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숙
후마니타스 연구소장·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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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성임원할당제라는 ‘뉴 노멀’ 사회 주요 분야 참여 인원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여성에게 할당하는 여성할당제는 1970년대 북유럽 국가들이 정치분야에서 여성 의석을 40~50%까지 의무화하며 시작됐다. 곧이어 세계 각국으로 확산돼 여성의 정치참여를 높인 후 2000년대 초부터는 기업 등 민간영역으로 넘어왔다. 2003년 노르웨이가 공기업과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최소 40%로 의무화하는 여성임원할당제를 도입한 게 시작이었다. 유럽연합은 회원국들에 기업 내 여성이사 비율을 30~40%까지 맞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이사회 다양성 연합체(ABD)’를 설립하고, 캘리포니아주는 상장회사가 여성이사를 두도록 법제화했다. 이스라엘·인도·캐나다 퀘벡주 등에서도 여성임원할당제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 -
여적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 한 장의 사진이 종일 인터넷을 달궜다. 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가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활짝 웃고 있는 방송 뉴스 캡처 사진이다. 사유리는 지난 16일 방송과 이튿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본의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지난 4일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는 소식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산부인과에서 난소 나이가 48세로 자연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 ‘자발적 비혼모’라는 오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
여적 ‘피해자다움’은 없다 “왜 더 저항하지 못했나” “왜 즉시 신고하지 않았나” “피해를 당하고도 어떻게 일상을 이어갈 수 있었나”. 성폭력 피해자들이 흔히 듣는 질문들이다. 유독 성폭력 피해자에게만, 응당 그래야 할 것 같은 사회적 통념, 즉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것이다. 증인이나 물증이 없는 성폭력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가 유무죄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데 여기서 피해자다움이 신빙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
여적 ‘투잡’ 퍼스트레이디 ‘퍼스트레이디’는 1877년 미국 19대 헤이스 대통령 취임식 보도에서 처음 등장했다. 한 기자가 대통령 부인을 지칭한 게 대중화되고, 그 후 국가원수의 부인을 이르는 말로 자리 잡았다. 퍼스트레이디가 꼭 해야 할 책무는 따로 정해진 게 없다. 대통령의 국내외 활동에 동행하고, 아동·복지·인권 관련 활동이나 친선대사 역할 등을 주로 해 왔다. 2013년 ‘아프리카 퍼스트레이디 회담’에서 만난 미셸 오바마와 로라 부시 여사는 “(퍼스트레이디가) 아마 세계 최고의 직업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 안팎의 대소사를 챙기는 남편들과 달리 열정을 가진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무보수지만 영향력과 보람은 결코 작지 않다는 뜻일 테다. -
경향의 눈 ‘홍남기 전세난’이 일깨운 정치와 민생의 거리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전세 난민’을 탈출하게 됐다는 소식이 또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현 정부의 새 임대차법 중간에 끼어 오도가도 못하게 된 사연이 국정감사장에서 알려진 이후 홍 부총리의 전세난은 꽤 오랫동안 온 국민의 관심거리가 돼 왔다. 서울 마포 전셋집은 주인이 들어와 비워줘야 하고, 소유하고 있는 경기 의왕 아파트는 세입자가 갱신권을 청구하며 안 나가겠다고 하는 상황이었는데, 최근 세입자가 마음을 바꿔 아파트를 팔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자승자박”이라는 조롱에 이어 “자기 집 팔 수 있게 됐다는 게 대체 뉴스거리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달여 전만 해도 전세난이 곧 진정될 수 있다고 낙관했던 그가 전세문제 해결 난망을 실토하며 빠르게 해결되기 어렵다고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 정책 당사자가 되고서야 전세난을 겪는 수많은 서민들의 절박한 마음을 조금쯤 헤아릴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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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시각장애인 2호 판사 2012년 2월 서울 도봉구의 서울북부지방법원 건물 내외부에 점자유도블록이 깔렸다. 특별한 업무보조원도 채용됐다. 재판기록을 소리 내어 읽어주거나 타이핑으로 기록을 문서화한 후 음성으로 변환해 이를 들으면서 판결문을 작성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국내 1호 시각장애인 최영 판사(40)를 맞을 채비였다. 최 판사의 부임 두 달 후엔 재판을 직접 방청하는 기자간담회도 열렸다. 사건기록을 음성으로 저장한 노트북에 이어폰을 연결해 들으며 중간중간 다른 판사와 조용히 의견을 나누는 장면, 변화를 맞아 노력하겠다는 최 판사의 각오 등이 보도됐다. 그리고, 시각장애인 판사 1호를 맞은 재판정의 공기가 소리 없이 퍼져나갔다. -
