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승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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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달러 약세가 새 정부에 주는 시사점 트럼프 2기 5개월간의 특징적인 시장 흐름 중 하나는 달러 약세다. 달러는 연초 정점 대비 약 10% 절하된 상태다.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던 과거의 패턴에서 벗어나 있다. 무엇이 달러의 약세를 촉발했을까. 미국 정부는 4월2일을 ‘해방의 날’로 선포하면서 상호관세 조치를 실행했다. 주가 하락, 국채 매도, 달러 약세라는 부정적 시장 반응이 나왔고 관세 부과는 연기됐다. 4월 중순 미 연준 의장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과 비판 논평이 있었고,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5월에는 감세법안 처리 과정에서 재정적자 및 국가부채에 대한 전망이 나빠졌다.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뒤따랐다. 부채 문제를 무시하기로 양당이 암묵적 합의를 한 모양새여서 또 다른 ‘워싱턴 컨센서스’로 불린다. 이러한 상황은 모두 성장 약화, 물가 상승, 부채 증가 쪽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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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무역 불균형 완화할 새 정부 해법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미국 사회의 아픔을 보여준다.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라는 증상 뒤에 잠재된 미국 서민층의 분노와 좌절이 트럼프를 당선시킨 정치적 토양이 되었다. 미국은 수십년간 대부분의 나라에 대해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고전파 경제학에서 말하는 무역수지 균형을 위한 자동안정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달러는 모든 무역 거래에서 통용되기에 미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없어도 필요하고, 세계인의 자산축적 대상도 달러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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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관세전쟁, 어떻게 볼 것인가 트럼프의 첫 100일은 가히 혁명적이다. 지지층에게는 결단력이지만, 시장에는 불안 요소다. 높아지던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가 트럼프 취임 이후 흔들리고 있다. 미국이 누구에게서 해방된다는 걸까. 우방과 연대하지 않고 어떻게 중국을 봉쇄할까. 트럼프의 언행에 일희일비한다면 쉬운 상대가 된다. 혼돈의 관세전쟁을 바라보는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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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국제적 규제 완화 경쟁에 숨은 그림들 금융위기, 특히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미국 예외주의’ ‘미국식 역동성’이라는 현상이다. 미국의 생산성은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 외에 인재·자본·기술의 이동이 쉽고 첨단 분야에서 기업의 진입과 성장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점에 기반한다. 낮은 규제와 유연한 시스템이 미국적 강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인공지능(AI) 안전성, 개인정보, 빅테크 독점성, 크립토, 금융, 방산, 핵, 우주산업 등에 포괄적 규제 완화를 공약했고 이를 정부 개혁과 연결 짓고 있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도 유럽이 디지털 및 AI 혁명에서 뒤처진 원인으로 과잉규제, 시장분절, 의사결정의 파편화를 지적한다. 모디 인도 총리, 영국 노동당 정부,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베트남 공산당도 규제 및 관료주의 개혁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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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트럼프가 관세 통해 얻으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별·품목별 관세에, 상호관세까지 다발적 조치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첫 행정명령도 북미 최고봉을 원조 관세주의 대통령인 ‘매킨리’로 바꾸는 것이었다. 관세는 그에게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자 ‘국경의 존엄함’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트럼피즘의 기반은 세계화와 자유무역이 중국의 부상을 도왔고 압도적이던 미국의 위상을 약화했다는 내러티브이다. 딥시크 같은 기술 분야의 충격도 그 연장선에서 해석한다. 관세전쟁의 포문을 연 트럼프가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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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희진 감독과 마리오 드라기의 고민 증시 부진·성장 침체 처한 한국‘경기력’을 잃고 있는 건 아닌지규모의 한계 극복 위한 ‘경쟁력’“당장 실행하라”는 고언 새겨야 여자프로배구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은 3라운드를 8전승으로 마친 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기록보다 경기력이 중요하다. 경기력이 좋으면 기록은 따라오기 때문이다.” 긴 시즌을 보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한 경기의 승패보다 그 저변에서 선수들의 움직임과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경기력’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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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경제적 관점으로 미국 대선 바라보기(2) 미 대선에 대한 경제적 해석을 이어가겠다. 첫째, 바꿔보자는 선택이다. 성장, 고용, 주가 등 지표 호조에도, 미국 경제가 좋다고 답하는 유권자가 3분의 1에 불과했다. 해리스는 보호주의 색채를 강화하고, 중산층의 생활비 부담을 대기업의 탐욕과 연결해 가격통제를 시사하는 등 포퓰리즘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바이드노믹스와 차별화하거나 새 경제비전을 세우지 못했다. 트럼프는 해리스를 사회주의자로 규정하며 재계의 두려움을 유도하고, 감세와 규제 완화의 기대감을 조장했다. 트럼프 경제공약이 극단적 내용이 많고 상호 모순됨에도, 현 상황에 불만족한 유권자들은 “일단 바꿔보자”고 선택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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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경제적 관점으로 미국 대선 바라보기(1) 트럼프의 극적 귀환으로 새해를 시작하게 됐다. 선거인단뿐 아니라 전국 득표, 상하원에서도 승리했다. 박빙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란 문구에서 보듯, 정치현상 저변에 깔린 경제적 측면을 살펴보는 건 우리 사회의 진단을 위해서도 의미 있다. 첫째, 인플레이션을 이기기는 어렵다. 물가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고, 미국은 높은 성장과 고용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거 전 70% 정도의 미국인이 경제가 안 좋다고 답했고, 경제가 매우 나쁘다고 답한 유권자의 거의 90%가 트럼프에 투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