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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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이재명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검찰은 해가 지지 않는 권력이었다. 정권은 부침했지만, 검찰은 정권 흥망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기득권 집단이었다. 법의 간판 뒤에서 권력과 거래하는 정치집단이었고, 정세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기회주의자였다. ‘검찰 천하’는 검찰 홀로 이룬 게 아니다. 검찰은 스스로 권력을 창출하지 못한다. 정치 엘리트들이 검찰을 정치 무대 한가운데로 초대하지 않았다면 검찰은 정치할 기회를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정치검찰은 집권 세력이 검찰을 정치 도구로 삼고, 양당이 상대 정치인 잡아가라고 경쟁적으로 먹잇감을 던져줘서 키운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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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이토록 무례한 양당 대표는 상대를 향해 시도 때도 없이 모욕적 발언을 하고 국정감사에서 마주 앉은 의원들은 고성, 막말, 욕설을 주고받는다. 가슴속에 담아둔 말을 거침없이 속 시원하게 마음껏 쏟아내며 해방감을 만끽하는 그들을 보통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보통 사람은 목까지 차오르는 말이 있어도 가슴 깊이 꾹꾹 누르며 참고 산다. 그렇다면, 그들은 누구인가?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나라의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 그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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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민주당만 모른다 나라가 아직도 산만하고 어수선하다. 내란이 청산되지 않아서가 아니다. 특검이 진실을 하나둘 밝혀내며, 내란 가담자들을 찾아내 가두고 있다. 국민의힘이 공격적이어서도 아니다. 국민의힘은 나라를 흔들 능력을 상실했다. 더불어민주당 때문이다. 민주당은 근거 없는 의혹으로 대법원장 축출을 주장하며 사법부를 흔들었다. 모처럼 여야가 합의한 특검법·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뒤집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연일 소동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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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베이징, 조지아에서 생긴 일 중국이 최근 개최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전승절 80주년 행사는 미·중 전략 경쟁의 중간 성적표를 발표하는 무대 같았다. 푸틴은 트럼프 요구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지 않은 채 시진핑과 만나 ‘무제한의 우정’을 나눴다. 4자 안보대화 쿼드의 일원으로,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라는 목표를 공유했던 인도의 모디 총리는 트럼프의 전화를 수차례 거부하고 중국으로 날아가 7년 만에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했다. 트럼프가 인도에 50% 벌칙 관세를 부과한 뒤의 일이다. 만나고 싶다는 트럼프 제의에 응답하지 않은 김정은은 베이징으로 달려가 6년 만에 시진핑의 손을 굳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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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과감하게, 유연하게, 완강하게 도널드 트럼프가 세계를 휘젓는 건 그의 개성 때문만이 아니다. 동맹을 압박하며 국제질서를 흔드는 그의 요란스러움에는 역사적, 구조적 배경이 있다. 1990년대 말부터 미국 내에서는 세계로부터 철수해야 한다는 외교 대전략 논의가 활발했다. 이른바 역외균형론이다. 언젠가 미국 패권도 쇠퇴한다, 동맹국과 책임을 나눠 지역 세력균형을 유지하고, 개입은 지역 패권국이 부상할 때로 제한해야 한다, 최우선 과제는 부상하는 중국 견제다. 역외균형론에 의한 제한적 개입은 오바마 때부터 일관된 미국 외교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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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낯선 세계를 항해하는 한국 외교를 응원함 최근 국정원의 대북방송 중단에 북한은 즉각 방해 전파 발신 중단이란 상응 조치를 했다. 대화 신호로 오해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대화 신호라면, 지난해 1월 윤석열 정부 때 대북방송을 계속하는데도 북한이 일방적으로 대남방송을 중단한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대남방송은 동족 관계, 통일 지향을 전제로 한다. 방송 중단은 남측과 얽힌 인연을 끊겠다는, ‘두 적대국 관계’의 실행이다. 김여정이 마침 “한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다”는 담화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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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이재명 앞 경고 신호 국민의힘은 대선 뒤 당을 재건해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이재명을 선택하지 않은 시민 절반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재명 정부에 상당한 긴장감을 주었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그러지 않았고, 세상은 더 이상 이 ‘길 잃은 야당’이 하는 일에 주목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발언권을 잃었다. 