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현숙
후마니타스 연구소장·논설위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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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자녀 교육 성공 “그들이 비록 당신을 통해 태어났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당신과 함께 지낸다고 하여도 당신에게 속한 것은 아니다. 당신은 아이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주되 당신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는 말라. … 아이들의 영혼은 당신이 꿈에서도 가볼 수 없는 내일의 집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레바논 출신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칼릴 지브란은 저서 <예언자> 중 ‘자녀에 대하여’에서 부모 자녀 관계를 이렇게 설파했다. 교육열 높은 한국 부모들이 취한 태도는 지브란의 당부와는 정반대였다. 극한 경쟁의 불안한 시대, 불안한 부모들은 선행학습으로, 학습코치로, 자녀가 남보다 빨리 지름길로 갈 수 있도록,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업고 뛰며 공부의 답도, 인생 성공의 답도 미리 그려 아이 손에 쥐여줬다. ‘헬리콥터 부모’ ‘매니저 가족’ 등의 용어가 유행했고, 정점에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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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대학등록금 가성비 한국 사립대학 등록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이다. ‘2019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비회원국 9개국 포함, 46개국 대상 조사에서 2018학년도 한국 사립대학의 연평균 등록금(학부 기준)은 8760달러로, 4위였다. 그나마 2016학년도 3위, 이전엔 오랫동안 2위를 지키던 것에 비하면 다소 낮아진 것이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록금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자, 정부가 2009년 반값등록금 정책을 추진하며 오랫동안 꽁꽁 묶었는데도 여전히 높다. 지난달 실시된 등록금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90%가 넘는 응답자가 등록금이 “매우 부담” 또는 “약간 부담된다”고 했다. 대학생 36%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내거나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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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아는 분홍, 남아는 파랑? “분홍색 옷을 준비하세요”, “파란색 옷을 준비하세요”. 아기의 성별을 암시하는 이 말은 산부인과에서 흔히 들을 수 있다. 의심 없이 ‘분홍색은 딸, 파란색은 아들’로 받아들여진다. 100여년 전만 해도 반대였다. 분홍이 남성의 색이었다. 색의 인문학,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책 <컬러인문학>에는 색에 얽힌 다양한 일화들이 나온다. 1897년 <뉴욕 타임스>는 ‘아기의 첫번째 옷’이라는 기사에서 “분홍은 대개 남자아이의 색으로, 파랑은 여자아이의 색으로 간주되지만 어머니들은 그 문제에서 자신의 취향을 따르면 된다”고 충고했다. 1918년 영국의 <브리티시 레이디즈 홈 저널>은 “널리 받아들여지는 통념에 따르면 남자아이에게는 분홍이, 여자아이에게는 파랑이 좋다. 분홍은 좀 더 분명하고 강해 보이는 색으로 남자아이에게 더 잘 어울리지만 파랑은 좀 더 섬세하고 얌전해 보여 여자아이한테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분홍을 남성적으로 본 큰 이유는 빨간 피와의 연관성 때문이라고 한다. 최고의 복서로 평가받는 슈거 레이 로빈슨이 1946년 첫번째 세계 타이틀을 거머쥐고 자축의 의미로 처음 구입한 캐딜락 색깔이 분홍이었는데, 이 취향도 놀랄 만한 것이 아니었을 정도다. 반면 부유한 로마 남성들은 여성적인 색이라는 이유로 파랑을 경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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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전환의 시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신인류가 몰려온다고 전 세계가 흥분하던 2000년대 초반, 필자는 여성 이슈를 취재하는 기자였다. 대한민국 여성부가 출범한 때가 2001년 1월. 세기가 바뀌는 전환기에 김대중 정부는 방점을 ‘여성, 성평등’에 찍은 것이다. 굵직굵직한 성평등 정책들이 숨가쁘게 논의되고 만들어졌다.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제정(1999), ‘모성보호 3법’ 도입(2001), 성매매방지법 제정(2004), 호주제 폐지를 중심으로 하는 가족법 개정(2005)…. 1987년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은 계속 개정되며 보완을 거듭했다. 일간지 대부분엔 여성면이 있었다. 여성학자들, 여성운동단체들은 좌우, 진보·보수 없이 연대해 정책을 만들고, 변화를 만들어갔다. 