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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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의 시대사색 복기와 횡단, 미래를 여는 두 개의 공약 실행 열쇠 12·3 이후 탄핵을 둘러싼 치열한 갈등의 시간은 막을 내렸다. 이제는 선거의 시간이다. 선거 국면이 본격화되면 곧 공약을 ‘생산’하는 시기에 돌입할 것이고, 대선이 끝나 새 정부의 가치 방향이 결정되면 ‘공약 실행’의 시간으로 바뀔 것이다. 과거와 달리 대선 이후 공약 실행 과정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허니문 기간도 없어지고, 심지어 ‘승리한 후보가 다시 실패하길 바라는’ 식의 정서에서 ‘묻지마 반대’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약 실행에 사소한 결함이 있거나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면 큰 정치적 갈등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 설익은 정책은 아예 실행해보지도 못하고 좌초할 수도 있다. 윤석열 정부 초기의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이 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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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의 시대사색 ‘서울대 10개 만들기’ 넘어 5대 광역생활자립권으로 비정상이 정상으로 둔갑하는 위기의 시대이다. 그러나 우리는 위기 속에서도 위기 이후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꿈을 꾸어야 한다. 오랫동안, 초중등교육에 종사하는 교육자들은 -혁신교육이라고 표현하건 행복교육이라고 표현하건-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데 모든 노력과 헌신을 원점으로 돌리는 하나의 블랙홀이 있다. 바로 대입과 대학 서열체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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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의 시대사색 ‘역지사지형 전투주의’가 필요하다 1월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죄로 구속 기소되면서,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탄핵 정국은 이제 1차 전환 국면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탄핵을 촉진하는 힘겨운 투쟁을 국민들이 나서서 수행해왔다. 그런데 2차 탄핵 국면과 그 이후를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고, 이를 나는 ‘역지사지형 전투주의’라고 표현한다. 전투주의를 세분화해 본다면, 반대 세력이나 쿠데타 세력들과 직선적으로 투쟁하는 ‘돌진적 전투주의’가 한편에 있다면, 상대 진영의 정서와 인식을 함께 살피면서 대응 방식을 다양화하는 ‘역지사지형 전투주의’가 또 다른 편에 있다. 즉 투쟁 의지를 분명히 유지하되, ‘적의 시선을 마음에 품고’ 더욱 복합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후자이다. 시민들의 투쟁과 사회운동은 옳은 것을 위해 투신하는 자세로 행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돌진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변화의 에너지를 정치가 받아안을 때는, 때로는 완급조절도 하고 자기 희생적 모습도 보이고, 스스로의 약점과 오류에 대한 적의 비판까지도 염두에 두면서, 그 국민적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데, 정치는 많은 경우 이에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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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의 시대사색 썰물 이후 밀물 시간, 다른 세상이 가능하려면 썰물이 지면, 바닷물 아래 바닥이 드러난다. 해양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명체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게 된다. 물론, 바다를 오염시키는 쓰레기도 함께 나타난다. 역사의 썰물도 마찬가지다. 퇴행과 저항이 오가는 사이, 일상적인 언론 보도에선 잘 드러나지 않았던 사회 진보의 진짜 주인공이 나타날 때가 많다. 이들이 자기 언어를 가질 때,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근대 유럽의 시민혁명이 그랬다. 1980년 5월 광주 이후, 한국 사회 민주화 과정도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