경향의 눈 의료는 공공재여야 한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간 의사파업 봉합 직후 들려온 독일 의사들의 소식은 그야말로 딴 세상 이야기였다. 독일은 우리나라보다 인구당 의사 수가 2배 가까이 많은데도 의회에서 의대 입학 정원 50% 확대 추진을 밝혔다. 쟁점은 같지만 독일 의사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 인력 확대를 요구해 온 독일 의료계는 이 방안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반면 한국 의사들은 거의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정원 10% 증원안에 대해 극렬하게 저항했다. 무슨 차이일까. 독일에선 예비 의사들을 국민건강을 함께 지키는 동료로 본 반면, 한국에선 내 몫을 빼앗아갈 경쟁자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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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진화하는 선별진료소 걸어다니면서 전화를 하고, 해외와 화상으로 회의하고, 3차원의 물체를 실물처럼 복사하고…. 한때 공상과학 속에서나 존재했던 이 모든 것들이 빠르게 현실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 원동력은 더 편리한 세상에 대한 갈망이다. 긴 시간 작은 혁신들이 누적된 획기적인 발명도 있지만, 발명의 핵심은 현실의 작은 불편함을 개선한 것이다. 1901년 영국의 기술자 허버트 세실 부스는 전시회장에서 먼지를 불어 날려보내는 기계를 본 지 몇 달 후 정반대 원리로 먼지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를 발명했다. 이후 청소는 중노동에서 가장 손쉬운 집안일이 됐다. 아예 사람 손이 가지 않는 로봇청소기가 탄생했고 국내에선 걸레질과 합쳐진 스팀청소기가 등장했다. 냉장고와 에어컨, 텔레비전, 식기세척기 등의 가전제품들도 마찬가지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대로, 끊임없이 더 편리하고 안전한 방법을 찾은 끝에 나온 산물들이다. -
여적 영광 출생률 강풍을 동반한 태풍 바비가 서해상으로 북상한 26일, 태풍 진로 바로 옆 전남 영광군이 전국적 조명을 받았다. ‘2019 출생통계’에서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 전국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영광군의 2.54명은 전국 평균(0.92명)의 2.8배, 꼴찌인 부산 중구(0.50명)보다 5배 이상 많다. 그것도 6년 연속(2013~2018년) 이 분야 1위를 기록한 전남 해남군(2위, 1.89명)을 가볍게 제친 결과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경향의 눈 차라리 뉴질랜드의 ‘무례’가 부럽다 3년 전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벌어진 성추행 의혹 사건이 뒤늦게 국내 뉴스에서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뉴질랜드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통화에서 ‘성추행 외교관’이 거론되더니, 30일 뉴질랜드 외무부는 한국 정부가 수사에 비협조적이라며 실망스럽다고 했다. 지난 1일엔 뉴질랜드 부총리가 “결백하다면 이곳에 와 사법절차에 따르라”고 연달아 직격했다. 국가망신이란 여론이 비등하자, 외교부는 지난 3일 아시아 주요국 총영사로 근무 중인 외교관에 즉각 귀임 발령을 냈다. 오는 17일이 시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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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서·오·남’ 대법원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고령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7)는 세계적인 뉴스메이커다. 지난 13일에도 그가 5번째 항암치료를 받는다는 소식에 수많은 미국인이 애를 태웠다. 이틀 후 “나는 여전히 일할 수 있다”고 개인성명을 낸 뒤에야 지지자들은 안도했다. 기득권을 깨는 기념비적인 판결들을 내놔 ‘노토리어스 RBG’(악명 높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그는 약자와 진보를 대변하는 아이콘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 때 역대 두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 후 그는 남녀차별 철폐와 장애인·성소수자 인권 옹호 판결을 이끌어내고 있다. 머그잔과 티셔츠 사진에도 등장할 만큼 미국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여적 택배 노동자 첫 휴가 국내 택배업은 1992년 한진택배의 ‘파발마’가 시작이었다. 1994년 대한통운과 이듬해 현대택배가 차례로 뛰어들고, 1990년대 중반 홈쇼핑 출범이라는 날개를 달면서 택배업은 IMF 외환위기까지 뚫고 성장을 거듭했다. 여러 업체가 경쟁하던 2000년대 택배업계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렸다. 1999년 7900만개였던 연간 택배 물량은 2000년 1억개를 돌파한 뒤 2009년엔 10억개, 지난해엔 28억개를 넘었다. 지난해 국민 1명이 연평균 54회 택배서비스를 이용했다. 택배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