이재명에게 적절한 자극을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여당도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하나의 덩어리로 움직이는 통일체다. 외부 충격에 일정한 물리적 반응만 할 줄 아는, 내부 구조 없는 당구공이다.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확인됐듯이 민주당은 스스로를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구현하는 도구로 인식한다. 도구는 하나의 의지, 하나의 방향만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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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우리가 선거에서 놓치고 있는 것 선거는, 사회가 나아갈 방향과 대안을 두고 경쟁하는 장이다. 복수의 대안이 없거나, 복수라도 구별되지 않는다면 시민 선택권은 제한되고 그만큼 민주주의도 훼손된다. 원내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각자 개성과 정당 배경에서 명백히 구별된다. 하지만 모든 측면에서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이념적 정체성에서 그렇다. 국민의힘은 내란 동조로 극우화했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보수 적통임을 강조한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이 놓아버린 보수 역할을 대신하는 합리적 보수를 자임한다. 민주당은 중도보수 노선을 천명한 뒤 보수 인물을 영입하고, 보수 정책을 채택하며 당 보수화를 추진한다. 자신이 속했던 정당이 가짜 보수라는 한 의원은 진짜 보수를 찾아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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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끝나지 않는 이야기 윤석열의 천일야화였다고 할까? 윤석열 정부 1061일 동안 기이하고 놀라운 일을 충분히 듣고 보았다. 윤석열 파면 이후 더 이상 기담괴설은 들을 일이 없겠거니 했다. 오해였다. 한국 정치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끝나는 법이 없다는 걸 깜빡했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한덕수가 대선판에 뛰어들었다. 아무리 기회주의자라고 해도, 내란 정부 2인자인데 또 기회가 왔다고 전국을 누비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 지원으로 짧은 선거 기간을 거쳐 대통령이 되는 지름길을 따라갈 참이다. 정치 핵심인 정당과 선거를 권력 획득의 일회용 도구로 이용하는 반정치, 반칙 행위가 제2당의 기획하에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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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국민의힘의 마지막 사명 매화, 산수유,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개화 순서를 잊고 한 번에 피어나면서 온 천지에 꽃사태가 났다. 국민의힘에도 대선 출마예상자가 두 자릿수에 이르는 출마사태가 났다. 왜 대선을 치르게 됐는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 좋은 계절을 놓칠세라 너도나도 화려한 꽃무리를 이루고 있다. 무도한 권력이 기어코 헌정 질서를 되돌릴 수 없게 파괴했다면 볼 수 없었을 봄날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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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트럼프의 역설 “세계에 유일 강대국이 있다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그건 냉전 종식의 산물이다. 결국에는 다극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중국, 러시아, 북한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월 취임 직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 전 의회 청문회 모두발언에서는 “미국이 먼저 안전해지고 강해져야 세계 평화·동맹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여러 강대국의 하나일 뿐이다, 세계 정부 역할을 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 그러니 미국에 기대하지 말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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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이재명이 바친 제물 이재명이 선언한 대로 민주당은 보수정당이 맞다. 그의 민주당은 시장·성장 중시, 감세와 같은 보수 노선을 따른다. 이재명 이전에도 민주당은 보수였다. 노동자 계층을 지지기반으로 둔 적도, 분배 정의, 불평등·기후위기 해소, 재벌개혁, 소수자 차별 금지를 우선한 적도 없다. 한국은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진 나라가 아니다. 민주주의 40년에도 견고한 보수 헤게모니는 겨우 생존하던 정의당의 퇴출로 이미 입증됐다. 한국 정치는 보수정당 경쟁체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민주당=진보, 국민의힘=보수’로 짝짓는 걸 즐긴다. 명색이 선진국인데 다원성 없는 ‘결손 민주주의’를 인정하자니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지 정치가 진보와 보수 두 바퀴로 굴러간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