그런데, 일순간 이 열기가 사그라들었다. 몰아붙인 제도들이 생활 속에 제대로 스며들지 못했는데, 성평등이 거의 다 이뤄진 듯, 성공의 기운에 취해 여성 이슈는 희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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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18세 선거권 운전면허 취득, 군 입대, 결혼, (8급 이하) 공무원 시험 응시…. 만 18세부터 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근로기준법에서 도덕상 또는 보건상 유해한 사업에서 일할 수 있는 연령도 18세 이상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통과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유일의 만 19세 선거권 국가’라는 꼬리표를 드디어 뗐다. 전 세계 232개국 중 215개국이 18세 이하에 선거권을 주고 있는 세상이다. 선거권 18세 하향 찬반 논란 중 대표적인 반대 이유는 교실의 정치화·이념화라는 점이다. 찬성 이유는 선거연령 하향이라는 국제적 추세와 고령화 사회에서 청년 유권자 영향력을 높이는 정치적 형평성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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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마이스터 독일어 ‘마이스터(meister)’는 경지에 이른 최고 전문가, 최고의 스승 등을 뜻한다. 라틴어 ‘magister(선생님)’가 어원으로, 영어의 ‘마스터(master)’, 이탈리아와 스페인어의 ‘마에스트로(maestro)’ 등이 모두 한 뿌리에서 나왔다. 인기 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막강한 권위의 지휘자가 ‘강마에(마에스트로)’라는 별칭으로 불렸고, 영화 <쿵푸팬더>에서는 주인공이 대적들을 격퇴한 후 ‘마스터’라 불리는 장면이 나온다. 마이스터나 마스터, 마에스트로 등은 승용차나 신용카드, 신사복 등의 브랜드에도 장중한 이미지로 종종 이용된다. 독일축구 분데스리가의 우승 트로피 이름(마이스터 샬레)에도 마이스터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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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인천 장발장 장발장은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 이름이다. 빵 한 덩이를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에서 보낸 후, 사회에 나와 또다시 절도한 장발장이 무조건적인 용서와 신뢰를 보내준 미리엘 주교에게 감화받아 본인과 주변의 삶을 변화시킨 얘기는 초등학생들도 알 만큼 유명하다. 한데 ‘불쌍한 사람들’이란 뜻의 <레 미제라블>에서 불쌍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장발장을 떠올리기 쉽지만, 작가는 등장인물 모두를 불쌍하게 여겼다고 한다. 가난 때문에 몸을 팔아야 했던 팡틴, 부모 없이 장발장 손에 맡겨진 코제트, 혁명에 뛰어든 마리우스, 코제트를 인신매매하려는 여인숙 부부, 장발장을 추격하는 형사 자베르 등 고통받고, 고통을 주는 사람 모두가 작가에겐 ‘불쌍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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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동성부부 마일리지 올해 초 나온 책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각자 자기 일을 잘하며 혼자 잘 살아온 두 여성이 함께 살기로 작정하고 ‘동거인’으로 살림을 꾸리는 이야기다. 아예 장기전을 계획하고 공동명의로 집을 샀다. 여자 둘과 고양이 네 마리가 꾸려간다는 의미로, 분자식 ‘W2C4’의 ‘분자가족’, 혹은 ‘조립식 가족’이라는 별칭으로 불린 이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독자들이 열광했다. 출간 이틀 만에 3쇄를 찍더니 최근 예스24가 진행한 올해의 책 24권 중 하나에 뽑혔다. 민법 제779조는 가족을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또는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라고 규정한다. 피가 섞였거나 결혼으로 맺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실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1인 가구와 비혼인구 급증으로, 직계가족이 아니어도 가족만큼 친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족으로 인정하겠다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반면 현실에선 ‘법적 가족’만 인정받는 영역들이 많다. 법적 보호자 사인 없이는 수술을 할 수 없고, 주택제도의 혜택, 보험사의 피부양자 자격, 소소하게는 통신사 가족할인도 동거인에겐 비켜간다. 외국에선 이미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 팍스(PACS) 제도, 미국의 지역 파트너십 제도 등 동거인이 배우자에 준하는 권리와 책임을 갖게 하는 선례들이 자리잡았다. 