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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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AI 확산의 생태학적 한계와 조율 AI의 도움을 받아 글을 쓴 지 3년이 되어간다. 초기에는 천연덕스럽게 없는 것을 있다고 거짓말하는 환각 현상을 주의하느라 신경을 썼다. AI의 성능이 발전하고, 프롬프트를 잘 짜게 되면서 논문 작성, 강의 준비, 발표 준비 등 모든 과정에 AI를 쓰게 됐다. 원고를 윤문하거나 외국어를 번역하는 가장 낮은 수준에서, 문헌과 자료를 채팅 창에 ‘쏟아붓고’ 요약하는 중간 수준, 연구 방향을 주고 관련 문헌을 검색해 연구를 설계하는 높은 수준까지, 모든 수준을 오르락내리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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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두 제자 이야기 함께 연구과제를 수행했던 사회학과 제자들이 모두 졸업을 했고, 근황을 전해오기 시작했다. 며칠 전 A를 집 근처에서 만났다. 전국 사회학과 34곳 중 19곳이 수도권에 있다. 본인이 배우고 싶은 스승을 찾아보다가, 서울에 있는 사회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다. 문제는 주거다. 자취방 찾는 데 두 달이 넘게 걸렸다. 대학가가 가깝고 자취와 하숙집이 많아 주거비가 저렴하던 동네를 추천해줬는데, 이제는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대상이 되어서 괜찮은 집을 구할 수가 없다. A가 마산에서는 9평 원룸을 보증금 500만원, 월세 20만~30만원에 구할 수 있었는데, 서울에선 5평 원룸에 보증금 5000만원, 월세 5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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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청년들에게 AI 겪게 하기 10년 전부터 내 과업은 지역의 문과 대학생들에게 코딩과 통계학을 가르쳐 취업시키는 일이었다. 당시 머신러닝(알고리즘을 활용한 학습)과 빅데이터가 유행이었고, 코딩 열풍도 막 시작됐다. 수업은 프로그래밍과 통계 기초, 몇 가지 머신러닝 기법을 따라 하며 사회적 현안을 데이터로 간단히 분석해 보는 수준이었다. 프로그래밍과 통계학을 교재에 나온 대로 실수하지 않는 것보다, 직접 실제 ‘빅데이터’를 만지며 ‘겪는 시간’이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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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대전·충청 통합과 5극3특 메가시티 행정학이나 정책학에서 쓰는 개념 중에 ‘기회의 창’이 있다. 사회적 이슈가 문제로 인식되는 ‘문제 흐름’, 정책 대안들이 형성·발전되는 ‘정책 흐름’, 그리고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담론 환경인 ‘정치 흐름’ 세 가지가 따로 놀다가 한번에 마주치고 새로운 정책 실현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그때 ‘기회의 창’이 열렸다고 말한다. 기회의 창이 열리는 가장 흔한 계기는 보통 대통령선거처럼 중대한 선거로 인한 변화, 6월항쟁 같은 시민들에 의한 격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국가 전 분야의 담론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여건을 꼽는다. 그리고 내란 사태, 탄핵과 파면, 정권교체 등으로 연속된 정치적 격변은 한국 사회에서도 기존까지 쉽게 돌파되지 않으리라 여겨졌던 개혁 정책 의제들이 순식간에 연속적으로 실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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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여성 고용과 지역 그리고 성평등 지방사립대에서 진로 지도를 하기 어려운 학생들은 공부를 잘하는데 ‘꿈’이 많은 여학생이다. 취업지도교수를 5년 이상 수행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학점 높고, 현장실습이나 해외 경험이 많은 여학생을 찾는 건 어렵지 않은데, 지역사회에는 그들이 희망하는 일자리가 없다. 예컨대 문화예술계 마케팅 일자리를 찾긴 힘들다. 비수도권 광역대도시의 몇개 되지 않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경쟁이 치열하고, 임금은 수도권 대비 낮다. 차라리 경쟁이 치열하고 물가가 비싸도, 모수가 큰 서울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이것이 우리가 아는 지방의 ‘청년 유출’ 메커니즘이다. 상경했지만 자리 잡지 못해 생애주기를 미루는 현실은 결국 ‘저출생·고령화’의 재생산 구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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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공정한 게임의 역설 마라톤을 시작한 수년 전, 뛰는 사람 중 다수는 수십년 경력을 자랑하는 40~60대 ‘마라톤 클럽’ 회원들이었다. 