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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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대선 기간이 정치의 시간이 되려면 윤석열이 파면됐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파면의 이익이 손실을 압도”한다며 2025년 4월4일 오전 11시22분에 윤석열을 권좌에서 쫓아내는 선고를 내렸다. 피와 땀으로 국민들이 만들어낸 민주주의를 총칼로 짓밟으려던 시도는 무위에 그쳤다. 헌법의 판단이 끝났고, 형법의 시간이 됐다. 내란 수괴 윤석열과 공범들은 수사와 재판을 거쳐 합당한 죗값을 받아야 한다. 밤잠을 설치고, 스트레스로 100일 넘는 시간을 보낸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는 일 또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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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체제 부수기와 체제 회복하기 “부수는 건 쉽지만 다시 세우는 건 어렵다.” 최근에 자꾸 곱씹는 말이다. 미국에선 21세기 내내 제조업 일자리가 화두였다. 민주당 바이든 정권 4년간 국내 제조업 투자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 등에 의해 촉진돼 2024년에는 분기당 1500억달러까지 올라갔다. 오바마 정권 1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제조업 투자가 주춤했지만, 2기에는 4년간 투자가 늘어났다. 고용 관점에서도 오바마 정권 8년간 100만명, 바이든 정권 4년간 70만명이 늘어났다. 투자와 고용 실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러스트 벨트’로 대표되는 산업도시의 주민들은 ‘정권심판론’을 지지했고 도널드 트럼프를 뽑았다. 고용의 질은 인플레이션이나 산업전환이 주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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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보수화된 청년 남성’이란 환상서 빠져나오기 ‘2030 남성의 보수화’란 이야기가 다양한 사건을 소환하며 거대한 해석을 낳고 있다. ‘극우 유튜버’들과 젊은 남성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담을 넘어 기물을 파손하고 판사를 찾겠다고 난동을 벌였다. 탄핵은 지지하더라도,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에 있어 2030 남성의 호응이 적다.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광장 속에서 ‘응원봉’을 든 2030 남성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3년 전 2번 후보에게 투표한 20대 남성을 뜻하는 ‘이찍남’이란 꼬리표도 있다. 일련의 사건들은 지속적으로 2030 남성들에 대한 형상을 강화한다. 초유의 비상계엄 과정과 이후 드러나는 사태의 전말에 대한 분노가 상승작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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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훈의 인터페이싱 사회 보호하는 시민, 시민 보호할 민주주의 국가적 위기, 사회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회학자들은 종종 ‘사회적 모순’의 분출이라고 해석하곤 한다. 이번은 그렇다고 볼 수 없다. 사회학자들이 사회 갈등을 해석하기 위해 살펴보는 계급, 세대, 성별, 지역 중 이번 내란 사태와 연결된 것이 대체 무엇인가. 국민의 공통 감각과 현저히 벗어난 대통령의 비뚤어진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 그리고 비상계엄과 연결되어 있는 군부와 정보기관, 경찰이 보여준 일련의 폭압적 행위들이 사회를 공격하며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내수 경기 부진, 환율 급등, 대외적 경제 손실을 빚어내고 있다. 그럼에도 다수의 시민이 사회이론가 미셸 푸코 말마따나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며 거리로 나서고, 사회를 복원하겠다 결의를 다지는 중이다.