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숙
후마니타스 연구소장
최신기사
-
여적 협동조합 유치원 세계 최초의 협동조합은 1844년 영국의 공업도시 로치데일에서 만들어졌다. 산업혁명으로 자본을 축적한 자본가들의 횡포로 질 낮은 생필품을 비싸게 살 수밖에 없었던 로치데일 직물공장의 노동자 28명이 1년에 1파운드씩 출자금을 모아 점포를 내고 밀가루나 버터 등 필수 식료품을 공동구입한 게 시작이었다. 1인 1표제, 정치·종교의 중립, 이익금의 공평한 분배 등의 원칙은 이후 국제 협동조합의 기본원칙으로 자리잡았다. 2017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는 300만개 협동조합 기업, 12억명가량의 조합원이 있다. 국내엔 약 1만6000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자본보다는 사람을 중시하는 협동조합은 신자유주의의 파고를 함께 넘는 공동체 정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
여적 코피노에 희망을 한국인과 필리핀인의 합성어인 ‘코피노’(코리안+필리피노)는 한국인 아빠를 둔 필리핀 2세를 뜻하는 말이다. 출장 온 직장인, 기업 주재원, 유학생 등 한국 남성들이 필리핀 여성들과 연애하고 아이를 낳은 후 떠나 남겨진 이 아이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4만명가량으로 추산되는 이들은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도 변변한 직장을 구할 길 없어 대부분 극빈층으로 살고 있다. 남들과 다른 외모로 왕따까지 당하며 필리핀의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그동안 양국 정부는 코피노 문제를 ‘꿋꿋이’ 외면해왔다. 이는 ‘자피노’(일본 아빠를 둔 필리핀 2세) 문제 해결에 애써온 일본과 종종 비교돼왔다. 많은 일본 기업과 민간단체들이 이들에게 일본어와 정규교육, 기술교육을 지원했고, 일본과 필리핀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일본 정부는 자피노가 손쉽게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했고, 2008년에는 국적법 일부를 개정해 자피노의 일본 국적 취득 길을 열었다.
-
경향의 눈 인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십니까 부모님께서 편찮으시다 보니 부쩍 노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머지않은 내 문제로 여겨진다. 눈이 침침해지고,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고, 걷지도 못하게 되면 어쩌지. 자녀들에게 부담 주긴 싫은데 부부가 모두 아프면 어떻게 생활해야 하나. 생각이 꼬리를 문다. 친구들을 만나도 부모님 안부를 서로 묻다가 자연스럽게 노후 걱정으로 화제가 옮겨간다. 준비되지 않은 ‘100세 시대’는 기대보다는 불안으로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최근 노후와 관련된 몇 가지 뉴스에 유독 눈길이 갔다. 노인돌봄서비스가 내년부터는 개별 노인의 욕구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로 개편된다는 것, 복지부와 국토교통부가 협업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주거정책’ 토론회 개최, 각 지역의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 시범사업 소식 등이다.
-
여적 인천공항 콩고난민 영화 <터미널>은 여행 도중 고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미국 뉴욕 국제공항에서 9개월간 갇혀 지낸 남성이 주인공이다. 가상의 국가 크로코지아가 유령국가가 되는 바람에 고국으로도, 뉴욕으로도 갈 수 없는 이른바 ‘공항난민’을 다뤘다. 영화 모티브는 반정부 시위로 추방당한 이란인이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서 18년간 지낸 실화에서 얻었다고 한다. 영화 개봉 후엔 ‘영화 터미널 현실판’ 등의 기사 제목이 이따금 외신에 오르내릴 만큼 비슷한 실제 사연들도 있었다.
-
여적 스웨덴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북·미 실무협상 개최지로 관심을 모았던 스웨덴이 최근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왕실 스스로 파격적인 ‘특권 내려놓기’를 발표하면서다.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은 지난 7일 왕실 성명을 통해 칼 필립 왕자의 두 아들과 마들렌 공주의 세 자녀에게 왕족으로서 받게 되는 직함과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섯 손주는 ‘왕족’ 관련 직함을 쓸 수 없고, 왕가 일원에 지급되던 급여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한다.
-
여적 생활임금 1994년 미국 볼티모어에선 기업이 시와 대규모 계약을 맺으려면 노동자에게 시간당 6.10달러의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례가 만들어졌다. 당시 미국 연방 최저임금은 4.25달러였다. 이른바 세계 최초의 ‘생활임금 조례’였다. 생활임금은 물가인상률과 주거·교육·교통·문화·의료비 등 가계생활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동자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생활비를 보장해 주는 사회적 임금이다. 최저임금이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생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자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생활임금 운동이 일어났다. 당시 볼티모어의 저임금 노동자들은 생활임금 조례가 통과되며 임금이 거의 50%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노동조건 향상과 노동조합 강화에도 힘을 실었다. 생활임금 요구운동은 최저임금 인상논쟁으로도 이어졌고, 다른 도시, 나라로도 확산됐다.
