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근
우석대 석좌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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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어느 날 공원에서 지인의 권유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 <모든 사람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한 문장이 눈에 띄었다. “갇혔을 때 돌파하세요.” 주인공 황동만이 집을 드나들 때마다 지나치는 철길 건널목의 차단기에 무심히 붙어 있는 안내문이다. 이 한 줄이 25년 전 기억을 되살렸다.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 캠핑장에 갔을 때였다. 거기서 본 곰 출현 시 대처 요령을 단계별로 적은 안내문은 이런 문장으로 끝난다. “곰이 공격할 때 맞서 싸우세요.” 캠핑 왔을 뿐인데 곰과 싸워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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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대구는 상상한다, 금지된 것을 투표를 결정하는 요인을 두고 경쟁해온 두 견해가 있다. 하나는 특정 정당에 대한 심리적 유대감인 정당 일체감이 투표를 좌우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누가 나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지, 즉 정책이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정당 일체감이 투표를 예측하는 데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정책 선호와 달리 집단 정체성에 기반한 정당 일체감은 강한 지속성을 띠고 있어 잘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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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속물 외교를 끝낼 시간 한국은 국제 현안을 단기적 이익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 이란전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떠올려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는 전쟁범죄, 인권침해, 국제규범 훼손 같은 가치 문제가 아니라 K방산 특수, 주가 등락, 전후 재건 참여 같은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데 더 관심이 많다. 선진국 자부심이 넘쳐나는 나라에서, 인도주의적 비극을 마주하고도 이토록 이기적, 속물적 계산에 몰두하는 풍경은 기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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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수학적 살인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전장의 인간은 말할 것도 없다. 전쟁사가 사무엘 마셜이 면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때 병사의 75~80%가 조준 사격을 하지 않았다. 양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털어놨다. “안전지대로 들어섰을 때 부대 전체를 감싸듯이 안도감이 밀려왔다. 내가 안전해져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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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해피엔딩은 없다 “중동이 미국 외교정책에서 장기 전략과 일상 정책을 지배하던 시대는 다행히 끝났다.”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전략(NSS)에서 한 선언이다. 그랬던 미국이 중동으로 돌아가 이란과 전쟁 중이다. 사람들은 이 느닷없는 전쟁의 이유를 찾느라 헤매고 있다. 트럼프가 말한, ‘임박한 위협’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당연하다. 이 전쟁은 미국 안보와 상관없기 때문이다. 전쟁은 왜 일어났을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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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미국 시민연대는 어떻게 권력중독을 막는가 2026년 미국 미니애폴리스는 1980년 광주를 닮았다. 중무장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거리를 휩쓸고 다니며 국가안보를 이유로 이주민·난민을 무차별 폭행·체포하고 무고한 시민을 살해했다. 국가폭력에 항의하는 시민은 테러리스트로 몰았다. 도널드 트럼프의 폭력은 가자, 베네수엘라, 그린란드에서도 목격되는 지구적 현상이다. 트럼프 정책을 이해해보겠다고 국가안보전략(NSS)·국방전략(NDS)과 같은 전략 문서를 분석하는 건 시간 낭비다. 21세기 서반구에는 미국으로부터 안보 위협을 받는 국가는 있어도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는 없다. 그럼에도 NSS는 느닷없이 서반구 지배를 미국 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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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모두 윤석열이다 여야는 각자 다른 이유로, 다른 방법으로 윤석열 유산을 청산하고 있다. 여권의 청산 작업은 검찰 해체, 특검을 통한 내란 진상 규명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 해체는 막바지에 이르러 혼란스러운 국면을 맞았다. 정부가 마련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법안이 예상을 빗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중수청법안은 기존 검찰청 제도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검찰 해체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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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위험한 조합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허위조작정보의 유통을 금지한다. 언론과 플랫폼·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모든 시민이 대상이다. 언론과 시민이 이 법으로 10억 과징금, 5배 징벌적 배상을 부과받는 일이 얼마나 자주 생길지 알 수 없으나 중요한 건 실제 처벌 가능성이 아니다. 처벌 가능성이 불러올 효과다. 어디까지가 공익을 위한 표현인지, 허위사실로 타인에 손해를 끼칠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를 시민이 가늠하기는 어렵다. 이런 불확실성 앞에서 시민이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안전한 행동은 입을 닫는 것이다. 국가 검열 이전에 자기 검열이 자유의 공기를 희박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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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이라는 농담 한국은 선진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표현의 자유 제약이 가장 심한 국가에 속한다. 진실한 사실을 말해도 형사·민사로 책임을 묻고,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죄·모욕죄를 중범죄로 처벌하고, 행정기관이 방송 내용을 심의해 제재하고, 인터넷을 검열하는 유일무이한 국가다. 특정 정부가 일탈 행위를 한 결과가 아니다. 교대로 집권한 양당 가운데 어느 한 정당이라도 통제를 포기했으면 이렇게 이중삼중 통제망을 구축하지 못한다. 양당 정부는 예외 없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에 권력자원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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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이재명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검찰은 해가 지지 않는 권력이었다. 정권은 부침했지만, 검찰은 정권 흥망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기득권 집단이었다. 법의 간판 뒤에서 권력과 거래하는 정치집단이었고, 정세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기회주의자였다. ‘검찰 천하’는 검찰 홀로 이룬 게 아니다. 검찰은 스스로 권력을 창출하지 못한다. 정치 엘리트들이 검찰을 정치 무대 한가운데로 초대하지 않았다면 검찰은 정치할 기회를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정치검찰은 집권 세력이 검찰을 정치 도구로 삼고, 양당이 상대 정치인 잡아가라고 경쟁적으로 먹잇감을 던져줘서 키운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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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이토록 무례한 양당 대표는 상대를 향해 시도 때도 없이 모욕적 발언을 하고 국정감사에서 마주 앉은 의원들은 고성, 막말, 욕설을 주고받는다. 가슴속에 담아둔 말을 거침없이 속 시원하게 마음껏 쏟아내며 해방감을 만끽하는 그들을 보통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보통 사람은 목까지 차오르는 말이 있어도 가슴 깊이 꾹꾹 누르며 참고 산다. 그렇다면, 그들은 누구인가?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나라의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 그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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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칼럼 민주당만 모른다 나라가 아직도 산만하고 어수선하다. 내란이 청산되지 않아서가 아니다. 특검이 진실을 하나둘 밝혀내며, 내란 가담자들을 찾아내 가두고 있다. 국민의힘이 공격적이어서도 아니다. 국민의힘은 나라를 흔들 능력을 상실했다. 더불어민주당 때문이다. 민주당은 근거 없는 의혹으로 대법원장 축출을 주장하며 사법부를 흔들었다. 모처럼 여야가 합의한 특검법·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뒤집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연일 소동을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