추모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활동을 함께 모색하기도 했다. 성소수자 그리고 병역거부자라는 삶의 조건에서도, 사회변화를 위한 활동을 앞장서 해왔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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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애도와 기억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내 친구들, 조문객들이 이상해 보이는 옷을 입고 있거나 장례 예절을 잘 지키지 않더라도 부디 눈총을 주거나 나무라지 마세요. 그 사람들은 살면서 죽음을 너무 많이 보았고, 힘든 일을 너무 많이 겪었습니다.” 연극배우 한 분이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희곡집의 한 부분을 크게 낭독하고 있었다. 작품 속 유언장 대사의 일부였다. 트랜스젠더 극작가 이은용의 3주기 추모의 밤에선 참석자 모두가 그가 남긴 작품의 한 구절씩을 읽어가며 추모의 마음을 모았다. 마치 자신의 장례식에 찾아올 조문객을 미리 알기라도 한 듯 간절한 당부가 느껴진 문구였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렸고, 또 누군가는 눈을 감고 그를 떠올렸다. 나도 그의 작품 한 구절을 따라 읽으며, 이은용 극작가가 꿈꿨던 세상이 무엇일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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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나의 레즈비언 친구의 결혼식 청첩장을 받았다. 웨딩드레스 입은 사진도 없고, 부모의 계좌번호나 누구누구의 딸이라고도 적혀 있지 않은 특별한 청첩장이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캠핑하는 것을 꿈꾸는 하나와 이경, 레즈비언 커플이 퀴어부부로 살아보겠다는 다짐이 담긴 초대 문구는 일종의 결의문과 같았다. 차별에 저항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써 결혼식을 하는 느낌이랄까. 축하와 결의의 현장이 되기 충분했다. 서로를 다정하게 바라보는 사진 속에 둘이 들고 있는 것은 ‘프라이드’라는 문구가 담긴 팻말이었다. 그리고 결혼식이 아닌 잔칫날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결혼식이 아닌 성소수자에게 흔하지 않은 잔칫날 집회에 초대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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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그래도, 성소수자 학생을 포용하는 학교를 꿈꾼다 지난 12월15일 충남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었다. 학생의 권리만 강조된다는 이유로,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이 포함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 등이 잘못된 인권개념을 추종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충남학생인권조례는 제정된 지 불과 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충청남도 학생인권 조례를 폐지한다’는 단 한 줄의 내용만이 담긴 조례안에 찬성표를 던진 도의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말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침해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지, 성소수자 학생도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 잘못된 인권개념을 추종하게 했다는 그 근거가 무엇인지, 인간으로서 가지는 존엄성과 보편적 권리를 삭제시킴으로써 얻게 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참담한 마음과 분노감이 연일 계속 끓어오른다. 아무것도 확인된 바 없고, 잘못된 정보만으로 학생 인권을 가볍게 여기고 무참히 짓밟은 그들이 위 질문에 대한 최소한의 답변조차 하지 못한다면 충남 도정을 책임질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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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기부금에 담긴 따뜻한 사연들 환갑을 갓 넘은 중년 남성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순간 놀랐다. 그가 숨을 고를 수 있도록 대화를 잠시 멈추고 기다렸다. 청소년 성소수자를 상담하는 자리에 성인 남성 둘이 앉아 있으니 뭔가 어색하기도 했지만, 띵동 기부자로서 단체 활동이 궁금해 찾아온 귀한 손님이었기에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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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성소수자 부모에게 다가가기 부모의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행복은 자녀가 바라는 행복과 다를 수 있다. ‘동성애자는 불행한 삶을 살 것이다’ ‘성정체성이 바뀌어야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부모들은 자녀의 커밍아웃이 달갑지 않고 이는 곧 자신의 불행이자, 자녀의 불행으로 여긴다. 온전히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을 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녀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는다. 매월 발표되는 띵동 상담통계에 따르면 ‘가족과의 갈등’ ‘탈가정’으로 인한 어려움이 늘 상위에 머무는 이슈인 만큼, 성정체성을 대하는 가족의 태도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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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성소수자가 사라졌다 지난 14일 법무부로부터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인권 NAP) 수립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 참석해달라는 메일을 받았다. 참석 신청서를 작성할 때 어떤 분과에 참석할 것인지 알려달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총 16개 분과, 약 241개의 추진과제로 이뤄진 계획서만 보면 윤석열 정부가 인권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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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청소년 성소수자에게도 ‘숨숨집’이 필요하다 고양이 집사들은 알 것이다. 본능적으로 자기 몸을 숨기기 좋아하는 고양이에겐 위험을 피해 마음 편히 숨을 수 있는 곳, ‘숨숨집’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집 형태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소파나 침대 밑이 되거나 집에서 가장 안락한 곳이 곧 자기만의 ‘숨숨집’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잠시라도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고, 그 누구의 방해도 허락하지 않는 ‘숨숨집’은 사람에게도 필요한 공간일지 모른다. 만약 가정과 학교, 주변의 관계 속에서 존재를 부정당하고, 혐오와 차별의 상황에 놓인 청소년 성소수자라면 어떨까. 이들에겐 ‘숨숨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수밖에 없고, 가정폭력과 학대를 피해 집을 탈출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생존과 안전을 위한 공간으로서 집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