-
여적 학원 일요 휴무제 세계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였다. 하루 12시간에서, 10시간, 8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 1919년 국제노동기구(ILO) 창립총회의 1호 협약도 하루 8시간 노동제였다. 국내에서도 주 5일 근무제가 2011년 전 업종으로 확산됐으며, 대형마트 격주 휴무제, 주 52시간 노동이 도입됐다. 삶의 무게중심은 장시간 노동에서 웰빙과 건강,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
경향의 눈 ‘교육개혁’이라는 ‘거짓말’ ‘조국 사태’가 느닷없이 쏘아올린 불씨 중 하나는 ‘교육개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입제도 재검토’를 언급한 데 이어 지난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고교 서열화와 대학입시의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한번 살피고, 특히 교육 분야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교육개혁’ 논의가 급물살을 탈 기세다. 맥 빠지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큰 기대는 하기 어려워 보인다.
-
여적 실제화된 드론 공격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 무인비행체를 뜻하는 ‘드론(Drone)’은 비행할 때 벌의 윙윙거리는 소리(drone)와 비슷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1920년대 군사 분야에서 시작된 드론은 인간생활 전 영역으로 활용도를 넓혀가고 있다.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 같은 드론 택배서비스는 유통업의 지도를 바꿀 전망이고, 제조업과 농업, 일기예보는 물론 지진 현장에서 인명구조와 수색, 화재 진화나 자연생태계 보호에도 드론이 활용되고 있다. 영화 <엑시트>에서는 대규모 드론이 고립된 주인공들을 세상과 이어주는 유일한 끈으로 역할을 했다. ‘착한 드론’의 무궁무진한 활용도로, 머잖은 장래엔 개개인이 휴대전화처럼 드론을 소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여적 장손 올해 5번째 1000만 관객 돌파 여부가 관심일 만큼 흥행 중인 재난영화 <엑시트>의 주인공은 청년백수 용남이다. 용남 엄마의 칠순 잔치가 배경인데, 큰누나는 장손(長孫)이 취업 못한 백수라고 집안 어른들께 얘기해야 하는 상황을 답답해한다. 결혼한 누나들이 있지만 막내아들 용남이가 장손으로 나온다. 재난상황에서 가족을 구해 내는 백수의 반전 활약상이 인기 포인트다. 2년 전 개봉한 한국 영화 <부라더>에도 장손이 나온다. “난 꿈이 고아였어”라고 말할 만큼 종갓집 장손이라는 짐이 싫어 가출했던 주인공이 아버지 장례식에 집에 오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되는데, 영화 내내 동화 같은 비현실적인 종갓집 풍경이 연출된다. 장손이라고 말하면 이처럼 으레 대가족 속 남성이 떠오른다. 그런데 장손을 사전에서 찾으면 ‘한집안에서 맏이가 되는 후손’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성별의 의미는 특별히 담겨 있지 않다.
-
여적 ‘여성의 출산의무’ 2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여성의 출산 의무’라는 시대착오적 발언이 튀어나왔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게 “아직 미혼인 것으로 아는데, 대한민국의 제일 큰 문제는 출산을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처럼 정말 훌륭한 분이 그걸 갖췄으면 100점짜리 후보자라 생각한다. 정말 본인 출세도 좋지만,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 달라”고 말했다. 출산을 여성의 국가적 의무로 몰아간 것이다. 이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자질, 능력,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인데, 결혼이나 출산문제는 전혀 관련이 없다. 후보자가 남자라도 이런 발언이 나왔겠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
여적 플랫폼 노동과 디지털 사회보장 ‘지금까지 이런 직업은 없었다. 이들은 자영업자인가, 노동자인가.’ ‘플랫폼 노동’을 생각하면 영화 <극한직업>의 대사가 이렇게 치환된다. 기존 노동 문법이 해체되고 있는 전환기에 등장하고 있는 플랫폼 노동이야말로 말 그대로 ‘극한직업’일지 모른다. 플랫폼 노동.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나타난 앱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등장한 새로운 고용과 노동 형태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을 통한 음식배달이나 ‘타다’ ‘쿠팡 플렉스’ 등 대리운전, 배달서비스 등은 최근 들어 확산되고 있는 온·오프 유통채널이다. 최근 정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는 전체 취업자의 약 2%에 해당하는 53만명가량이 플랫폼 노동에 종사한다. 노동전문가들은 이는 해외와 비슷한 규모로, 국내 IT나 물류유통 산업의 규모로 볼 때 실제 국내에는 훨씬 많은 플랫폼 노동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 노동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는 새롭게 만들어지고 사업은 성장하는데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플랫폼 노동자 대부분이 개인사업자 계약을 체결하다 보니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못하고, 산재보험·고용보험 등 안전망에서도 비켜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