한국은 2014년 진선미 의원이 ‘생활동반자법’ 발의를 여러 번 시도했으나 발의조차 모두 무산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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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 ‘독한 시민’이 되자 요즘처럼 사회가 꽉 막혀 한발도 나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 장 남은 달력. 차분하게 한 해를 정리할 시점인데, 여기저기가 파헤쳐 놓은 공사판이다. 답답함의 근원은 최근 뉴스에서 불쑥불쑥 마주치는 ‘불신’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깊지 싶다.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청와대와 여당의 태도가 연일 표출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신뢰한다고 말한 지 3주가 지났을 뿐이다. ‘신뢰’의 무게란 얼마쯤일지 생각하게 된다. 하명수사 의혹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갈등은 ‘불신의 끝판왕’이다. 사망한 수사관의 휴대전화 쟁탈전이 벌어지고, 서로를 못 믿겠다며 기초적인 조사에도 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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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진정한 사과 최근 며칠간 ‘사과’와 관련된 국내외 뉴스가 보도됐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공적인 사과’들이다. 지난 5일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5·18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했다. 지난 8월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에 이어 이날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한 그는 “아버지를 대신해 뭐라도 하고 싶다는 심정으로 왔다”고 말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를 찾아 “어떤 말로도 이곳에서 비인격적인 처우를 받고 고문당하고 살해당한 많은 사람의 슬픔을 달랠 수 없을 것”이라고 사죄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 기념행사에서도 구체적인 사건까지 말하며 잘못을 사과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은 이른바 ‘문희상 안’과 관련해 지난 6일 국회 토론회에선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꼭 일본에 사죄를 받아 명예회복해야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문희상 안’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빠졌다는 점에서 비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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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청년 나이 지금이야 흔히 쓰는 말이지만, ‘청년’은 1910년대 조선에서 ‘힙한’ 단어였다. 1903년 서울에 ‘황성기독청년회’라는 이름으로 YMCA가 탄생한 이후 들불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후에 한국기독교청년회로 명칭이 바뀐 YMCA 운동의 산증인인 고 전택부 전 서울 YMCA 명예총무는 “당시 한국에는 소년이나 장년이란 말은 있었으나 청년이란 말은 없었다. 월남 이상재 선생도 새 개념인 청년이란 말을 듣고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YMCA가 ‘청년’을 발견하고 발전시키자 마치 기름에 불붙듯이 사회에 큰 물의가 일어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학비평용어사전>은 ‘소년’이 1900년대의 어휘였다면 1910년 이후의 유행어는 ‘청년’이었다고 평한다. 1920년에서 1921년 새에만 1300개 이상의 청년회가 생겨났다고 한다. 윤봉길은 의거 이틀 전 ‘피끓는 청년제군들은 아는가’로 시작하는 ‘조선청년에게 고함’이란 격문을 남기기도 했다. ‘청년’은 새로움과 민족을 일깨우는 용어로 유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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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노키즈관 아이들의 입장을 금지하는 공간을 뜻하는 ‘노키즈존(No Kids Zone)’은 주로 음식점이나 카페 등의 업소에 사용된다. 보호자와 아이의 실루엣, 혹은 ‘Kids’라는 단어에 빨간 사선을 그은 ‘아이 출입금지 표지판’이 연관이미지로 함께 검색된다. 이 신조어는 2014년 무렵 언론에 등장했다. 5년이 지난 2019년 현재 구글을 검색하면 400곳가량의 노키즈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노키즈존 증가와 함께 논란도 확산됐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노키즈 방침은 나이를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라며 시정을 권고했지만, 논란은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노키즈존에 저항해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갈 수 있는 ‘예스키즈존’을 제목으로 내건 책까지 나올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