칠순을 넘긴 러너를 보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대회 신청은 어렵지 않았고, 장년 러너들의 권유로 현장에서 등록해 뛰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마라톤 대회 풍경이 달라졌다. ‘스타일로서의 러닝’이 유행하면서 메이저 대회 풀코스 신청은 ‘광클’이 필요한 일이 됐다. ‘국민건강 체육’이던 마라톤은 이제 유튜브를 보고 책을 읽고 레슨을 받으면서 ‘정복할’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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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다수의 사립대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2021년에 출간된 책이다. 저자는 9개 비수도권 거점국립대에 서울대에 비견할 수준의 투자를 해서 실질적으로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10개 만들자고 한다. 서울대가 10개 생겨나면 학생들의 대학 입시를 향한 극한적인 경쟁 압력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립대 체제를 벤치마킹해 거점국립대 간의 연계 협력을 강화하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학계의 대학개혁론 중 하나였던 ‘국립대학 네트워크’ 논의를 ‘서울대 10개’라는 선명한 구호로 엮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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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주가 부양과 정책의 난제들 새 정부의 주식시장 관련 정책이 지속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0’ 발언에 대한 비판이 여기저기서 일었다. 코스피를 기준으로 PBR은 1을 조금 넘는다. 주가가 기업들의 장부에 적힌 순자산 가격만큼만 반영한다. 미국의 대표 지수인 S&P500의 경우 PBR은 5배가 넘고, 중국과 일본 주요 지수의 PBR은 1.5배, 유럽 주요 증시는 2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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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협상 카드가 된 조선업, 기회를 살리려면 지난 10년간 조선업에 대해선 어려움과 문제점을 주로 말해온 것 같다. 내게 오는 질문도 보통 그랬다. 그런데 최근에는 강점과 기회에 대해서 질문을 받는다. 솔직히 어리둥절하다. 외환위기로 나라가 뒤숭숭하던 시절에도 사람을 많이 뽑고 달러를 벌어오던 조선업은 10년 가까이 나라의 근심거리였다. 2015년 대우조선은 막대한 해양플랜트 건조 부실로, 자본잠식이 올 지경의 적자를 내서 공적자금을 20년 만에 투입해야 했다. 한두 해 지나 해양플랜트 공사가 완료되고 수주 절벽이 현실화하자, 20만명에 달하던 업계 노동자의 숫자는 8만명까지 곤두박질쳤고, 최근에야 겨우 11만명을 회복했다. 일손의 대다수를 담당하던 하청노동자들은 업체의 폐업이나 해고로 인해 일터를 잃거나, 스스로 떠나곤 했다. 조선업 메카 울산 동구와 거제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고용위기지역(고용노동부),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산업통상자원부)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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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상대평가 승리자의 불만, 불안한 외부자의 사회 한국인들은 평생 상대평가를 경험한다. 대입 수능의 경우 원점수를 백분위로 바꾸고 상대평가를 반영해 표준점수와 등급표를 만든다. 내신 성적 역시 4%, 11%, 23%… 등으로 끊어 1~9등급을 매긴다. 대학의 성적 평가 역시 상대평가 비중을 높여왔다. 대학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평가기관이 매긴 대학 순위는 대학가에 등수 플래카드를 붙이는 풍경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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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제발, 제대로 된 민주주의 열어내길 12·3 내란 사태로 촉발된 광장의 시간을 지나,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으로 열리게 된 대선의 시간도 오늘로 끝이다. ‘대통령 궐위에 의한 선거’가 두 번째이지만, 이렇게 기진맥진 지켜보는 사람들의 진을 빼는 선거는 처음이다. 2017년 대선에서 ‘촛불혁명’이라는 대의가 사회를 어느 정도 감쌌다면, 2025년 대통령 선거에선 대선 토론 정치 분야의 첫 번째 토론 질문이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이라는 게 상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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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12명 대법관’의 숙고 15년 전 어쩌다 보게 된 영화는 <12명의 성난 사람들>이었다. 18세 소년이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정에 섰다. 12명의 배심원은 평결을 위한 회의에 모인다. 배심원 12명 중 11명이 유죄 의견, 단 1명이 무죄 의견이다. 배심원들의 성향은 천차만별이다. 온순한 사람, 다혈질인 사람, 강직한 사람, 차분한 사람, 성질이 급한 사람, 우유부단한 사람, 생떼 쓰는 사람. 누군가는 빨리 야구 보러 가야 한다며 끝내자 보채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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