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연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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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전설 인간, 그 서늘한 슬픔 ‘인간의 문화는 글자의 시대보다 말의 시대에서 더 발전했다’라는 말을 도올 선생에게서 듣게 되었다. 이 말은 문자의 형성을 통해 인간의 문화가 발전해 왔으리라는 당연한 생각에 적어도 한 번쯤 의문을 품게 한다. 우리는 그동안의 학습효과에 의존해서 너무 틀에 박힌 생각만을 하는 것은 아닐까. 박물관에 들어가면 맨 처음 마주하지만, 그냥 지나치게 되는 빗살무늬토기에 관해서 언제부턴가 관심을 두게 되었다. 토기나 옹기에 대수롭잖은 듯이 그려진 그 무심한 흔적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도공의 단순한 해찰이었을까? 아니면 주술적인 의미나 종족 혹은 지역과 시대적 표시 같은 것이었을까? 이 미묘한 작은 표시나 흔적에 현대 추상화 같은 미적 요소가 담겨 있음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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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전설 햇볕이 강하면 그늘이 짙다 햇볕이 강한 날 그림자가 짙다는 것은 반대로 그림자가 강한 날 햇살이 좋다는 것이다. 어느 영화에서 두 사람이 그림자를 포개며 ‘이러면 그림자 색이 더 짙어질까?’ 하며 그림자를 서로 겹쳐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볕이 흐린 날이라면 ‘그렇다’ ‘아니다’라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할 수도 있겠다. 나는 그 생각을 해보며 산책길에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의 그림자에 내 그림자를 슬쩍 겹쳐보았다. 그림자 농도는 변함이 없었다. 한 사람의 슬픔에 다른 사람의 슬픔이 더하더라도 슬픔에는 차이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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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전설 솔로몬의 재판 솔로몬은 이스라엘 왕국의 제3대 왕으로 하느님으로부터 지혜의 은총을 입은 왕이다. 어느 날 두 여자가 왕 앞으로 나와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자기 아들이라고 우기기 시작했다. 이에 왕은 ‘아이를 둘로 나누어 주라!’고 판결했다. 이때 가짜 엄마는 ‘아이를 나누자’ 하고, 진짜 엄마는 ‘아이를 죽이지만 말아 달라’고 애원한다. 이에 왕은 ‘아이를 살려 달라’고 하는 여자를 진짜 엄마로 판결한다. 2024년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평온한 날 밤에 ‘계엄 선포’를 하고 일촉즉발 위기 속에서 국민과 국회, 일부 계엄군의 양심 있는 행동으로 계엄 해제가 되었지만, 국가는 그야말로 무정부 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그가 법원의 소환통지 우편물 수령을 끝내 거부함으로써 마침내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2025년 1월3일 오전 공수처가 집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통령경호처의 저지로 5시간 반 만에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